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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생애] 제3장 싯다르타의 고뇌와 출가

작성자허굴산|작성시간08.03.27|조회수17 목록 댓글 0
 
    ▒제3장 싯다르타의 고뇌와 출가▒ 1. 어린 왕자가 학문과 기술을 익히다 [1] 태어난 지 이레만에 어머니 마야 부인을 여윈 아기 왕자 싯다르타는 이모 마하파자파티[摩 波 波提] 부인에 의하여 참으로 자상하게 양육되었다. 이 부인은 숫도다나 왕의 둘째 왕비로서 친아들인 난다가 태어나자 두 왕자를 정성을 다하여 보살폈다. [2] 풍족하고 아름다운 궁중에서 왕자는 갖가지 놀이기구와 유희를 즐기면서 훌륭한 길상(吉祥)과 영광을 지니며 성장하였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때때로 시름에 잠기곤 하였다. [3] 왕자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스승을 맞이하는 입학의식을 거행하였다. 왕자는 아버지와 함께 양이 끄는 수레를 타고 많은 석가족의 어린이들과 함께 줄지어 `깨끗한 동산'의 학당으로 나아가 어린이들의 교사'인 비시바미트라에게 보였다. 스승은 왕자를 예(禮)로써 맞이하였다. 왕자는 석가족의 어린이들과 함께 글을 배우고 글자를 외웠다. 글자를 외우면서 왕자는 그 글자로 시작되는 뜻 깊은 용어들을 함께 생각하니, 곧 `아(阿)'자를 읽으면서 아(阿)자로 시작되는 ` 모든 것은 덧없다'라는 말을 생각하였다. [4] 왕자가 여덟 살이 되자 아버지는 놀이동산을 만들고 왕자의 외삼촌인 크티데바를 초청하여 갖가지 무예와 기술을 가르치게 하였다. 왕자는 많은 석가족의 어린이들과 어울려 놀이동산에서 유희하고 즐겨 놀면서, 여러 가지 무예와 기술을 익혔다. 곧 계산하는 법, 도장무늬 조각하는 법, 음악과 무용, 유희하는 법, 연극하고 만담하는 법, 공작하는 법, 옥돌로 보배 만드는 법, 옷 염색하는 법, 초목을 그리는 법, 향을 제조하는 법, 붓글씨 쓰는 법, 문장을 짓는 법, 흰 코끼리 타는 법, 말 타는 법, 코끼리와 낙타 타는 법, 수레 타는 법, 칼창화살 다루는 법, 팔로 힘 겨루는 법, 밀치고 누르는 법, 던지는 법, 달리는 법 등이다. [5] 왕자가 장성하며 무예가 능숙해지자 때때로 석가족 청소년들 과 어울려 기예(技藝) 겨루기를 하였다. 이때는 사촌 동생인 데바닷다와 난다 등이 좋은 상대가 되었다. 어느 때 성 밖에서 시합이 벌어지는 날 아침, 데바닷다가 성문을 가로 막고 있는 큰 코끼리를 만나자 손으로 쳐 죽였다. 뒤따라 온 난다가 죽어넘어진 코끼리 꼬리를 잡아당겨 일곱 걸음쯤 옆으로 옮겨놓고 지나갔다. 맨 뒤에 도착한 싯다르타가 왼손으로 코끼리를 번쩍 들어 오른손 으로 받아서는 성 밖으로 높이 내던졌다. 그 자리에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서 사람들이 `코끼리 구덩이'라고 이름 붙였다. 또 활쏘기를 하여 생겨난 `화살의 샘'도 남아 있다. 2. 싯다르타가 고뇌하다 [6] 싯다르타가 열두 살 되던 해의 봄, 그는 아버지를 따라 `농민의 날' 행사에 참석하여 농민들이 일하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그때 들에서 일하는 모든 농민들은 벌거숭이로 고생하면서 소에 보습을 매어 밭을 가는데 때때로 고삐를 후려쳤다. 지칠대로 지친 소는 채찍에 얻어맞고 멍에에 목이 갈리고 고삐로 목이 졸려서 피가 흘러내리고 가죽과 살이 터졌다. 농민들도 햇볕에 등이 타서 벌거숭이 몸에 먼지와 흙이 엉겨붙고, 까마귀와 새가 날아와 다투어 벌레를 잡아먹고 있었다. [7] 싯다르타는 일행을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가 쟘부나무 아래 발을 포개고 앉아 고요히 생각에 잠겼다. `아 아 아! 세상의 중생들은 저토록 극심한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산 것들은 저토록 서로 잡아먹어야만 하는가?' 그때 쟘부나무의 그림자는 아주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싯다르타 몸 위에 고요히 멈추어 있었다. [8] 싯다르타가 열일곱 살이 되어 기묘한 재주가 더욱 나타났지마는 밤낮으로 고뇌하며 즐거워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을 잡아두기 위하여 데바다하성의 성주 수프라붓다의 딸 야쇼다라를 아내로 맞이하게 하였다. 숫도다나왕은 또 아들을 위하여 세 계절에 알맞은 세 궁전을 짓도록 명하였다. 그러나 싯다르타의 마음은 즐겁지 않았다. [9] 어느 화사한 봄날, 싯다르타는 유원지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나서 수레를 타고 먼저 동문 쪽으로 향하였다. 카필라성 동문을 나가 한참 달리다가 한 늙은이와 마주쳤다. 그는 이가 빠지고 머리가 희고 허리가 굽어 몸이 부서져가며 손에 지팡이를 쥔 채 후들후들 떨고 있었다. 싯다르타가 마부에게 물었다. "보아라, 이 사람이 대체 어떤 사람인가? 어째서 이런 꼴이 되었는가?" 마부가 대답하였다. "저 사람은 늙은이입니다. 사람이 늙으면 저렇게 됩니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 하는가?" "그렇습니다. 왕자님께서도 저렇게 늙어야 합니다." 싯다르타는 수레를 돌려 돌아왔다. [10] 싯다르타는 둘째날 남문 밖에서 병들어 신음하는 자를 보았고, 셋째날 서문 밖에서 장례의 행렬을 보았다. 넷째날 싯다르타는 북문 밖에서 출가수행자와 마주쳤다. 그는 머리와 수염을 깨끗이 깎고 옷을 단정하게 입고 지팡이를 집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안온하고 걸음은 당당하였다. 싯다르타가 수레에서 내려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무엇하는 사람인가?" 수행자가 대답하였다. "왕자님, 나는 출가한 사문입니다." "출가 사문은 무엇을 하시는가?" "내가 이 세상을 보니, 모든 것이 무상(無常)합니다. 이것을 관(觀)하고 나서 세상의 모든 것과 친족을 버리고 해탈을 구하기 위하여 출가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든 생명을 살릴 것인가?' 나는 항상 이렇게 생각하며 한 생명도 해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싯다르타는 스스로 말하였다. `장하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찾던 길이다!' 3. 성벽을 넘어 출가하다 [11] 출가를 결심한 싯다르타는 그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싯다르타가 스물아홉 살 되던 어느 날, 아내 야쇼다라가 아들을 출산하였다. 이 소식을 듣고 싯다르타는 스스로 말하였다. `라훌라(장애)가 생겼구나! 나를 속박할 자가 태어났구나!' 이렇게 해서 라훌라가 아들의 이름이 되었다. [12] 라훌라의 출산을 계기로 싯다르타는 다시 한번 생사 문제를 명상하였다. `인간이 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무엇인가를 구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구하는 것에는 잘못된 것을 구하는 것과 바른 것을 구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잘못된 것을 구한다는 것은 자신이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을 면할 수 없는 자이면서 똑같이 그런 것들을 바라는 것이다. 바른 것을 구하는 것은, 이 어리석음을 깨달아서,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을 벗어난, 그리고 슬픔이 없고 고뇌가 없는 위없는 해탈과 행복을 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잘못된 것을 구하여 오지 않았는가?' 싯다르타는 마침내 출가를 결행하기로 작정하였다. [13] 궁중에서 큰 잔치가 베풀어지던 2월 여드레 밤, 싯다르타는 아버지와 양모, 아내와 아들,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에게 말없는 작별을 고하였다. 깊은 밤, 온 세상이 잠든 시간에 싯다르타는 마부 찬다카를 깨워 애마 칸타카를 타고 카필라의 성벽을 뛰어넘어 동쪽을 향하여 어둠을 뚫고 달려갔다. [14] 싯다르타는 새벽녘에 아나바마강이 흐르는 라아마촌(村)의 선인(仙人)들의 마을에 도착하였다. 그는 말에서 내려 몸에 지니고 있던 마니보석과 구슬과 패물들을 떼어서 아버지와 양모, 아내에게 전하여 줄 것을 찬다카에게 부탁 하고 칼을 뽑아 스스로 머리카락과 수염을 잘랐다. 울면서 작별을 서러워하는 찬다카와 애마 칸타카를 위로하면서, 싯다르타는 굳게 맹세하였다. `나는 일체 중생을 생사윤회에서 구하기 위하여 출가하는 것이니, 위 없는 깨달음을 성취하기 전에는 결코 돌아가지 아니 하리라.' 애마 칸타카는 머지않아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연재되는 내용은 대한불교진흥원에서 발간한 불교성전을 기준 으로 연재함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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