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머~ 머- 어쩌면 좋아ㅡ
더운날 소낙비를 이렇게 옴팍 맞았으니, 내 부끄러워 어째여?"
터질때로 터지고, 음밀한 곳도 보일 것은 거의 다 보이는 여인의 그 젊음이 더 폭발하지 못해 몸을 웅크려 삭히며 외치는 한 마디다
고개 넘어 가다, 갑자기 만난 소나기에 온 몸을 몽땅 적신 젊은 여인의 이 외마디...
"우선 저 원두막에라도 가서 옷이라도 홀랑벗고 다 말린 후 가야겠어요...."
곁의 얼빠진 남자녀석은 그냥 어둔에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만 무겁도록 꺼뜩꺼뜩거리다 숙였다.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 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아 쏟아진 폭포처럼 이어져 내려왔던 묵은 이야기다.
젊은날이나 설화나 모두
잘 소화된 이야기라 더 이상 이야기는 독자 지적 수준을 생각해 생략하기로 한다
ㅎㅎ
젊은 날
주체하지 못했던 욕정에
우린 온갖 가파르게 뜨거워진 몸들을 내 스스로 흔들며 스스로의 순간을 짜릿한 달빛으로 토해내며 소화했었지?
모대학 교수(숙대 국문과? 김0종님. 너무 오래되어서-) 수필집
<외롭지 않으려고 쓴 낙서>란 책자 속에 이런 글이
지야 지야 0 먹어라
어찌?어찌?요?
잇빨이 없어 못0겠다............
젊은날
우린 이 이야기를 둘레둘레 둘레져 돌리며 서로들 웃었다.
오늘
목월(박영종님)의 수필집
<밤에쓴 인생론> 을 꺼냈다
책장을 넘기려니 책이 너무 삭았다
그 속엔 내 젊은 시간도 있는데 가장 생각나는 대목은 그님의 아들
신규, 동규(서울대 교수)이름이 나옴이다
어느날 주머니에 둔 돈이 사라졌다
'분명히 요놈들 짓이 분명하다' 하고 애들을 불러놓고 다구치며 오늘 솔직한 넘에게 용서와 000 이라는 선물을 준다 면서
이놈들아
내가 대학 교수인데 이미 다 알고 있다... 라는 엄포에
범인이 자수를...
살아가는 삶이 어쩌면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다름이 없을꼬.....
그 밤에 쓴 그 밤의 인생론(내가 50년째 보관하고 있는 책) 첫 머리에
이런 글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인간이 가장 소중한 사업이 무엇이냐?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냐?
이 순간 내가 접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말씀의 글을 옮기시고는
말미에
이 말은
톨스토이의 말이다.... 라고....
참---내......
사실
이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각설하고.
달래나 보지.....이야기로...
비가 부슬부슬 내리지만
그래도 봄비다
청량리 뒷골목에서 친구랑 이것저것 친구의 기호에 맞추어 한잔 진하게하고
뒤 돌아 나오는데
한 할머니가
톨스토이가 즐겨 휘돌았던 그런 후진 골목길 한켵에서
쭈굴시고 앉아 나물을 팔고 있었다
우산 없이 나오는 내 모습 보다 더 안쓰런 모습이 내 발목을 잡았다
"할머니, 이게 뭐요?" 하고 짜라빠져 더 엉성한 그릇에 시들망측하게 놓인 나물을 보고 물었다
대답소리가 허리 보다 더 휘어진 낮은 주파수로
".... 달래요....."
뭘 달래는지,
너무 작은 소리를 내 귀가 잘 받아오지 못해 난 큰소리로
"할매요! 내보고 뭐 달라꼬요?" 했더니
"딸래요 딸래...."란다
그제야, 이것이 달래 나물이구나... 하며 그 달래 싸그리 싸 달라했다
내가 달래를 다 달래볼끼야 하고.... 웃으며 .......
집에 와서 씻으려보니
달래의 그 싱싱함은 다 달아나고 낡아빠진
쭈구리 망탱이가 되, 다 시들은 이파리들이 날 괴롭혔다.
"와 - 어쩌면 이렇게 늙어 몸땅 다 삭아 나자빠졌나?...."
절반이상 버리고,
겨우 쬐끔 뿌리만 챙겨 식초에 고추장을 섞어 술 안주한다,,,
친구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늙을수록 더 싱싱해질려고해야지~"
에라
오늘 봄비 오는 밤 눈치 볼 사람 없으니, 한 잔 더 하자............
이 밤,
내 마음 달래줄 달래다
그 달래로
달래나 보자......
ㅎㅎ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戌時에-
분당에서
-- 도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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