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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강론

내 삶의 수호천사가 되었던 리나드 신부와 패트릭 형제!/성령강림 대축일 (나해 강론)

작성자simon|작성시간24.05.18|조회수37 목록 댓글 0

성령강림 대축일 (나해 강론)

 

내 삶의 수호천사가 되었던 리나드 신부와 패트릭 형제!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로 하느님의 성령이 사도들 머리 위에 내리신 것을 기념하고 교회가 이 성령 강림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을 경축하는 날이다. 이 대축일을 지내면서 저의 선교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제가 잠비아에 지난 2017년 9월 15일에 피데이 도눔 선교사로 가서 지내고 있을 때 제가 있는 은돌라에서 서북쪽으로 290 km(운전 4시간 25분 소요) 떨어진 곳에 사시는 어떤 한국분 김성만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분은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지만 제가 은돌라에서 선교사로 외롭게 생활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발견, 2018년 추석 때 저를 그곳으로 초청하였다. 저는 거기가 어딘 줄도 모르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 프란시스데일에서 같이 살고 있던 신학생 Leonard Musonda(리나드 무손다)와 함께 용기를 내어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오후 5시 넘어서 출발하였는데 은돌라 시내를 통과해서 운전으로 1시간 북쪽에 있는 키트웨(Kitwe)를 거쳐 밤중에 운전을 해서 가게 되었다. 리나드 신학생은 운전면허도 없고 나만 혼자 운전하게 되었는데 깜깜한 밤중에 두려움이 들었지만 옆에 그가 있어서 거의 밤 12시가 되어서 솔웨이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그런 모험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나의 수호천사였다. 그 이후 그는 나의 아들로서 2020년에 사제로 서품되어 잘 살고 있다. 그곳에 있을 때 휴가도 같이 갔었고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어려움을 나누고 있다. 고마울 뿐이다.

또 2020년에 서울대교구 미바(MIVA)로부터 선교 자동차를 받게 되어 서류 수속차 수도인 루사카(은돌라에서 남쪽으로 316.2km 떨어진 곳/5시간 41분 운전 소요)에 두 번씩이나 가게 되었는데 길이 멀기도 하지만 이곳 국세청을 찾아가고 자동차 인도 회사를 찾느라고 본당 신자인 패트릭 형제와 함께 가게 되었다. 나를 위해서 운전도 해주고 길을 잘 찾게 해주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지난 2021년 9월 1일로 만료된 노동허가증(Work Permit) 갱신을 위해서 6월 중순경에 한국 휴가 가기 전에 또 다시 도움을 받았다.

 

이런 모든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피데이 도눔 선교사로서 5년 2개월의 임기를 잘 마치고 지난 2022년 11월 12일에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들은 내 사제생활의 수호천사로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하느님의 성령이 내리는 성령 강림대축일에 성령의 역할이 무엇일까를 떠올리면서 선교사 생활을 통해서 겪었던 일을 헤아리게 된다. 사도들에게 내린 성령은 성모님과 더불어 깊은 기도에 잠겨 있었지만 어찌할 줄 모르던 사도들을 올바른 진리의 길로 인도하여 용감하고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힘과 위로자의 성령은 박해자들 앞에서 그들을 변호하는 역할을 하시는 분이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지 열흘 만에 보내주신 성령이 세찬 바람을 일으키면서 혀 같은 모양으로 불길처럼 각 사람 위에 내렸을 때, 사람들은 성령이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였고 이 말을 각각 자기네 말로 알아듣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는 하느님의 성령으로 일치되는 교회의 참모습을 드러내 주었다. 언어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여 성령으로 뜨거워진 사도들과 사람들은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체험은 겁에 질려 옹졸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용기로 가득 채워주었으며,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믿지 않던 사람들의 눈에는 성령을 받은 사도들과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술에 취한 사람들처럼 보였다고 사도행전은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도 베드로는 “유다인들과 모든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내 말을 귀담아들으십시오. 지금은 아침 아홉 시입니다.그러니 이 사람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듯이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은 요엘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대로 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마지막 날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리라. 그리하여 너희 아들딸들은 예언을 하고 너희 젊은이들은 환시를 너희 노인들은 꿈을 꾸리라.’ ”(행전 2,14~17) 하고 설교하였다.

 

사도 베드로의 이 설교를 듣고 세례를 받아 새로 신도가 된 사람은 삼 천 명이나 되었다. 성령의 놀라운 능력은 곧 우리 교회가 성령의 시대를 맞아 성령으로 새롭게 탄생되고 쇄신되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오늘의 요한복음 20,19-23은 성령으로 쇄신되어야 할 교회의 참모습을 주님과 제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제시한다. 평화의 인사, 사도들의 파견, 성령을 보내주심 그리고 이 성령을 통한 죄의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고 성령 안에서 이루어야 할 교회의 참된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사람의 몸을 취해 오신 그리스도의 강생 정신과도 일치한다. 그 정신은 하느님과 원수가 되어 살던 인류의 모든 죄를 없애시고 모든 이가 하느님 아버지의 용서와 사랑 안에서 한 몸을 이루어 구원을 성취하는 일이다. 이는 예수께서 세상을 단죄하고 죄인들을 내리치기 위하여 오신 것이 아니라, 꺼져가는 등불도 다시 살리려는 포용과 화해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오신 것임을 깨닫게 한다.

 

하느님은 우리들이 아무리 잘못한다 하더라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는 분이시며, 우리 모두가 당신의 사랑과 자비를 본받아 성령의 은총으로 서로 용서함으로써 화해의 기쁨 속에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오늘 제 2독서 코린토 1서(1 코린 12,3~7,12~13)의 말씀처럼 성령의 인도 없이는 “예수님은 주님이시다."(1코린 12,3)라고 고백할 수도 없고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하나가 될 수 없다.(1코린 12,13) 그러나 하느님의 성령을 받는 우리들이기에 부족함과 죄악이 많고 용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서로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서로를 주님 안에 한 형제자매로 받아들이고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이다.

주님이 주시는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분열과 혼란과 그릇됨 악령을 없애시고 우리를 당신의 사랑과 친교 안에서 하나로 묶어주신다. 즉 우리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 갈 길을 잘 알지 친절하게 우리를 이도하고 편안하게 목적지에 이르게 하신다.

 

우리 모두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맞아 편안한 마음으로 주님의 성령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참된 평화와 기쁨을 심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20,21)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복음 선교의 역군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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