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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에서 샘슨/올라주원 트윈타워스를 농락하는 조류인간

작성자Doctor J|작성시간22.12.08|조회수2,873 목록 댓글 47

1986년 파이널 2차전에서 나온 래리 버드의 활약상입니다.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를 4승 1패로 꺾으며 기세가 오를대로 올라 있었던 트윈타워스의 휴스턴 로켓츠. 그들의 상대는 최전성기 기량을 뽐내던 래리 버드와 올해의 식스맨 상을 받은 빌 월튼의 보스턴 셀틱스.  

 

 

1. 골밑 더블 페이크 패싱 모션으로 하킴 농락

버드에겐 너무 흔했던 플레이죠. 보통은 저 상황에서 페이크 준 다음 자기가 슛을 하는데, 하킴이 페이크에 완전히 속지를 않으니까, 순간적으로 패싱 모션을 두 번 연속으로 가져가서 하킴의 발을 묶고 패리쉬에게 패스해줍니다.

 

 

2. 포스트업 동작에서 순간적인 스텝백 점프슛

버드 전담 수비수인 로드니 맥크레이는 매우 뛰어난 수비수였습니다. 힘과 사이즈도 좋았고 운동능력도 만빵이었던 선수죠. 올-디펜시브 팀에도 2회 선정되었던 선수. 

 

버드는 이 선수를 상대로 백다운 드리블을 치다가 순간적으로 스텝백 페이더웨이 점프슛을 터뜨립니다. 저 시절엔 스텝백 점프슛이 흔치 않았습니다. 이런 동작에서 나오는 슛은 수비불가죠.

 

 

3. 버드 특유의 센스로 하는 수비 플레이 

버드는 스틸을 무리하게 시도하던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weak side에서부터 패싱레인을 보며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스윽 긁어주는 플레이를 많이 했죠. 손의 악력이 세서 웬만한 힘좋은 빅맨들이 공을 움켜잡고 있어도 스윽 훑어내버리는 플레이를 참 잘했습니다.

 

 

4. 패싱 페이크 동작으로 하킴 발 묶어놓고 빠른 타이밍의 점프슛

하킴은 풋워크가 워낙 좋아서 페이크 모션으로 속이기가 힘든 선수인데, 페이크 동작 자체가 워낙 크고 깊게 들어가니까 아주 잠깐이나마 속일 수가 있게 되죠. 그 찰나의 순간에 베이스라인 점프슛을 터뜨리는 버드입니다.

 

 

5. 페이더웨이, 3점슛, 가리지 않고 터뜨리기 시작한 버드

림 근처까지 치고 들어가면 페이더웨이, 팀원의 스크린을 이용해 밖에서 공 잡으면 3점.

 

3점이 전략적 공격옵션이 아니었고, 더구나 3점을 쏘는 포워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절, 버드의 가공할 공격옵션 중 하나가 바로 3점슛이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6. 현란한 풋워크로 수비 벗겨내기

혹자는 버드를 가리켜 '느리고 운동능력은 떨어졌지만 BQ가 좋았던 선수' 라고 쉽게들 얘기를 합니다. 과연 버드의 플레이를 당시에 봤었는지 의문입니다.

 

버드의 순간 스피드와 민첩함, 그리고 놀라운 풋워크는 리그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저런 빠른 스텝이 안 받쳐주면 버드의 공격성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7. 어느 상황, 어느 순간에나 터져나오는 '막' 패스

저런 상황에선 체스트 패스를 할 수도 없고 바운드 패스를 할 수도 없죠. 유일한(?) 패스길이 저런 겁니다. 괴상한 팔 궤적으로도 오픈맨을 찾아 마구잡이로 킬 패스를 넣어주는 창의적인 임기응변 능력. 저런 것이 버드를 타 선수들로부터 구별지어줍니다.

 

 

8. 스틸 후 파울을 당했지만 그대로 진행해 킬 패스 넣어준 버드

하킴으로부터 공을 빼앗은 후, 하킴의 주먹에 얼굴을 맞았지만 주심이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해 그냥 진행시킨 것 같습니다. 버드는 인터뷰에서 오른쪽 눈이 보이질 않았는데 파울콜이 안나서 그냥 뛰었다고 말했습니다. 3점을 쏘는 척 하며 로켓츠 선수들 시야를 림 쪽으로 끌어모은 뒤 골밑의 패리쉬에게 킬 패스를 넣어줍니다. 랄프 샘슨은 달려오는 버드를 견제하다가 패리쉬까지 놓치고 말았죠.

 

 

9. 강력한 리바운더 버드 

리바운드 능력으로만 따지면 커리어 내내 리그 탑 5안에 들었고, 포워드 중에선 벅 윌리암스, 찰스 바클리와 함께 탑 3였던 선수. 특히 반드시 잡아야하는 수비 리바운드는 절대로 놓치지 않았던 선수. 

 

 

10. 백다운 드리블로 샷클락 다 쓰고 페이크 동작을 가미해 핑거롤 레이업 

3쿼터 말미에 보여준 모습입니다. 공격 리바운드 된 공을 받아서 24초 동안 저런 백다운 드리블을 치다가 성공시킨 슛입니다.

 

모든 선수들과 관중들이 버드가 마지막 슛을 던질 거라는 걸 20초 넘게 알고 보고 있었는데, 버드를 혼자서 수비하던 맥크레이는 얼마나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웠을까요? 더블팀 가는 순간, 오픈맨에게로 킬패스가 들어가니 다름 팀원이 도와줄 수도 없고.

 

 

 

 

11. 많은 사람들이 86 파이널 베스트 플레이로 꼽는 패싱

라이브로 보다가 소리를 질렀던 플레이입니다. 

 

수비수들 다 농락하며 오픈맨 찾아 공 찔러준 플레이. 다만, 하킴이 너무 빨리 커버플레이를 들어가는 바람에 제리 시스팅즈가 페이크 동작 한 번 주고 점프슛을 성공시켰습니다.

 

저 당시엔 이런 상황에서의 패스는 어시스트로 기록이 되질 않았습니다. 

 

THIS IS ART !!

 

 

12. 보스턴의 환상적인 픽 플레이로 만들어낸 월튼 투 버드 플레이

86 시즌 셀틱스는 역사상 가장 패싱 연계플레이가 뛰어났던 팀으로 손꼽힙니다.

 

이 플레이도 잘 보시면, 화면 윗쪽에선 시스팅과 월튼이 서로 스크린을 서주며 월튼이 오픈되게 만들어 나가고요, 아랫쪽을 보시면 데니스 존슨이 스크린을 서줘서 버드가 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죠. 네 명의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만들어낸 멋진 플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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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버드는 이 경기에서 (요즘 농구팬들이 보시기엔 별로 대단치도 않은) 31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 4스틸, 2블락샷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당시에 직접 보면서 기록한 스탯은 31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였습니다. 그러나 버드의 경기는 사실 스탯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셀틱스 플레이 모두에 관여를 하다시피 했던 선수이며, 항상 수비수 2인을 달고 뛰었기 때문에 거기서 직간접적으로 파생되는 플레이를 양산해내던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1979년에 데뷔해서부터 허리부상을 처음 당했던 1989년(?) 정도까지 이 80년대의 버드는 항상 저런 플레이들로 팀을 이기게 만들었습니다. 버드의 플레이를 당시에 못봐서 안타까워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므로... 앞으로 기회가 되면 래리 버드의 플레이들을 종종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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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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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Dennis Johnson | 작성시간 22.12.14 다른건 둘째치고 버드 경기보면 리바운드 장악력이 정말 돋보이더군요. 팀원인 7풋 거한 센터 패리쉬와 롱팔 파포 맥헤일보다 더 잘잡던 포워드.
  • 답댓글 작성자Doctor J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2.14 81년 파이널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전성기 모제스 말론을 버드가 상대하며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수집해요. 버드가 파이널에서 평균 16개 리바운드를 했죠. 버드만 아니었다면, 모제스가 골밑 완전히 장악하고 로켓츠가 원맨팀으로 우승했을 겁니다.
  • 작성자타이론힐 | 작성시간 22.12.14 시대를 앞서간 선수. 아니 시대를 초월한 선수임에 분명합니다.
  • 작성자M.J & T-MAC | 작성시간 22.12.21 와 와 와 진짜 !!!
  • 작성자Webber Forever | 작성시간 23.01.13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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