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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mbc 기자로 활동하시는 선배

작성자[운영]카디널|작성시간09.12.16|조회수744 목록 댓글 0
김소영 (영어과 91학번/ 현 MBC 보도국 문화부 기자)

신입생 여러분, 아니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 우선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여러분처럼 막 떨리는 마음으로 교정을 밟고, 수강신청을 하고 같은 과 친구들의 얼굴을 호기심 가득 쳐다보며 학창생활을 꿈꾸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91학번이니 벌써 13년전의 일이군요.

대학은 여러분의 삶에서 고등학교라는 마침표를 찍고, 새롭게 쓰기 시작하는 인생의 2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양손에 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자유가 주어지는 때입니다. 앞으로 성인으로서 사회에 자리잡는 여러분의 모습이 다름아닌 여러분 자신의 선택으로 형성되어 가는 시기입니다. 얼마나 중요합니까? 예전처럼 누가 옆에서 간섭하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직접 결정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대학 졸업장이 여러분의 인생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을 겁니다. 시대가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대신 어떤 대학을 나왔냐 보다는 어떻게 대학시절을 보냈냐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땅이 농부의 땀에 거짓말을 하지 않듯 대학 4년도 어려분의 땀방울에 정직한 소산물로 응답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열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4년도 그저 꿈꾸듯이 지나갈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건 열심히 여행을 하건 혹은 열심히 놀던 간에 빈둥거리지만 않는다면 방황 그자체까지도 여러분에게는 끝내 교훈이 될 것입니다. 가장 젋고, 역동적인 시절이 대학 4년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언론인을 막연하게나마 꿈꾸었던 것은 1학년때였습니다. 하지만 졸업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고 일단 이것저것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학과 공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어연극도 해보고 공부하는 동아리에도 들어보고 이념동아리에도 한동안 기웃거렸습니다. 용돈이 떨어져 일주일동안 딱 만원만 가지고 궁상맞게 버텨본 적도 있고 악착같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기분좋게 해외연수를 다녀온 적도 있습니다. 어쨋거나 이 모든 것은 제가 고학년에 들어 언론사 취업준비를 할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후회없이 제 나름대로 방황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미련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과감히 학점을 포기하고 일부러 전공과 상관없이 선택해 공부했던 경제학이나 법학, 신문방송학 강의들이 나중에 반찬 양념같이 자잘하지만 중요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외대 후배 여러분, 여러분이 외대에 입학한 이상 외대는 사람보다 더 큰 인연이 되었습니다. 학교가 여러분을 결정하게 만들지 말고, 여러분이 학교를 만들어 가십시오. 여러분이 맘먹은 꿈이 있다면 학교에서 바탕을 찾으십시오. 여러분이 봐야할 책, 여러분이 만나야 할 친구, 여러분이 겪어야 할 경험, 이 모두가 외대에 녹아 있습니다. 그것을 캐내면서 기쁨을 누리는 것은 여러분이 직접하는 것입니다. 이제까지는 부모가 혹은 선생님이 해주셨지만, 인생의 2막에 서있는 지금부터가 여러분 스스로 열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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