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12/9 수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국토부나 언론에서 경쟁체제가 본격 도입되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안좋은 보는 분들이 많으신 상태입니다.
2.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경쟁'이라는 것에 대해 범위를 다르게 생각하는게 원인인 것 같습니다.
일단 경쟁을 엄격하게 정의하면, KTX와 SRT가 경쟁이 아닌 것은 맞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1)
서울시내에서는 시발역 위치가 많이 차이가 나다보니
사람들이 무조건 가까운 역을 찾아가므로 경쟁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구요.
물론 서울역과 수서역 중간쯤에 사는 경우에는 경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지역이 많지는 않겠지요.
(2)
한편 대전->부산 처럼 역을 공통으로 쓰는 경우에는 경쟁이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경쟁을 부정하는 분들은 "먼저오는 차를 타지 SRT가 경쟁력이 높다고 기다렸다가 타겠느냐"고 말하고 계시지요.
이말도 맞는 말이구요.
다만 모든 사람이 지하철처럼 먼저 오는 차를 타는 건 아니고
며칠전에 예약을 해서, 8~9시 사이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된다고 한다면
그중에서 8~9시에 있는 열차 중에서 KTX나 SRT를 골라서 예약할 수는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경쟁이 되겠지요.
어쨌든 최대 수요처인 서울시에 시발역 위치 차이로 인해
전면적인 경쟁이 안 일어나는 것은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그래서 위에서 말한 것은 정말로 엄밀한 의미의 "승객뺏기 경쟁"을 말하는 것인데,
국토부나 언론이 말하는 경쟁이란, 이것보다 범위가 큰 '서비스 경쟁'을 말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토부가 공식블로그 글에서 경쟁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보아도 (아래 글 참조)
http://korealand.tistory.com/7396
좁은 범위의 "직접적인 승객뺏기 경쟁"을 말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넓은 범위의 "자기 회사의 서비스가 더 좋아지는 경쟁"을 말하고 있지요.
"서비스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① 먼저, 수서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우리나라 117년 철도역사 최초로 간선철도에 경쟁체제가 도입됩니다. 지난 ’13년 출범한 ㈜SR(주식회사 에스알)이 국민들에게 더 나은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코레일과 경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SR이 10% 싼 운임, 차별화된 승무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고, 코레일은 할인제도 강화, 운행구간 조정을 추진하는 등 철도사업자 간 서비스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3.
두 회사가 존재하면 서비스 수준에서 비교가 되기 때문에, 경쟁이 일어난다는 개념입니다.
예를들어서, 현재 SRT에서는 전좌석 콘센트가 제공되는데
KTX는 그렇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승객들이 콘센트때문에 SRT를 타러 갈까요?
아니겠지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서울역이 가깝다면 KTX를 타러가겠지요.
따라서 승객 뺏기 경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4.
하지만, 승객들은 분명히 코레일에게 불만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SRT는 콘센트가 제공되는데 왜 너희들은 제공을 안하냐?" 라고 분명히 민원을 제기하겠지요.
그러면 코레일이 '싫으면 SRT타세요' 라고 가만히 있을까요?
어차피 니들이 불만이 있든 없든, 서울역에서 가까운데 사는 이상 KTX 탈게 뻔하니까
코레일은 배째라로 나가면서 콘센터 설치 요청을 계속 무시할까요?
5.
제 생각에는 코레일이 마냥 배째라로 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철도회사는 항상 서비스 평가를 받습니다.
서비스평가는 고객 설문조사로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배째라로 나가면 코레일은 서비스평가를 나쁘게 받게 됩니다.
2014년 철도서비스 평가 결과 참고
http://www.molit.go.kr/USR/I0204/m_45/dtl.jsp?idx=13388
이렇게 서비스평가를 나쁘게 받으면, 일단 이것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고객들로부터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고
상위기관으로부터는 여러가지 시정요구를 받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6.
또한 이렇게 평가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평가결과는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예를들어 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대중교통 운영자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의 결과에 따라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사업자들은 아래와 같은 혜택을 받습니다
(대중교통 운영자 전체 평가라서 철도부분만 따로 보셔야 합니다)
평가결과 활용 및 기대효과
평가우수기관에 대한 포상(법 제18조제3항)
새로운 노선 개발 및 기존노선 조정시 우선권 부여(영 제23조제2항)
-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대한 면허 등을 행하는 행정기관의 장이 결정
대중교통육성을 위한 재정지원 우선권 부여(법 제18조제3항 및 법 제12조)
- 대중교통수단의 우선통행을 위한 조치 소요자금 보조.융자
- 저상버스의 도입 등 대중교통 수단의 고급화․다양화 소요자금 보조․융자
- 환승시설 등 대중교통시설의 확충․개선 소요자금 보조․융자
- 전국호환 교통카드의 설치ㆍ운용 소요자금 보조․융자
-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 및 대중교통운영자 공적부담 보전료 보조․융자
7.
승객뺏기 경쟁은 없더라도
서비스수준이 상대방보다 낮으면, 자신들의 고객서비스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기 회사입장으로는 불리해집니다.
역이 더 가까우니까 승객이 알아서 올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당장은 무시해도 승객 수에 차이가 없지만, 평가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결국 자기 회사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협의의 승객뺏기 경쟁은 없지만
광의의 서비스개선 경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8.
물론 이같은 평가에서
SRT은 고속철도만 운영하고, KTX는 적자노선까지 운영하니까
코레일이 불리하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SRT는 새 차량이므로, 코레일이 불리하다
코레일은 적자노선 보전하느라 돈이 없어서 서비스 개선에 쓸 돈이 없다.
저도 이점은 맞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코레일에게서 적자노선을 빼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
아울러 이런 일은 도시철도에서도 똑같이 벌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전국 10여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을 상대로 서비스평가를 하는데
서울메트로는 거의 매번 아래쪽 순위를 차지합니다.
서울메트로가 아무리 서비스를 개선해도 승객자체가 많다보니
혼잡도가 높아서 승객이 불편을 겪고, 이때문에 좀처럼 서비스 수준이 오르지를 않는 것입니다.
똑같은 시설을 해놓아도 승객이 많다는 이유로 서울메트로 점수가 낮습니다.
이런 점은 저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10.
어쨌든 현재 경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의 핵심은
분명 승객뺏기 경쟁은 없을 것이지만, (좁은 의미의 경쟁)
상대방 보다 서비스수준이 낮으면 자기가 불리해지기 때문에
SR과 코레일간에 서비스 수준 경쟁 (넓은 의미의 경쟁)은 시작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경쟁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통일된 기준으로 논의가 진행되면 좋을텐데
사람마다 경쟁의 범위와 기준을 다르게 이야기 하고 있어서,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는 것이 아쉬운 마음에
조금 정리해보았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레일로드맨 작성시간 16.12.06 명박이 정권때 완전 민영화 시킬려다 좌절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와 아울러 SR도 민영화 시킬려다 국민저항에 부딪혀 어정쩡한 회사가 되어버린 SR입니다...알짜 고속선만 운영하므로 코레일 입장에선 아쉬울 수 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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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까]* 작성시간 16.11.20 그렇다고 코레일이 '경쟁'에 대응하고자 경부-호남선의 새마을호, 무궁화호 운행을 대폭 감축하겠다- 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임율을 손보겠다- 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맘에 안 드는 한 놈을 족쇄 채운 다음 손 발 다 묶어놓고, 쌩쌩한 애랑 경쟁해-! 라는 식이니 저는 삐딱하게 볼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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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한우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11.20 개인적으로는 국내 항공이 대형 2개사와 다수의 LCC로 구성된 것처럼, 코레일에서 적자노선을 빼내서, 철도도 고속철도 2개사와 다수의 작은 사업자들로 재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국토부도 이같은 것을 구상중이구요
국토부, 코레일에 적자노선 운영권 반납 통보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7/25/0200000000AKR201207250527000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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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station™ 작성시간 16.11.22 이용객입장에서 환승승차권, 포인트 혜택등은 어떻게 되는 건가싶습니다. 만약 같은 회사였더라면 환승승차권을 통해 보다 많은 열차편을 잉용했을 것이고, 포인트도 통합이니 쌓기도 쉬웠을테고요. 예약도 다른 홈페이지, 별도 어플 같아 아쉽습니다.
타 기업에의 이익배당분이 아마 이렇게 할인 또는 포인트, 그리고 사업비 상환등에 쓸 수 있었을 것같것같아서요. 아쉬운 부분도 있네요. -
답댓글 작성자한우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11.22 맞습니다. 그런부분은 회사를 나눠서 더 나빠지는 부분이지요. 나눠서 좋은 점과 나눠서 나쁜 점에 대해 사전에 일반인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고, 결정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던게 아쉽습니다. 국토부의 정책시행과정이 너무 거칠었다고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