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타이스의 명상곡

작성자simon|작성시간21.03.21|조회수114 목록 댓글 0

20시간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사순절을 보내며

사순절에 듣는 음악

프랑스의 노벨상 수상작가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 1844~1924)가 쓴 ‘타이스Thaïs’라는 소설이 있는데, 나중에 루이 갈레(Louis Gallet)가 각색하고 쥘 마스네(Jules Massenet 1842-1912)의 곡을 붙여 오페라로 만들어져 공연됩니다. ‘타이스’는 소설의 제목이자 여주인공의 이름인데, 주후 4세기 아프리카 알렉산드리아에 실존했던 인물이라고도 합니다.

이 오페라 중에 ‘타이스의 명상Meditation de Thaïs’이라는 곡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스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나 도시로 팔려간 소녀였는데, 춤과 예술과 사랑을 익혀 수많은 관객을 열광하게 했던 그 시절의 인기있는 아이돌 연예인이었습니다. 빼어난 미모로 알렉산드리아의 비너스로 불리기도 했고, 시민들은 그녀를 신으로 떠받들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린 시절 노예 할아버지를 통해 예수님을 알게 되어 세례를 받았던 소녀였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거울 앞에 섰을 때 그 거울이 말합니다.

“타이스! 너의 젊음도 시들고 너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내던 사람들도 또 다른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면 그곳으로 가겠지... 타이스야! 너도 잊혀지고 너에게도 세월이 간다! 그리고 이 땅의 너는... 결국은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다.” (거울의 노래)

타이스에게 고민이 시작되던 그때 수도사 아타나엘이 나타납니다. 아타나엘의 설교를 들은 타이스는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 깨닫게 되고 이제는 그런 생활을 버리고 자신도 수도사(수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타이스를 다시 신앙으로 이끌었던 아타나엘이었습니다. 그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수도생활, 신앙생활, 교회생활을 오래하던 아타나엘은 타이스를 만나면서 인간적인 사랑에 빠집니다. 신앙생활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고, 차라리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하다가 일생을 마치고 싶어졌습니다. 아타나엘은 수도생활을 포기하려고 마음먹고 자기가 신앙으로 인도한 타이스에게 함께 인간적인 사랑을 나누며 살자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타이스는 고민 끝에 이제는 믿음의 생을 살고 싶었고 수도원으로 가고 싶어했습니다.

2막에 나오는 ‘타이스의 명상곡(Meditation de Thaïs)’은 타이스가 아타나엘의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믿음의 생애를 살지 두고 고민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결국 아타나엘은 에집트 광야 수도원으로 가기로 결심한 타이스에게 광야의 길을 바래다주기 위해 동행합니다. 발이 찢어져 피가 터지는 사막을 함께 걸으며 타이스는 “하느님의 집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었나요?” 라고 묻고, 아타나엘은 “이제라도 돌아갈 수 있어요”라고 말하지만 무서운 고통에도 불구하고 타이스의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때 아타나엘은 고민합니다. 내 믿음이 진짜였던가, 타이스의 믿음이 진짜인 것인가? 과연 나는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이해하고 있었던가?

오페라 마지막에 타이스는 병으로 죽을 때 아타나엘은 그 수도원을 황급히 찾아갑니다. 타이스가 말합니다.

“은총이 병든 나의 육체를 얼르며 잠들게 해 줘요! 하나님께서 지금 나를 품으셔요!”

그러면서 죽어갑니다.

십자가를 끌어안고 엎드린 수도사 아타나엘, 그리고 쓰러진 타이스에게 당신은 “산타santa! 거룩한 타이스!”라고 외치는 아타나엘의 부르짖음!

그 아타나엘과 타이스 각자의 고민과 기도와 부르짖음이 터져나옵니다. 타이스는 예수님을 영혼 깊은 곳에서 만나고 이해하고 깨닫고 붙잡았고 위로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도생활도 오래하고 신앙생활, 교회생활을 오래한 아타나엘은 오히려 깨닫지 못하고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타나엘은 목이 메어 울부짖습니다! “오! 하나님! 긍휼을 베풀어주소서!”

‘타이스의 명상’은 오페라에서 타이스가 수도사 아타나엘의 구애를 받고 깊이 고민하며 기도할 때 나오는 음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타이스의 죽음 장면에서 다시 연주됩니다.

타이스의 명상곡을 들을 때 종종 생각이 듭니다.

혹시 우리의 신앙생활도 아타나엘의 모습은 아닌가 두려워집니다.

신앙을 말하지만 마음은 세상으로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두려워집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너무 쉽게 믿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요?

예수님을 너무 적당히 부담 없이 믿으려는 것은 아닌가요?

인생이란 누구나 반드시 언젠가는 돌아가는 것, 그렇다면 오늘 우리를 얽매는 욕심, 집착을 버릴 일입니다.

이 사순절 우리의 신앙이 타이스의 명상만큼 진실해지기를 원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