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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가의 카보나도 블레이드가 복제 불가한 이유에 대해서

작성자Oscar|작성시간17.07.12|조회수1,998 목록 댓글 28

ITTF 이야기를 적어 나가다가 보니 용품 정보를 드려야 하는데, 너무 딱딱한 이야기로 연재를 시작한 것 같군요.

그래서 용품에 대한 정보를 하나 적어 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운영자 방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중국의 업체 중에서 복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있는데, 스티가의 카보나도를 완전히 복제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그 제품이 텍스트림을 사용한 복제품이라고 설명하면서 판매 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자사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스티가의 제품을 따라한 경우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니므로 생략하구요,

물리적으로 스티가의 카보나도를 복제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설명 드리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중국의 많은 업체들이 스티가의 블레이드들을 복제하고 있지요.

스티가에서 북경에 지사를 세우고 직접 중국 시장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나,

일반적인 목재 시장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독특한 북극의 목재를 구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한 끝에 아크틱 우드를 제조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도 바로 거기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크틱 우드는 제가 2014년 5월에, 아직 Mats 사장님이 살아 계실 때 스티가에 방문하여 해당 블레이드를 연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제 출시까지 무려 3년이나 걸린 셈이지요.)



1.접착 방식의 문제 


스티가의 블레이드가 독특한 것은 소재의 선정에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스티가의 블레이드는 기존의 업체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독특한 친환경 접착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접착 방식으로 인해 스티가 블레이드들은 특유의 감각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이 접착 방식은 몇 가지 한계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접착제가 소량 사용되므로 접착력이 다소 약합니다.

또한 접착할 때 목재에 접착제가 스미는 과정에서 목재의 접합면이 양측에서 완전하게 들러 붙으면서 목재면도 조금은 약해집니다.

이 소량의 접착제만 사용하면서 그리고 두 목재층을 틈 없이 이어 붙이는 독특한 접착 방식에 의해, 스티가는 특유의 블레이드 감각을 유지해 왔고, 이러한 블레이드 감각은 스티가사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되어 왔습니다.


즉 이러한 방식의 접착 공정은 중국 업체가 흉내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비슷한 소재를 사용해도 비슷한 성능은 불가능합니다.


(브랜드란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 따라서 브랜드를 갈아 타거나, 브랜드의 이름을 바꾸는 것, 혹은 브랜드의 성격을 바꾸는 등의 경영은 브랜드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 합니다. 브랜드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글에서 한번 적겠습니다.)



2. 카본층을 접합할 경우 스티가 고유의 특성을 상실하게 됨


히노키 목재로 일관해 오던 일본 시장에서는 80년대 이후 강력한 카본층 위에 히노키 표층을 넣은 블레이드들을 연달아 내 놓았고, 이 블레이드들은 히노키 일펜에 젖어 있던 한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스티가사는 히노키 카본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스티가사는 일본 시장에서 출시된 하드 카본 제품이 아닌 매우 얇은 카본층을 넣은 몇 가지의 카본 제품류를 출시하긴 했지만요, 일본 제품들과 전혀 다른 감각과 성능으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을 뿐이었죠.

많은 탁구인들은 왜 스티가가 발군의 기존 블레이드에 카본층을 추가하여 더 좋은 블레이드를 만들지 않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당시 스티가사는 실제로는 기존의 스티가 블레이드에 카본층을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안 만든 것이 아니고 못 만든 것이지요.


이유는 1항의 접착 방식 문제입니다.

스티가의 접착 방식은 카본층을 단단하게 접합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카본층을 사용할 때 스티가사는 결국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버릴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스티가사는 카본층을 사용한 블레이드 생산을 하지 않습니다.



3. 텍스트림은 스웨덴의 특허 기술입니다.


그렇다면 텍스트림이 스티가사에 도입된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많은 분들이 이제는 카본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아시고 계실 듯 합니다.

카본층은 카본 가루를 섬유로 만든 다음, 그 섬유들을 묶어서 원사 가닥을 만들고, 그 원사들을 엮어서 섬유처럼 만듭니다.

원사 가닥들을 엮을 때는 그 가닥들이 흩어지지 않게 접착제 범벅 상태로 엮지요.

그런 다음 그 위에 수지 (접착제 성분)를 넣어 열로 압착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플라스틱층 비슷하게 만들어 져요.


우리가 흔히 보는 3K 라는 카본층은 그 한 가닥 한 가닥마다 카본 원사 3000개가 들어가게 됩니다.

12k는 카본 원사 12000개가 들어가구요...


그런데 이 카본층에 수지를 얼마나 넣어서 찌느냐에 따라서 카본층의 성격은 달라지게 됩니다.

접착제가 많이 들어가면 더 단단해 지고, 섬유의 성분이 적어지죠.

일반적으로 30~40% 정도에서 주로 선택됩니다.


만약 낭창낭창하고 연한 감각의 카본을 만들고 싶으면 접착제를 적게 넣는 것이 좋습니다.

단단하고 빠르게 하려면 더 많은 접착제를 넣어서 찌면 되지요.

어쨌거나 기본의 모든 카본 섬유들은 접착제가 없이는 만들 수가 없습니다.

즉 카본 블레이드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카본과 플라스틱 비슷한 것이 가미되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거에요.


그런데 스웨덴의 한 회사가 카본 원사를 접착제 없이 얇게 펴서 엮는 방식을 개발해 내게 됩니다.

이 카본층은 "텍스트림"이라고 명명되었습니다.

카본 조직이(texture) 물처럼 흐르기 때문에 (stream)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이 텍스트림의 경우는 접착제가 들어가서 플라스틱처럼 만들어 지지 않고, 순수한 원사 상태에서 목재 사이에 삽입될 수 있도록 최종품이 생산됩니다.

즉 하나의 딱딱한 플라스틱 층이 되어 목재 사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부드러운 섬유 상태에서 목재 사이에 카본이 들어가게 됩니다.

수지층이 극소화 되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지요.


이 텍스트림 기술은 사실 탁구에 미치는 효과보다도 경주용 자동차나 자전거 등의 분야에 더 각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수지가 극소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니까요...


그 결과 스티가사는 접착제를 덜 넣고도 카본층을 목재와 접합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보나도를 쳐 보신 분들께서 적어 주신 댓글 중에서 아주 공감되는 표현이 하나 있었는데요,

"후라이팬"으로 치는 것 같다고 하신 분이 계셔요.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카보나도에 사용된 텍스트림의 탓이지요.

텍스트림은 이처럼 플라스틱 성분이 극소화된 순수 카본층이므로, 카본 자체가 가진 특성이 어느 블레이드보다도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는 텍스트림을 이용한 블레이드 제작 자체가 어렵습니다.



카보나도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http://cafe.naver.com/tak9event/25249



이상의 이유에 의해서, 카보나도 블레이드의 복제품이라고 주장하는 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는 있으나,

카보나도와 비슷한 제품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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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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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7.13 어떤 제품도 복제는 쉽지 않습니다. 사용된 목재의 종류와 접착제 등, 소재의 차이도 있지만 목재를 정확하게 동일한 두께로 잘라서 만들기가 어려워요. 대부분의 가품은 진픔과 품질 차이 뿐만 아니라 성능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자유로운탁구 작성시간 17.07.13 네 답글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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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ifinesse 작성시간 17.10.10 Textreme = TEXtured carbon layer for extREME performance

    정답은 그분들만 아시겠지만 ...
    저는 처음에 이렇게 생각되던데요.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0 예, stream 이 연관되었을 것 같긴 해요. 카본 섬유가 흐르듯이 펼쳐져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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