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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KTX vs 신칸센. 해묵은 논쟁의 잘못된 부분?

작성자Techno_H|작성시간06.03.30|조회수1,939 목록 댓글 35

주의 : 완전한 지식으로 쓴 글이 아니므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지도편달을 바랍니다. ^^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전후하여 한때 인터넷에서 KTX 와 신칸센을 비교하면서, 신칸센이 도입되었으면 국내 실정에 더 맞았을 것이라든지 하는 해묵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 모레면 벌써 그 개통도 2주년 째가 되는데요. 그때 이야기되었던 건들 중에 잘못된 것이 좀 있는 것 같아 한번 되새겨보는 의미로 적어 봅니다. ^^

 

 

 

1. KTX의 기동가속도는 0.8km/h/s 로 신칸센 0계 (1.0km/h/s) 보다 느리다?

 

특히 일본 쪽 사이트에서는 KTX의 기동가속도가 0.81km/h/s 또는 0.77km/h/s 이라고 많이들 이야기가 됩니다. 일부는 신칸센 0계보다도 늦다며 조롱의 대상이 됩니다만. 아무래도 이것은 '기동가속도' 에 대한 정의를 잘못 이해한 데서 온 잘못된 정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철도차량은 고속이 될수록 주행저항이 커지는 특성 때문에 등가속도 운동을 하지 못하고, 일정 속도 이상에서 가속도가 점차로 떨어져, 임계속도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가속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요컨대 가속도는 시시 각각으로 변화 (감소) 하며, 그 중 기동가속도라고 하는 것은 열차 기동(정지상태에서 출발) 초기의 가속도를 말하는 것으로 일단 보여집니다.

 

그런데 0.81이라는 수치는, 속도변화량 (300)을 0->300km/h 까지 가속에 소요되는 전체시간 (365초) 으로 단순히 나눈 수치에 불과 합니다. 이는 평균가속도이지 기동가속도가 아닙니다.

 

KTX는 0->100km/h 가속에 62초가 소요되며. 초기기동력이 이 때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면 100/62 = 1.6km/h/s 의 기동가속도를 KTX가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700계 전차가 초기기동력이 100km/h 까지 유지할 수 있으므로, 억지스런 가정은 아니겠지요? ^^)

 

 

 

2. 동력분산식의 가감속 성능은 KTX에 비하여 월등히 우수?

 

경부고속전철 차종선정 당시 참여했던 300계의 기동가속도가 1.6km/h/s 로. 기동가속도만 놓고 보면 '동력분산식' 인 300계에 전혀 뒤쳐지지 않습니다. 500계, 700계와 같은 신형 신칸센이 2.0km/h/s 인 것과 비교해도 0.4정도 부족한 것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지하철이 아닌 이상 '기동가속도' 의 大小 자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500계와 700계는 기동가속도가 2.0km/h/s 로 서로 똑같습니다만. 전체적인 가속성능은 당연히 500계 쪽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그것은 700계가 기동가속도를 100km/h 전후까지밖에 유지하지 못하는 데 반하여, 500계는 180km/h 전후까지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즉, 가감속 성능의 비교는 '최고속도에의 도달시간'을 기준으로 하여야 정확한 수치비교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고속차량스펙에서 기동가속도를 잘 언급하지 않는 우리나라 쪽이 제대로 된 분석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속도특성 등을 통해 신칸센 700계 전차가 최고속도인 285km/h 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5분' 전후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프 참고) . KTX가 300km/h 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분' 전후로. 1분 정도 차이이며, 15km/h 라는 차이를 감안하면 실제 그리 큰 차이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대개 최고속도 언저리에서의 가속여력이 0.2~0.5km/h/s 라고 하니까. 285km/h 도달에는 KTX가 700계에 비해 20~30초 정도밖에 늦지 않는다는 계산입니다.

 

일반적인 분위기가, 동력분산식 쪽이 집중식에 비해 마치 "마법처럼" 가속성능이 향상된다. 라는 것처럼 읽혀지는데. 일단 계산해놓고 보니. 5분이나 5분 30초나...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 ^^

 

(700계를 비교대상으로 한 것은. 일단 데이터쉬트가 700계 쪽밖에 없기 때문이지만. 총출력 13200kW로, 13500kW인 KTX와 비슷하고, 또한 가장 최신형의 차량이기 때문에 비교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500계는 총출력이 18240kW나 되는데, 출력면으로만 따지면 KTX에 동력차와 동력객차를 각각 하나씩 더 얹은 꼴입니다. ^^)

 

 

 

 

요컨대, 실상은 KTX가 1.6km/h/s 의 기동가속도를 갖고, 가속성능도 그리 크게 뒤쳐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기동가속도'에 대한 개념의 부재로 잘못 계산된 0.8km/h/s 란 잘못된 수치가 널리 퍼져. KTX에 대한 인식을 전반적으로 깎아내려버리지 않았었던가 싶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나 할까요? -_- 정말로 잘못된 것이 맞다면 앞으로라도 바로잡아야 하겠습니다. ^^

 

 

 

 

ps > 그러고 보면 G7-KHST 이놈이 사실은 엄청난 놈을 목표로 개발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뉴얼상에는 300km/h 까지 가속에 2분 8초가 소요된다고 되어 있는데, 5분 걸리는 700계보다 외려 3분 이상 빠른 셈이군요. -_- 임계속도를 387km/h 로 올린 만큼 가속 관련 성능도 전반적으로 shift-up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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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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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수행관광열차 작성시간 06.04.04 다만 재미있는 건 KTX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기존선 연계인데, 신칸센 차량의 규격이 커서 그렇지 최고속도 제한이 있고 역간 거리가 짧을 경우 KTX가 오히려 다소간 불리한 점은 여전히 상존한다는 느낌입니다.
  • 작성자C-3PO 작성시간 06.04.04 결국 운동성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중량대비 출력입니다. 만약... KTX 차체를 스틸이 아니라 알루미늄 합금으로 가볍게 만들어 주면 상당한 괴물이 탄생할 겁니다. (이러면... G7 비슷하게 되는 건가요...?)
  • 작성자Dakku 작성시간 06.04.04 전문적인 지식들... 어질어질...@_@... 다들 머리 좋으신가봐...ㅠㅠ 왠지 초라해진다 흑흑...ㅠㅠ
  • 작성자Techno_H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4.04 사족이지만... G7이 알루미늄 차체를 사용하면서도 열차총중량은 KTX 보다 더 나가지요. 차체는 가벼워졌으나 전장품 (모터블록) 을 더 얹어서 그렇게 된듯. ^^
  • 작성자여수행관광열차 작성시간 06.04.04 섀시도 섀시지만 말씀하신 구동이나 전기 관련 기기의 무게도 장난이 아닙니다. (변압, 정류, 모터 등) 이거 가볍게 만들기 정말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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