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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시타 선인(仙人)이 예언하다▒
[12] 아시타 선인은 한낮의 휴식 때에,
정결한 옷을 입은 서른 명이나 되는 신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옷을 벗어 들고 공손히 제석천을 극구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13] 기뻐서 뛰노는 신들을 보고 선인은 조심스레 물었다.
"신들이 기쁨에 넘쳐있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왜 당신들은 옷을 벗어 흔들고 있는 겁니까.
[14] 만일 아수라와의 싸움에서 신들이 이기고 아수라가 졌다
할지라도, 몸의 털을 곤두세울 만큼 그토록 기뻐할 수는 없을 터인데,
어떤 희귀한 일이 있기로, 당신들은 그처럼 기뻐하는 것입니까.
[15] 그들은 소리치고 노래하며 악기를 연주하고 손뻑을 치면서
춤을 춥니다.
나는 수미산 꼭대기에 살고 있는 당신들께 묻습니다.
존경하는 분들이여, 제 궁금증을 어서 풀어 주십시오."
[16] 신들은 대답했다.
"비할 데 없이 묘한 보배이신 저 보살은 모든 사람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인간세계에 태어났습니다. 석가족 마을 룸비니 동산에.
그래서 우리는 만족해하고 기쁨에 넘쳐있는 것입니다.
[17] 무릇 살아 있는 자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분,
가장 높은 분, 황소 같은 분, 살아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높은 분은
머지않아 선인들이 모이는 숲에서 진리의 바퀴[法輪]를 굴릴
것입니다.
"용맹스런 사자가 짐승들을 이기고 포효하듯이."
[18] 선인은 그 말을 듣고 급히 인간세계로 내려왔다.
그리고 숫도다나 왕의 궁전 가까이 가서 석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왕자는 어디 있습니까? 나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19] 그리하여 석가족들은 솜씨 있는 금공이 만든,
황금처럼 반짝이며 행복에 빛나는 거룩한 아기의 얼굴을
아시타 선인에게 보였다.
[20] 북꽃처럼 빛나고 하늘의 달처럼 밝으며,
구름을 헤치고 비치는 가을태양처럼 환한 아기를 보고
환희에 넘쳐 몹시 기뻐하였다.
[21] 신들은 뼈가 있고 천 개의 둥근 고리가 달린 양산을 공중에
펼쳤다. 또 황금 자루가 달린 털개를 위 아래로 흔들었다.
그러나 털개나 양산을 쥔 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22] 아시타라는 머리를 땋은 선인은 머리 위에 흰 양산을 가리고
빨간 모포에 싸여 있는 황금패물 같은 아기를 보고 기뻐서 가슴이
떨렸다.
[23] 사람의 용모와 베다에 정통한 그는 황소같이 훌륭한
석가족의 아기를 안고 얼굴을 살피더니 환성을 질렀다.
"이 아기는 위없는 분, 인간 중에서 가장 뛰어났습니다!"
[24] 선인은 자기의 얼마 남지않은 생애를 생각하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선인이 우는 것을 보고 석가족들은 물었다.
"우리 왕자에게 무슨 장애라도 있습니까?"
[25] 석가족들이 걱정하는 것을 보고 선인은 말했다.
"왕자에게 어떤 불길한 상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는 평범한 상이 아닙니다. 조심해서 길러 주십시오.
[26] 이 왕자는 깨달음의 궁극에 이를 것입니다.
이 아기는 가장 으뜸가는 청정(淸淨)을 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 불쌍히 여긴 나머지
진리의 바퀴를 굴릴 것입니다.
그의 청정한 행(行)은 널리 퍼질 것입니다.
[27] 그러나 이 세상에서의 내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게는 곧 죽음이 찾아올 것입니다.
나는 비할 데 없이 큰 힘을 가진 분의 가르침을 듣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슬퍼하는 것입니다."
연재되는 내용은 대한불교진흥원에서 발간한 불교성전을 기준
으로 연재함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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