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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지갑

작성자별꽃|작성시간24.05.04|조회수198 목록 댓글 25

오월은 가정의 달
황금연휴에 애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자고 한다.
지갑을 열어보았다.
어린이날 손주들에게 줄 돈을 꺼내고 새해에 받은 오만 원짜리 신사임당은 화장대 서랍 속 공책 갈피 안에 소복이 모셔두었다.
용돈은 현금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통장 속의 돈이야 내 소관도 아니고 이 비상금만이 내 돈인 듯 왠지 든든하다.

그런데 당장 쓸 돈과 카드와
신분증이 들어있는 지갑이
나달나달 낡았다.
누군가에게
명품지갑이라고 기쁘게 선물을 받았는데 오랫동안 정이 들어서 지니고 다닌 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덕택에 이 지갑에서 돈이 쓸 만큼만 마르지 않았으니 늘 감사하면서 말이다.
지갑을 잘 만나야 한다는 속설도 있으니 새지갑으로 선뜻 바꾸지도 못하고 ㅎ

요즘 유행하는 말이 있다.
내돈 내산
내 돈으로 꽃다발도 사고
내 돈으로 선물도 사고
어버이날 카네이션
사다 줄 딸이 없어
스스로 제일 좋아하는 수국을 하나 사놓고 자축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는 글을 읽었다.

自祝이 최고 멋진 말인데
특별히 원하는 것이 없다.
무엇으로 나를 축하해 볼까
삶이 소박하다 보니
그다지 원하는 것도 없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들을
초록빛 나무들을 공짜로
바라만 보아도 황홀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잘 되었으면 싶고
아니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함께 더불어 살고 싶어 슬며시 기도하는 습관
노년의 건강 외에는
꼭 원하는 것도 없으니
젊음이 가듯이
스스로 포기할 건 다 포기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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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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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별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6 유머라도 진짜
    망사지갑도 있나요
    헝겊지갑은 어디있는지 인사동에 가보아야 겠어요.
    긍정의 힘으로
    오늘도 행복만땅
  • 작성자안단테 | 작성시간 24.05.06 노년의 건강 그리고
    전 한가지 더 있어요
    어른 이지만 나에게는 얘들인 우리자식들
    지금처럼 별탈없이 잘살아주기를 바란답니다
    다 같은 부모의 마음 이겠지요
  • 답댓글 작성자별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6 그렇지요.
    우리들이야 룰루랄라
    살다가 언제든지 죽으면 되지만
    젊은이들이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살아주기를 비는 마음이 간절하지요.
    길상사에 소원등을 좀 보세요.
    부모들이 자식을 위한 소원등이 아닐까싶어요.ㅎ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함빡미소 | 작성시간 24.05.06 돈은 은행에 있으면 숫자에 불가하고
    집에 있으면 종이 조각에 불가하고 돈은 써야 한데요
    아이들이 저한테 하는 얘기지만 아이들 뜻되로 되질 않네요
  • 답댓글 작성자별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6 은행에 있으면 이자
    집에 있으면 흐뭇
    돈을 들고 나가서
    쓸 때는 진짜 즐거움
    ㅎㅎ
    애들 말의 저의는
    돈을 자꾸 드릴테니
    나가서 쓰시라는 뜻
    고마운 두 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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