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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사람과 예민한 사람의 차이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4.05.09|조회수940 목록 댓글 7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명제로 인해,

내향성과 예민성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누가 봐도 외향적인 성격인데,

사람들과 있으면 쉽게 지치고 피곤해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힐링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성격에 대해 굉장히 헷갈릴 수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게 너무 좋아,

그런데 좋으면서도 피곤해, 힘들어, 혼자서 쉬고 싶어.

이런 내 성격은 뭘까?

 

 

 

 

 

 

 

 

닮았지만 서로 다른 두 성격

 

 

 

 

 

 

초예민성 문항 (13개 이상 해당부터 예민한 기질이 있다고 해석)

 

 

 

 

 

 

위의 문항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애당초 예민한 기질과 내향성 사이에 공통분모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풍요롭고 복합적인 내면 세계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대한 선호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불편감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의 절대적인 필요성

 

내향인들과 예민인들이 결과적으로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동일하지만,

중요한 건, 이러한 특성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비유하자면 이런 겁니다.

 

둘 다 자연에 사는데,

 

자연이 좋아서 자연에 머무느냐,

속세를 피해서 자연에 머무느냐.

 

 

 

 

 

 

자연을 사랑해서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속세로부터 벗어나 쉬기 위해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일이다.

 

 

 

 

 

 

내향인들에게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은 기호의 문제입니다.

 

내향인들의 정신에너지는 보통 자신의 내면을 향해 있기에,

관심사나 좋아하는 것들이 대부분 혼자서 하는 활동들에 집중돼 있어요.

 

영화나 음악 감상, 독서, 글쓰기, 그리기, 만들기, 꾸미기, 생각하기, 상상하기 등등 

 

즉, 내향인들은 내가 좋아하는 활동들을 하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게 되는 겁니다.

 

내향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때 기가 빨리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는 시간을 "버텨내야" 하는데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을 위해 사람들과 어느정도 잘 어울리긴 해야 해,

하지만, 빨리 집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싶어,

이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반면, 예민인들에게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초예민성이란 기질은, 신경생리학적으로 뇌구조 자체가 일반인들과 다릅니다.

감각처리기관의 예민성이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더 뛰어난 편이죠.

감각이 예민하다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살면서 훨씬 더 많은 자극들을 캐치하게 되고,

그러한 자극들로부터 훨씬 더 강렬한 영향을 받게 됨을 뜻합니다.

 

더 많은 자극을 더 깊은 수준까지 받아들이는 사람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자극들을 처리하는 용량(capacity)은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다시말해, 훨씬 더 민감하고, 깊게 느낄 수 있지만, 그만큼 금새 그 용량에 한계가 온다는 소리죠.

 

즉, 예민인(HSP, Highly Sensitive Person)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쉽게 과부하에 걸리게 됩니다.

 

따라서, 잔뜩 달아오른 신경을 식히기 위해, 조금이라도 숨을 돌리고 살기 위해,

예민인들이 그들만의 쉘터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갑갑하고 머리가 아프네, 

사람들이 많으니까 신경 쓰이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 

이제 그만 집에 가서 쉬고 싶어...

 

 

 

 

 

 

예민인들은 극도로 민감한 감각 때문에, 더 쉽게 피로해지고 더 빨리 과부하가 오게 된다. 비유하자면, 훨씬 더 고성능의 스마트폰이지만 배터리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양이기에 금새 배터리가 닳아버리게 되는 것과 같다.

 

 

 

 

 

 

인구통계학적으로(북미 기준),

초예민인들 가운데 내향과 외향의 비율이 7:3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HSP들 중 30%에 해당하는 소수인들은 외향적이라는 건데,

 

사실, 외향과 예민은 그다지 핏(fit)이 맞는 성격 조합이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외향적일수록 활동성이 커지고 그만큼 더 많은 자극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소프트웨어(고급) 대비 하드웨어(저급~중급)가 딸리는 예민인들이 

그 많은 자극들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내향적인 HSP들보다 훨씬 더 빨리 과부하가 찾아오고 번아웃에 시달리게 될 겁니다.

 

아무리 원래부터 사람들을 좋아하고 활동적이라 할지라도,

끊임없는 자극들의 범람으로 인해 내 멘탈의 퓨즈가 쉴새없이 나가게 되면,

사람이라면 인지상정 그만두고 싶어집니다. 다 집어치우고 쉬고 싶어져요.

 

그래서 보통, 외향적인 HSP들이 나이를 먹게 되면, 후천적으로 내향화되는 경향성이 강해집니다.

 

원래는 도시를 사랑하는 도시인이었는데,

도시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너무 시달리다보니, 결국엔 속세를 피해 자연으로 가게 되는 상황이랄까?

 

 

 

 

 

 

내향적인 HSP들은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자극 통제를 하기 때문에 퓨즈가 나갈 일이 별로 없다. 퓨즈가 나가고 멘탈이 터지는 일들은 보통 외향적인 HSP들에게서 일어난다. 본인이 외향적인 HSP라면 번번히 퓨즈가 나가고 사람들에게 질리게 되는 자신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당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단지 당신의 내면 안에 두 개의 서로 다른 강한 성격들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 기질적으로 외향성은 웬만해선 초예민성을 이길 수 없다. 초예민성이야말로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기질 중에서 가장 강력한 성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순리대로라면, 후천적으로 내향화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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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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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똥꾸 | 작성시간 24.05.09 댓글은 꼭..
  • 작성자똥꾸 | 작성시간 24.05.09 책 언제 나와요
    1빠로 사고 싶은디
  • 답댓글 작성자무명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9 출판사 사정 때문에 자꾸 미뤄지네요. 그래도 5월 안에는 나올 거예요. ㅎㅎ
  • 작성자controlfreak | 작성시간 24.05.09 저가 완전 외향형에 예민한 사람인데 나이들면서 사람 만나고 스트레스 받는게 싫어져 집순이가 되었네요ㅋㅋ
  • 작성자SenesQ | 작성시간 24.05.09 오.. 울 마눌님은 후천적 내향인이었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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