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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용품 정보

목재의 특성 - 한국의 기후와 블레이드 내구성 상관 관계

작성자Oscar|작성시간23.09.03|조회수324 목록 댓글 6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블레이드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동안 블레이드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면서 적용되어 왔던 많은 지식들을 이곳을 통해 차분하게 나눠볼까 합니다.

 

본 글은 지금까지 제가 영상으로 소개했던 내용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먼저 글을 읽으신 후 영상을 보시면 정리가 더 잘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 탁구 라켓의 내구성을 시험하기에 좋은 가혹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가혹테스트라는 것을 연구소들에서 진행하는데요,

어떤 소재가 제품의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가혹한 조건에 두고 장시간 사용하면서 어느 시점에서 파괴 혹은 변형되는지를 살피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기후는 특별한 장치나 조건의 적용 없이도 라켓에게는 매우 가혹한 환경을 가지고 있죠.

 

예를 들면 중국 중심부인 북경, 텐진 등의 지역은 한국과 기온이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겨울 기후가 한국처럼 건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름도 한국처럼 습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여름 날씨는 매우 습하죠.

그리고 겨울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매우 건조합니다.

 

목재는 크게 보면 기온과 습기에 따라 물리적인 특성이 변합니다.

따뜻하면 물질들이 조금 늘어나고 기온이 낮으면 조금 줄어드는 것은 아실 거에요.

그런데 목재는 이런 기온 외에도 습기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많은 라켓들이 여름철과 겨울철 무게 차이가 크게 나지요.

그만큼 한국의 여름과 겨울은 습도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라켓에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가구나 수많은 목재 소재 제품들에게 다 같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북미나 유럽의 빈티지 가구들이 한국에 수입된 이후 생각보다 내구성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실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살 때는 멀쩡했는데, 한 철을 지나고 보니 연결 부위가 느슨해지는 일들이 있죠.

목재와 목재를 연결한 부위들, 가령 나사나 볼트 등으로 조인 부분들도 계절이 바뀌면서 갑자기 느슨해 지는 일들이 흔하게 일어 납니다.

 

뿐만 아니라 목재와 목재의 연결 부위도 지속적으로 느슨해 지고 헐거워 지면서 의자 같은 경우는 몇 해가 지나지 않아 삐걱 거리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잘못 만들어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한국의 기후가 그만큼 목재의 수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중국의 라켓들보다 일본의 라켓이 더 내구성이 좋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많은 라켓들이 남쪽 지방에서 만들어 지는데, 중국의 남쪽 지역들은 기후가 덮고 건조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추운 겨울을 지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쪽 기후에서는 멀쩡한 블레이드가 한국에 오면 목재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카본층과 표층 사이가 벌어진다던지, 혹은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다던지 하는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의 북쪽 지역은 덜 습하고 덜 더운 날씨가 유지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중국의 북쪽 지역 제조 제품들이 남쪽 보다는 조금 더 내구성이 좋은 경향이 있습니다.

남쪽 지방은 습한 만큼 적은 양의 글루로도 목재가 잘 붙어 있지만, 북쪽은 조금 더 건조하므로 글루층을 더 강하게 쓰는 경향이 있죠.

 

이런 면에서 우리와 비슷한 가혹 조건을 가진 라켓 제조국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열대 지역부터 한국보다 더 추운 지역까지를 포괄하고 있죠.

그러니 높은 습도와 기온부터, 아주 추운 겨울까지를 견뎌낼 수 있는 제품을 제조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일본 제품들이 더 튼튼해 보이고 실제로 시장에서 더 높은 인기를 누립니다.

 

그러나 글루층을 많이 쓴다거나 혹은 단단한 글루층을 선호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부드럽고 연한 타구 감각을 등한시하고 조금은 딱딱한 타구 감각을 가져 간다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낳습니다.

그러므로 일본 제품들은 내구성은 좋지만 부드러움, 텅텅거림, 감싸 안아 줌, 높은 탄성 등의 가치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죠.

이런 가치들이 많이 구현된 것은 아마도 스티가사 제품들을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넥시 제품을 개발하면서 이런 기후의 문제를 제일 우선시해 왔습니다.

그래서 넥시 제품은 상대적으로 이런 불량률이 적습니다.

 

혹시라도 라켓을 제조하고  싶어하시는 사업자 분이 계시다면 제조 공장의 위치와 기후를 먼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관련 내용은 아래 영상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BUIr5iBvXMM?si=ekhKZJjDwFFakN-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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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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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적룡혀니 | 작성시간 23.09.03 역시 글은 빨리 정보를 얻을수 있어 좋네요
  • 답댓글 작성자슈미아빠 jw | 작성시간 23.09.04 가독성은 게시글이 유툽보다 좋습니다^^
  • 작성자왼손짱 | 작성시간 23.09.04 척박한 환경이 무조건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건 아니군요. 튼튼한 제품일뿐... 방산산업에서는 이점이라고 하던데^^ 한국에서 되면 세계 어느곳이든 다 된다 ㅎㅎ
  • 작성자리누스 | 작성시간 23.09.04 좋은 정보 잘 보았습니다. 내구성과 감각이 항상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되겠네요. 내구성이 좋으면서 감각까지 좋기는 쉽지 않겠네요. ^^; 어쩌면 압축하여 접착하는 방법도 내구성과 감각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안 중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 작성자▶◀네트와 엣지 | 작성시간 23.09.04 인재나 목재나 한국의 환경은 가혹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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