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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나 보지

작성자도랑|작성시간24.04.15|조회수195 목록 댓글 1

 

"어~ 머~ 머- 어쩌면 좋아ㅡ 

더운날 소낙비를 이렇게  옴팍 맞았으니, 내 부끄러워 어째여?"

 

터질때로 터지고, 음밀한  곳도 보일 것은 거의 다 보이는  여인의 그 젊음이 더 폭발하지 못해 몸을 웅크려 삭히며 외치는 한 마디다

 

고개 넘어 가다, 갑자기 만난 소나기에 온 몸을 몽땅 적신 젊은 여인의 이 외마디...

 

"우선 저 원두막에라도 가서 옷이라도 홀랑벗고  다 말린 후 가야겠어요...."

곁의 얼빠진 남자녀석은 그냥 어둔에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만 무겁도록 꺼뜩꺼뜩거리다 숙였다.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 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아 쏟아진 폭포처럼 이어져 내려왔던 묵은 이야기다.

 

젊은날이나 설화나 모두

잘 소화된 이야기라  더 이상 이야기는 독자 지적 수준을 생각해 생략하기로 한다

ㅎㅎ

 

젊은 날

주체하지 못했던 욕정에

우린 온갖 가파르게 뜨거워진 몸들을 내 스스로 흔들며 스스로의 순간을 짜릿한 달빛으로 토해내며 소화했었지?

 

모대학 교수(숙대 국문과? 김0종님. 너무 오래되어서-) 수필집

<외롭지 않으려고 쓴 낙서>란  책자 속에 이런 글이

 

지야 지야 0 먹어라

어찌?어찌?요?

잇빨이 없어 못0겠다............

 

젊은날

우린 이 이야기를 둘레둘레 둘레져 돌리며 서로들 웃었다.

 

오늘

목월(박영종님)의 수필집

<밤에쓴 인생론> 을 꺼냈다

책장을 넘기려니 책이 너무 삭았다

 

그 속엔  내 젊은 시간도 있는데 가장 생각나는 대목은 그님의  아들

신규, 동규(서울대 교수)이름이 나옴이다

 

어느날  주머니에 둔 돈이 사라졌다 

'분명히 요놈들 짓이 분명하다' 하고 애들을 불러놓고 다구치며  오늘 솔직한 넘에게 용서와 000 이라는 선물을 준다 면서 

이놈들아

내가 대학 교수인데 이미 다 알고 있다... 라는 엄포에

 

범인이  자수를...

 

살아가는 삶이 어쩌면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다름이 없을꼬..... 

 

그 밤에 쓴 그 밤의 인생론(내가 50년째 보관하고 있는 책) 첫 머리에

 

이런 글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인간이 가장 소중한 사업이 무엇이냐?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냐?

이 순간 내가 접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말씀의 글을 옮기시고는

말미에

이 말은

톨스토이의 말이다.... 라고....

 

참---내......

 

사실 

이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각설하고.

달래나 보지.....이야기로...

 

비가 부슬부슬 내리지만

그래도 봄비다

 

청량리 뒷골목에서 친구랑 이것저것  친구의 기호에 맞추어 한잔 진하게하고 

뒤 돌아 나오는데

 

한 할머니가

톨스토이가 즐겨 휘돌았던 그런 후진 골목길 한켵에서

  쭈굴시고 앉아 나물을 팔고 있었다

 

우산 없이 나오는 내 모습 보다 더 안쓰런 모습이 내 발목을 잡았다

 

"할머니, 이게 뭐요?" 하고 짜라빠져 더 엉성한 그릇에 시들망측하게 놓인 나물을 보고 물었다

 

대답소리가 허리 보다 더 휘어진 낮은 주파수로

"....  달래요....." 

 

뭘 달래는지, 

너무 작은 소리를 내 귀가 잘 받아오지 못해 난 큰소리로

"할매요!  내보고 뭐 달라꼬요?" 했더니

"딸래요 딸래...."란다

 

그제야, 이것이 달래 나물이구나... 하며 그 달래 싸그리 싸 달라했다 

내가 달래를 다 달래볼끼야 하고.... 웃으며 ....... 

 

집에 와서 씻으려보니

달래의 그 싱싱함은 다 달아나고 낡아빠진

쭈구리 망탱이가 되, 다 시들은 이파리들이 날 괴롭혔다.

"와 - 어쩌면 이렇게 늙어 몸땅 다 삭아 나자빠졌나?...."

 

절반이상 버리고, 

겨우  쬐끔 뿌리만 챙겨 식초에 고추장을 섞어 술 안주한다,,,

 

친구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늙을수록 더 싱싱해질려고해야지~"

 

에라

오늘  봄비 오는 밤  눈치 볼 사람 없으니,  한 잔 더 하자............

 

이 밤,

내 마음 달래줄 달래다

그 달래로

달래나 보자......

ㅎㅎ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戌時에-

 

분당에서

 

-- 도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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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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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수니 | 작성시간 24.04.16 봄이왔네 ~
    했더니
    여름이 후다닥 놀래라
    이 어찌된 건지
    놀랜 마음 재미있는지
    하늘에서 비를 뿌려. 주었네요
    이젠 제대로 된 봄을 느끼려나 ~ ㅎ
    그런데
    꽃들은 벌써 다 피어 버렸어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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