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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가(Stiga)

[스티가 제품 사용후기] : 로즈우드 NCT V 사용기

작성자야간반장|작성시간22.12.28|조회수579 목록 댓글 35

 

우연한 만남
 
 
평소 친분이 있는 분이 96g짜리 '로즈우드 NCT 5'를 써보겠냐고 묻는다..
 
FL 그립에 96g이라 본인은 절대 쓸 수 없는 그립과 무게라는 말과 함께..
 
"90g도 아니고 96g짜리를요??" 당황해서 되물으니..
 
"반장님이 좋아하시는 무게 아닌가요?"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잠시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이미 용품병 말기 환자인 나에게는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다..
 
헤드가 좀 작으니 가벼운 러버를 부착하면 190g 정도로 무게를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걸 알지만.. 결국 제안을 수락하고 만다..
 
 
첫인상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된 '로즈우드 NCT 5' (이하 ‘로즈우드 5’)..
 
어떻게 알았는지 사용자와 몸무게도 얼추 비슷해 보인다..
 
96.2g.. 그렇다고 내 몸무게가 96.2kg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은은하게 밝은 오렌지색이 도는 고급진 수트를 입은..
 
하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게 잘 차려입은 멋쟁이 신사 같은 느낌이다..
 
헤드에서 그립에 이르기까지 선명하게 표현된 나무결은..
 
마치 자신이 순수 목재 합판 블레이드임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이쁘다.. 고급지다..
 
개인적으로는 튀지 않는 은은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고급스러운 외관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달라진 모습
 
 
처음 로즈우드 5를 사용해 본 것은 2011년쯤이다..
 
당시에는 헤드의 크기가 156*149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받아 본 이 녀석의 헤드 크기는 157*150이다..
 
내 기억이 잘못됐던 것인지 아니면 최근에 리뉴얼된 것인지는 정확치 않다..
 
헤드가 작아 무게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어쨌든 오랜만에 만난 로즈우드 5는 한결 더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플라스틱 소재였던 그립의 렌즈는 금속 소재로 바뀌어 있었고..
 
삐뚤어지거나 단차 없이 이쁘게 박혀 있었다..
 
허접하게 종이 스티커로 그립 끝에 붙어 있던 스웨덴 탁구협회 마크도
 
멋스러운 금속제 패널로 바뀌어 박혀 있었다..
 
성능만 좋으면 그만이지 외형이 뭐가 중요해~ 라고 외치던 스티가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은 변해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러버 조합
 
 
일단 다른 블레이드에 부착되어 있던 파스탁 G-1을 양면에 부착한다..
 
블레이드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존 러버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파스탁 G-1이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무게에 이점이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최종 세팅된 전체 무게가 190.9g..
 
기대했던 190g 미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무게를 맞출 수 있었다..
 
어차피 연결보다는 한 방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나에게 191g은 사용 가능한 무게다..
 

 
맑고 묵직한 중저음의 타구음
 
 
통~ 통~ 울리는 타구음이 맑고 청명한 느낌을 들게 한다..
 
맑지만 날카로운 고주파의 그것이 아닌
 
부드러우면서도 맑게 멀리 퍼져나가는 묵직한 중저음의 타구음이
 
목탁 소리 같아서일까? 마치 절에 온 듯 차분한 마음이 들게 한다..
 
같이 게임을 했던 분들도 타구음이 신기한지 게임 후에 나에게 물어본다..
 
“무슨 라켓이에요? 소리가 참 좋네요~”
 
 
분명하게 전해지는 진동과 훌륭한 피드백 그리고 넓지 않은 스위스팟
 
 
손에 전해지는 분명한 진동과 울림이 5겹 합판임을 알게 해준다..
 
그동안 주로 이너ALC류나 아우터ALC류 등 특수소재 블레이드를 사용해서 인지는 몰라도
오랜만에 사용한 5겹 합판의 진동과 울림에 손이 저릿저릿해짐을 느낀다..
 
그러나 로즈우드 5의 그것은 날카롭게 찌르듯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아니라
큰 진동과 울림으로 손 전체로 전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타구 시 공이 헤드의 어느 지점에 맞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피드백을 제공해 준다..
 
타구 시 스윗스팟에 맞았는지 아니면 아닌 곳에 맞았는지를
타구음과 손에 전해지는 울림을 통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타구 시 스윗스팟에 맞았을 때는 맑고 경쾌한 타구음
그리고 풍부한 울림과 함께 깊게 안았다가 팡~ 하고 쏴주는 타구감은
로즈우드 5만이 갖는 특별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제대로 스윗스팟에 맞지 않으면 틱~ 하는 타구음과
날카롭게 찌릿한 진동이 불편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공도 죽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처럼 다소 좁게 느껴지는 스윗스팟이 누군가에게는 불만일 수도 있지만..
 
내가 정확한 타구를 하고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깊게 안아주는 감각과 그에 따른 플레이 특성
 
 
로즈우드 5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깊게 안아주는 감각’이다..
 
실력이 부족하여 로즈우드 5를 사용하면서 느낀
각 기술별 특성을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로즈우드 5를 사용하면서 느낀 각 기술별 특성은
전부 이 ‘깊게 안아주는 감각’에 기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전진에서 양핸드로 임팩트 있게 채 주는
드라이브 전형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게 안아주는 감각을 이용해 전진에서 큰 스윙으로
오버미스 걱정 없이 과감한 드라이브 플레이를 하는 전형에게 어울릴 것 같다..
 
단, 너무 깊게 안아주는 나머지 챌 때 가끔 타이밍이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사용자는 임팩트 후 앞 스윙을 시작하고 있는데
블레이드는 계속 공을 안아주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공을 짧게 치던, 길게 치던, 세게 치던, 약하게 치던
짧게라도 임팩트를 줘야 하고 공을 끝까지 뿌려줘야 좋은 공이 나왔다..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공이 죽거나 위력 없는 공이 나오고
심하게 말해 공이 블레이드에서 ‘툭’하고 떨어지는 느낌이다..
 
스톱, 플릭 등 네트 부근에서의 잔 플레이도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
 
이 역시도 깊게 안아주는 감각 때문에
터치와 임팩트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가 그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대상 드라이브나 치키타 등을 구사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그러다 보니 로즈우드 5를 사용하는 동안은 내내
짧은 공에 대해 스톱이나 플릭보다는
과감한 대상 드라이브를 더 자주 구사하게 되었고, 공의 위력도 좋았다..
 
백핸드의 경우도 강한 공에 대한 수동적인 블럭이나 쇼트에는 좋았지만
숏핌플의 깔리는 공이나 약한 공에 대한 반구 시 블록이나 쇼트 플레이가 어려웠고..
 
백핸드 드라이브는 좋았던 반면..
 
흔히 ‘푸쉬’ 혹은 ‘백핸드 강타’ 라고 얘기하는 플레이를 할 때는
공이 블레이드에 먹혔다 나가는 느낌이
마치 타구음과 진동에 의해 공의 위력이 손실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런 이유로 인해 ‘백핸드 드라이브+백핸드 강타’ 순의 플레이보다는
‘백핸드 드라이브+백핸드 드라이브’ 또는
‘백핸드 드라이브+포핸드 드라이브’의 플레이를 주로 하게 되었다..
 
커트(푸쉬)는 깊게 안아주는 감각 때문인지 처음엔 공이 뜨는 경우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특성 때문에 헤드 면을 많이 눕히지 않고도
깊게 찍어주기만 하면 강한 커트(푸쉬)를 구사할 수 있었다..
 
 
순수 5겹 합판 / 부족한 반발력??
 
 
폴리볼 시대를 넘어 ABS볼 시대로 넘어오면서부터
확실히 순수 5겹 합판의 입지가 좁아진 듯 하다..
 
아무래도 ABS볼 시대로 넘어오면서 공이 커지고
회전이 덜 걸리면서 공이 느려진 이유 때문에
 
감각 좋은 5겹 합판 보다는 반발력이 높은 특수소재 블레이드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앞으로도 순수 5겹 합판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ABS볼 시대에 로즈우드 5는 사용할 만한 블레이드일까?
 
로즈우드 5를 사용하는 동안 최소한 반발력이 부족해서 못 쓰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전진이 아니 중·후진에서 플레이를 해야 할 경우
반발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주로 전진에서 플레이를 하는 나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소리는 5겹 합판인데 공의 위력은 5겹 합판이 아니네요”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충분히 한 방도 가능한 반발력을 가진 블레이드였다..
 
어쩌면 내가 사용한 로즈우드 5의 무게가 특별히 무거운 편이라
반발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이 까페에서 소개하고 있는 로즈우드 5의 반발력 수치는 `91‘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비사 ‘이너포스 레이어 ALC’의 반발력 수치가 ‘92’인 점을 감안하면,
로즈우드 5 자체가 결코 반발력이 부족한 블레이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수치는 폴리볼 기준으로 측정된 것이라 ABS볼에 대한 수치는 다를 수 있고,
로즈우드5의 반발력이 이너포스 레이어 ALC보다 낮은 것은 분명하지만..
 
비록 초고속 블레이드는 아닐지라도 속도가 필요할 때 충분한 속도를 내줄 수 있는 블레이드라는 점에서..
 
최소한 로즈우드 5가 반발력이 부족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다소 부족한 반발력으로 인한 콘트롤의 이점은 로즈우드 5의 장점이지 않을까..
 
 
마무리
 
 
짧은 기간이지만 내가 느낀 로즈우드 5는..  
 
전진에서 과감한 양핸드 플레이를 선호하고..
 
깊게 안아주는 감각을 좋아하며..
 
경쾌한 타구음과 풍부한 울림 그에 따른 손맛과 피드백을 원하고.
 
반발력이 부족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콘트롤을 가진 합판 블레이드 찾는 분에게 잘 어울리는 블레이드라고 생각한다...
 
이런 블레이드를 찾는 분이 계시다면 로즈우드 5를 한 번쯤 써보셔도 좋을 것 같다..
 
세상에 나쁜 블레이드는 없다.. 단지 나에게 맞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블레이드는 잘못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비루한 나의 몸뚱이와 미천한 나의 탁구실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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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나름 재밌게 적는다고 적어봤는데
혹시 읽기 불편하시지는 않으셨는지 모르겠네요..
 
부족하고 두서없이 작성한 사용기임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탁/건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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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야간반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28 감사합니다. 응모 기간이 연장된 덕분(?)에 부족하나마 사용기를 적을 수 있었습니다. ^^
  • 작성자Shadow | 작성시간 22.12.29 잘 봤습니다. 너무 세세하게 써주셔서 좋았습니다. ㅎㅎ
  • 답댓글 작성자야간반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29 감사합니다.
  • 작성자드라이브1부 | 작성시간 22.12.29 5겹합판이 임펙트 제대로 맞히면 나쁘지 않은데...문제는 모든 공을 그렇게 잘 칠 수가 없다는 점이....
  • 답댓글 작성자야간반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29 맞습니다. 스윗스팟에 잘 맞아야 좋은 공이 나오죠.. 특수소재가 편하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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