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대체 뭐에요?
본격적으로 취준하는 동아리 후배들이
자소서를 쓰기 시작하면서 위 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모든 신입채용 공고에서
지원자격이나 우대사항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우수한 분" 내지는,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유하신분"과 같이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대해서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취준생들도 자기소개서를 쓸 때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조해서 어필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그 전에,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무엇인지 알아야하지 않을까?
우리 회사 신입 지원자들의 자소서만 봐도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고객을 설득했어요!"
"적극적으로 나서서 팀원들 간의 갈등을 중재했어요!"
와 같이 1차원적으로 해석해서 답변하는 이들이 많아서
(찔리는 취준이들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랬다!)
회사에 안다녀본 취준이들에게는
굉장히 애매한 단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취준이들이 궁금해 할만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대체 무엇인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기르는 방법
자소서나 면접에서 어떻게 이 역량을 어필할지
에 대해서 다뤄보려 한다.
1 _ "커뮤니케이션 역량" 뜻, 의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한국어로 직역하면
“의사소통”이다.
그럼 의사소통은 무슨 뜻일까?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하는 것”
이 문장의 조금 더 구체적인 의미는
상황과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증권사 인사팀 현직자)와
내 주변사람들이 회사생활을 해보며 느낀
“회사에서의” 의사소통은 다음과 같다.
★ 상황 및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언어&비언어를 통해
① 상대방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고,
②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
①,②는 어찌보면 당연한 말 이지만,
그 위에 있는 내용(★)에 방점을 두고 싶다.
더 짧게 요약하면 "센스"
① 상대방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기
예를 들어보자.
내가 기념일을 까먹어서
여자친구가 데이트 내내 서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자친구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한 남자친구
여기서 남자는
1) 내가 기념일을 까먹음 (상황)
2) 여자친구는 평소 서운하면 말이 없어짐 (상대방)
3) 여자친구가 계속 서운한 표정을 지음 (비언어)
4) "오빠, 아니다 됐다" (언어)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여자친구의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이렇듯, 상대방의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상대방의 "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상대방의 입장/특징, 표정/몸짓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똑같다.
후배가 아닌 웬만한 회사 사람들은(특히, 윗사람들)
당신에게 모든 것을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상사가 업무지시를 간략히 하더라도,
상사의 입장, 비언어, 업무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여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정확히 파악한다면,
아무래도 상사에게 사랑받지 않을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라"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②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상사에게 보고하기, 동료들과 회의하기,
부하에게 지시하기 등
회사에서는 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해야할 때가 매우 많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상황 및 상대방을 고려하여
언어 및 비언어로 소통해야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회사에서 나의 생각을 전달할 때는
다음과 같은 것을 주로 고려해야한다.
1) 중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말하기(두괄식)
: 모두 바쁜 상황에서, 장황한 설명은 짜증을 유발한다
핵심문장을 맨 앞에 말하고, 세부내용은 뒤로 빼자.
나쁜 예) 어제 오전 면접은 5명 중에 3명이 괜찮았고,
어제 오후 면접은 5명 중에 2명이 괜찮아서
누구를 2차로 올릴지 고민을 좀 했는데요
그 중에 오전조는 다 좋은데 나이가…
그래서 오후조 2명만 2차로 올리려구요
좋은 예) 어제 면접자 10명 중 2차 대상은 2명입니다.
2) 글 혹은 그래프/사진 등이 효과적일 경우 활용
: 보고서나 시각자료가, 말보다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문장만 말로 표현하자.
나쁜 예) A팀 실적이 20억으로 4% 내려갔고,
B팀은 …, C팀은 …, D팀은 …
E팀은 30억으로 80% 올랐습니다.
좋은 예) (그래프를 보여드리며) 팀별 실적은 이렇고,
눈에 띄는 건 80% 오른 E팀 입니다.
3)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로 말하기
: 상대방이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말해야 이해가 쉽다
상사에게 보고할 때, 사소한 실무용어를 쓴다던가
타팀과 회의할 때, 우리팀만의 전문용어를 쓴다면
제대로된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위의 설명(①,②)은 듣기/말하기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회사에서 의사소통에 활용되는 보고서, PT 같은 문서의
"읽기/쓰기"에도 해당될 것이다.
2 _ "커뮤니케이션 역량" 기르는 방법
그럼 위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어떻게 하면 기를 수 있을까?
이것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다.
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습관
앞선 설명에서 언급했다시피,
의사소통에 있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본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본인 입장에서 말하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듣거나 말할때 계속
의식적으로 상대 입장을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소서를 쓰거나, 면접을 보기 전에
해당 회사나 업계 용어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는 것.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이러한 습관의 일환일수도?
②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보고,회의 등에서 수 많은 정보가 나에게 들어오고
수 많은 정보를 간략하게 전달해야할 때가 많다.
따라서, 듣기/읽기 후에 그 정보들을 정리하거나
말하기/쓰기를 하기 전에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 놓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③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기
현실적으로, 매 순간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회사에서도 스치듯 의사소통해야하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언제 상대방을 일일이 다 이해하고 앉아 있을 수 있나!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이런 분위기에는 이렇게 말하는게 좋겠구나" 등의
데이터가 쌓일 것이고
이는 곧 본능적으로 상대방 및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해주는 것 같다.
3 _ "커뮤니케이션 역량" 어필 방법
위에 까지 읽고 나서
"어? 나 커뮤니케이션 엄청 잘하는거 맞네?"
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럼, 취업할 때 자소서, 면접 등에서
어떻게 이 역량을 어필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권장하고 싶은 방법은 "직접 보여주기" 이다
자기소개서에서 "읽기, 쓰기"를 통해 보여주고,
면접에서 "듣기, 말하기"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자소서에서 아무리
"저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나요!"라고 써도
자소서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한 답을 쓰거나
이해하기 힘든 중구난방의 답을 쓰면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의 어필도
신빙성이 하락하게 되지 않을까?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면접관의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일목요연, 논리정연한 답을 한다면
굳이 본인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언급 안해도
면접관은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우수하다고
자연스럽게 속으로 생각할 것이다.
자소서 문항도 짧고, 나에게 할당된 면접시간도 짧다.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말고
그 시간에 직접 보여줄 수 없는 다른 역량들을 어필하자.
사실 나도 계속 회사생활을 해오면서
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많이 느낀다.
이 커뮤니케이션은 "역량"이 아니라
아마 "노력"의 영역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