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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팔다'는 '쌀을 사다'라고?

작성자김지연|작성시간07.03.18|조회수10,072 목록 댓글 3

(오늘 학생회 바생보충수업 듣고 집에 들어와, 평소처럼 네이버뉴스를 읽던 중에..

클릭타기하여 우연히 보게 된 지식in의 문답입니다.)

 

 

 

 

Q : 왜 쌀은 산다고 하지 않고 판다고 한답니까? (armadadk님)

 

A : 한 민속학자가 풀이하길, 우리 한국인들은 돌아가신 조상들의 영혼이 늘 우리의 가정과 자손들을 돌보아주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쌀은 우리민족에게 있어서는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였기 때문에, 집안에 쌀이 떨어졌다는 말을 꺼내면 집안을 돌보아주는 조상들의 영혼이 화를 낸다고 믿었죠.

이러한 이유로 집안에 쌀이 떨어져서 쌀을 사러 가야 할 상황에서도 쌀을 사러 간다는 말을 하지 않고 쌀이 남아서 팔러 간다는 표현을 쓰도록 했답니다. 과거에는 쌀을 판다는 것은 쌀이 먹고 살만큼 있고도 남아서 팔 수 있는 집안들에게만 가능했기에 쌀을 산다는 말대신 판다는 말을 하면 집안의 조상들이 그 말을 듣고 기뻐하신다고 믿었다는 말이죠.

그리고 농경사회였던 우리의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 쌀을 팔 수 있는 계층은 양반 같은 가진 집안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들어 상업이 활발해졌지만 상인을 천시하는 풍조가 만연했습니다. 그래서 양반네들이 뭘 판다고 하면 상스러운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므로, '쌀로 돈을 산다'고 하여 '쌀을 산다'고 하였고, 그 반대로 쌀을 살 때는 '쌀을 팔아 온다'고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쌀을 판다'의 표현은 광범위하게 쓰여서 특정지역에서만 쓰이는 표현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제기가 들어와 덧붙입니다.

ㅡ. '쌀'은 "사다", "팔다"와 같은 말과 합성되어 오늘날과 다른 상행위의 모습을 보여 여 줍니다. 즉, "쌀사다", "쌀팔다"가 그것입니다. "쌀사다"는 오늘날의 상행위처럼 돈을 주고 쌀을 바꾸어 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쌀을 처분하고 돈으로 바꾸어 오는 것을 뜻합니다.

"사다"는 이렇게 "가진 것을 팔아 돈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곡식을 팔아 돈을 산다"는 표현도 이러한 것이죠. "쌀팔다"는 이와 반대로 돈을 주고 쌀을 사 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흔히 쓰이는 현대적 용례와 정반대이죠. "팔다"는 "메주를 쑤려고 콩을 팔아오다"와 같이 "돈을 주고 곡식을 사다"란 의미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ㅡ. 쌀이나 깨같은 곡식을 사오는 행위를 '판다'라고 합니다. 반대로 곡식을 처분할 때는 산다라고 하지 않고, 쌀을 '낸다'라고 표현합니다.

ㅡ. 우리 나라는 대표적인 농경 사회였습니다. 농사를 지어서 나오는 쌀로 밥을 해먹고 한 해 한 해 살았습니다..
그러니 원래는 쌀을 팔 일도 없었고, 쌀을 살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선후기와 일제시대에 외래 문물이 들어오면서 종전의 물물교환으로만 사용되어지던 쌀이
많은 부피로 인해서 가치의 척도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서 시골 어르신들은 다른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것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쌀 팔아서 돈 사온다'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돈을 살 수 있는 수단인 쌀은 언제나 파는 물건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오랜 농경 사회였기 때문에 쌀을 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시대였던 것이죠.

그러다 시대가 많이 변해서 쌀을 사러 갈 때도 쌀은 의레 '팔러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국어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문법이나 어원에 대한 이해역시 턱 없이 부족한 시대인지라
그냥 오래 전부터 쌀을 팔러간다는 말은 관용적으로 쌀을 사러 갈 때도 불리어지게 된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모두 국어를 배웁니다. 그리고 어원에 대해서도 누구보다도 공부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관용적으로 그냥 사용하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하물며 그 옛날이야 말할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간단하게 아직 관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들을 몇가지만 짚어 보면, 대표적으로 '기차'가 있습니다.
더 이상 증기로 움직이지 않지만 아직도 우리는 '증기차'라는 뜻의 기차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전앞'이라는 단어도 원래는 '역전'이라는 단어 안에 '역앞'이라는 뜻이 있지만 다시 '앞'이라는 관용적인
표현을 붙여서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수 없이 많은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하는 단어보다는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더 많이 있다는것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의견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yick님)

 

-그 외의 의견들 -

 

ccamry2001님 : 그 말은 경상도 사투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jiho58 님 : 양반의 체면때문입니다. 꼭 양반 뿐이 아니더라도... 일종의 체면 유지죠^^

                 저도 어렸을때 무척 궁금했었거든요
                 어떤 사람이 쌀을 사러 길을 가는데 누군가 묻습니다.

                 -어디가는가?
                 그럼 쌀을 사러 간다고 하면 자기네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므로

                  (예전에는 농경 사회니까) 쌀을 팔러 간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나는 쌀을 팔 정도로 쌀이 많은 부자다...
                  뭐 이런 의미였겠죠
                  이것이 계속 이어져 오는 거고...

 

e030님  : 충청도에서도 그럽니다.따라서 위에서 이야기한것 처럼 경상도 사투리는 아닙니다.

 

jeondwh님 : 쌀에만 해당 되는 동사가 아니라 곡식 일반에 쓰입니다.

                    양반 체면 때문이라는 주장은 틀립니다.

                    쌀 말고도 사고 파는 물건들은 많은데 위의 주장이 맞다면 모든 물건에 적용이 되어야지요.

                    쌀 팔아 돈 사오기 때문에 쌀 산다고 하는 주장도 틀립니다.

                    만약 맞다면 쌀 산다고 할 게 아니라 돈 산다고 해야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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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서도 팔아 온 쌀'      -부산 여명중학교 홈의 관리자님께서 2004년 4월9일에 올리셨던 글입니다.-

 

돈을 받고 물건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물건을 받으면서도 '팔다'를 쓰는 말이 있다. '쌀팔다'란 말이 그것이다.
  그 이유를 밝힌(?) 두 글을 모아 본다.
  '사다'와 '팔다'가 구별없이 쓰이는 것은 화폐 제도가 생겨나기 전, 곧 물건을 물건을 바꾸어서 살아 갈 때의 말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물건과 물건을 바꾸니까 사는 것이고 파는 것이고 다를 수가 없다. 이는 어느 문학가의 글이다.
  쌀을 사러가면서도 팔러간다고 하는 말은 다분히 사회학적인 의의를 가진다. 사회적인 지체 때문에 아침을 굶고도 굶었다 할 수 없는 것이 군자의 도리란 윤리관에서, 실은 쌀을 사러가면서도 팔러간다고 한 데서 온 표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저널리스트의 글이다.
  그러나 이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의견들이다.
  '쌀사다'가 '쌀팔다'로 도착(倒錯) 사용되는 현상은 17세기부터 있는 현상이다. 우리는 옛날에 또 다른 뜻을 가졌던 말을 오늘날의 뜻으로만 풀이함으로써 그 본뜻을 잘못 알 때가 더러들 있다. 이에서 우리는 옛 문헌에 쓰인 '팔다'의 뜻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팔다'가 오늘날에는 '돈을 받고 그것을 남의 것으로 만들다(물건을 팔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옛 문헌들엔 오늘의 '팔다'의 뜻만이 아닌 '흥정하다'란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곧,『역어유해(譯語類解)』(1690)란 책에 보이는 '쌀팔아들이다'나 '쌀내어팔다'란 말은 '쌀을 흥정해 가져오다', '쌀을 내어다가 흥정하다'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이처럼 옛 문헌에도 '쌀을 사들이다.'라는 쓰지 않고 '쌀을 팔아들이다.'로 쓰고 있는데, 여기서 '쌀팔아오다'가 하나의 숙어로 굳어져 마침내는 '사다'의 대신으로 '팔다'가 쓰이게 된 것이다. '쌀사다'가 '쌀팔다'로 쓰이게 된 연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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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쌀-사다
〔-사, -사니〕「동」쌀을 팔아 돈으로 바꾸다. ¶이번 장날에 쌀사야 설빔이라도 마련하지.§
「반」쌀팔다. [<사다<훈몽>←+사-]

쌀-팔다
〔-팔아, -파니, -파오〕「동」쌀을 돈 주고 사다. ¶쌀팔아 오다/쌀팔러 가다/쌀팔 돈으로 술을 마시다.§
「반」쌀사다. [<다<훈몽>←+­]

 

사다
〔사, 사니〕「동」&「1」【…에서/에게서 …을】('…에게서' 대신에 '…에게'가 쓰이기도 한다) 값을 치르고 어떤 물건이나 권리를 자기 것으로 만들다. ¶문구점에서 학용품을 사다/중고 시장에서 자가용을 사다/친구한테서 싼값으로 책을 샀다./약방에서 붕대를 사다가 상처 난 곳에 감았다./꼬마는 친구에게 돈 오백 원을 주고 구슬 다섯 개를 샀다. §&「2」【…을】 「1」가진 것을 팔아 돈으로 바꾸다. ¶어머니는 시장에 나가 쌀을 팔아 돈을 샀다. §「2」(주로 '사서' 꼴로 쓰여) 안 해도 좋을 일을 일부러 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 않느냐? §「3」다른 사람의 태도나 어떤 일의 가치를 인정하다. ¶공로를 높이 사다/나는 그 친구의 성실함을 높이 산다./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그의 작품을 높이 사고 싶다. §「4」대가를 치르고 사람을 부리다. ¶짐꾼을 사서 이삿짐을 날랐다./일꾼이라도 사서 오늘 안으로 일을 마쳐야 한다. §&「3」【…에게서 …을】('…에게서' 대신에 '…에게'나 '…으로부터'가 쓰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게 하다. ¶남한테서 의심을 만한 일은 하지 마라./그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그녀는 별의별 노력을 다 했다./새로 부임한 사또는 폭정으로 백성들로부터 원한을 샀다. §&「4」【…에게 …을】 음식 따위를 함께 먹기 위하여 값을 치르다. ¶친구에게 저녁을 사다/오늘 일이 잘되면 저녁에 내가 한잔 사지. §
「반」&<1>팔다&〔1〕〔1〕. [사다<석상>]


 

팔다
〔팔아, 파니, 파오〕「동」&「1」【…에/에게 …을】 「1」값을 받고 물건이나 권리 따위를 남에게 넘기거나 노력 따위를 제공하다. ¶학생들에게 책을 팔다/정부에 땅을 팔다/그는 사람들에게 재주를 팔아서 먹고 산다.§ 「2」(주로 '몸'과 함께 쓰여) 여자가 돈을 받고 육체관계를 맺다. ¶팔 것이 없는 젊은 여인들은 이국 병정에게 몸도 팔았다.≪홍성원, 육이오≫§ 「3」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돈을 받고 윤락가나 윤락업을 하는 사람에게 넘기다. 또는 사람을 돈을 받고 물건처럼 거래하다. ¶미성년자를 윤락 업소에 파렴치한이 체포되었다.§ 「4」('눈', '정신' 따위와 함께 쓰여) 주의를 집중하여야 할 곳에 두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돌리다. ¶너는 도대체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었니?§ &「2」【…을】「1」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무엇을 끌어다가 핑계를 대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아버지의 이름을 팔아서 해결할 생각은 전혀 없다.§ 「2」옳지 아니한 이득을 얻으려고 양심이나 지조 따위를 저버리다. ¶나라를 팔아 먹은 매국노/양심을 팔다/지조를 팔다.§ &「3」【…에서/에게서 …을】돈을 주고 곡식을 사다. ¶아버지는 늘 다니는 가게에서 쌀을 팔아 오셨다./친구에게서 싸게 쌀을 팔아 오는 덕분에 근근이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반」&<1><1>사다&〔1〕. [<다<석상>]

 

 

 '아버지는 늘 다니는 가게에서 쌀을 팔아오셨다.'

 '아버지는 늘 다니는 가게에서 쌀팔아오셨다.'

 (말이 좀 이상하군요.'늘'과 운도 안맞고; 쌀팔아오시곤 했다-라든가; )

 

'어머니는 시장에 나가 쌀을 팔아 돈을 샀다.'

 '어머니는 시장에 나가 쌀팔아 돈을 샀다.' (...의미의 중첩이 아닌가요?) 

 

그럼 '쌀사다', '쌀팔다'라는 동사(단어1개지만)는 조사가 생략된 형태의 관용어구인겁니까?

('쌀을 팔다'라고 하면 뜻이 반대로 해석될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  은근히 복잡하네요. 일단 접어두고 밥먹으러 가겠습니다.. ~.~;          
(글을 올리고보니 묻고 답하기란에 더 적합한 내용이라 판단되어 얼른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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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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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우진 작성시간 07.03.18 정말 복잡한 문제네요. 관용어구, 우선 어구란 말은 두 단어 이상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긁어 오신 대로 쌀팔다 쌀사다는 한 단어(합성어)입니다. 그러니까 관용어구란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관용어구가 한 단어가 됐다 정도로 말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쌀팔아 돈을 샀다'는 틀린 표현 같습니다. '쌀팔다'가 '쌀을 돈 주고 사다'란 뜻이니 '돈 주고 쌀팔았다'가 의미 중복이 되겠네요.
  • 작성자박우진 작성시간 07.03.18 '쌀을 팔다'가 '쌀팔다'와 반대로 해석될 여지 있습니다. 문맥에서 이해해야 하겠죠. 쌀집 주인이 '이제 쌀 다 팔았으니 들어가자.'하면 '돈을 주고 곡식을 사다'가 아닌 '돈을 받고 곡식을 팔다'로 받아들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팔다 앞에 곡식이 있으면 '돈을 주고 그 곡식을 사다'란 의미로 쓰인다는 의식이 조금 약해져서 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도 잘못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답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질문 기대합니다.^^
  • 작성자박우진 작성시간 07.03.18 참, 명사+용언 형식의 합성어들은 조사가 끼어들어 분리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이 합성어의 경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지요. 맛있다/맛이 있다, 힘쓰다/힘을 쓰다, 눈부시다/눈이 부시다, 특히 접사로 처리하는 -하다'류도 있지요. 공부하다/공부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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