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이명박 - 소주한잔

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2.10.26|조회수1,990 목록 댓글 1

원제 : 문재인 - 선거전략에서 안철수에 밀린다 (소주한잔 / moveon21 / 2012년 10월 26일)

(http://moveon21.com/?document_srl=1950962)

 

 

정치달인님이 안철수 잘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안철수는 정치가 게임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지금 정치를 게임처럼 가장 잘 즐기고 있는 사람이 안철수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는 지금 정말 잘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의 주도권을 아마 이태규가 잡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지금 안철수 캠프를 보면 이태규를 이길 사람이 없다. 자기들 분야에서는 나름 전문가지만 정치에 대해서는 아마추어들이 모여 있고 송호창이 역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나름 박선숙이 있지만 이태규에 비하면 세수 정도 아래다.

 

이태규가 누구냐. 윤여준의 보좌관을 거쳐 지난 대선 정두언 밑에서 실제 이명박을 대통령 만드는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다. 다시말해 선거에 관해서는 최고의 책사중에 하나다.

 

지금 안철수를 움직이는 게 바로 이태규다. 후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 시키고 선거판의 핵심은 좋은 정책이 아니라 욕을 먹어도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너무나 확실히 실천하고 있다.

 

이태규의 선거전략이 통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이명박과 안철수의 이미지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현대신화와 청계천이 이명박이 가진 최고의 이미지이듯이 안철수도 기존 정치권에 지친 일반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이미지가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하게 하고 있다. 좀 더 잘 살고 싶은 심리를 파고든 이명박과 삶 자체가 피곤한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든 안철수가 가진 바로 이미지 정치인의 판박이라는 것이다.

 

이런 후보들에게 전문성은 독이다. 무조건 이미지로 가야 한다. 실제 안철수의 정치개혁 공약은 정치를 조금만 고민해 본 사람에겐 황당한 공약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에겐 일단 카타르시스를 준다. 기득권에게 욕을 먹는 아픔을 가진 후보. 안철수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더군다나 모든 질문에 '국민'을 집어 넣는다. 굉장한 동질감을 만든다.

 

안타깝게도 안철수 캠프의 나름 전문가들은 이를 제지할 능력이 없다. 안철수도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아니 나름 경제인 출신인 안철수에게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선거 전문가 이태규가 너무나 소중할 것이다.

 

사실 정치개혁에 대한 논쟁은 문재인 후보의 공약으로 시작이 되었어야 한다. 그런데 안철수의 황당한 공약에 완전 묻혀 버렸다. 우리는 안다. 아무리 아마추어라도 안철수 캠프의 전문가들이 이 공약을 보고 조용히 있을 사람들은 아니다. 그런데 왜 나왔을까. 제대로 된 논쟁에는 안철수가 버틸수 없다. 차라리 아싸리 판으로 만드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다.

 

실제 정치개혁에 대한 제대로된 토론이나 논쟁이 없다. 바로 이명박의 747공약에 대해 제대로된 토론이나 논쟁이 없었듯이 똑같이 흘러가고 있다.

  

이는 선거전략적 면에서 분명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안철수 캠프가 집중하고 있는 건 박근혜가 아닌 문재인이다.

 

이대로라면 우린 이명박을 능가하는 변종괴물을 만날수도 있다. 지금이야 설마하는 마음과 야권단일후보 문제로 참고 있으니 잘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한 분위기가 보인다.

 

이를 극복하려면 문재인 캠프의 확실한 결단이 필요하다. 단일화를 위한 모든 과정에 대한 시기를 정해 놓고 안철수가 계속 거부를 한다면 책임을 확실히 묻고 3자대결의 구도를 각오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에게 더 이상 끌려가서는 안된다. 차라리 안철수를 완전 배제한 박근혜와의 구도를 만드는 게 훨씬 이익이다.

 

지금 안철수는 자신의 눈치를 보는 문재인을 즐기고 있다. 안철수는 이명박보다 더 변종괴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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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

2012.10.26 20:58:34

 

안철수 비판 진영에서는 사회과학적으로 안철수 주장의 모순과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안철수 진영은 철저하게 지지층 관리(경영학+선거공학)적 측면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러니 동문서답만 주고받는 형국입니다.


안철수의 정치개혁 제안에 대한 진보 정치학자들의 비판에 대해 안철수가 다시 "국민 열망에 귀 기울이는 게 포퓰리즘인가"라고 역공하는 것도 우리가 보기에는 순 어거지지만, 그게 정치 자체를 혐오하는 무당파층에게는 먹힌다는 것까지 계산한 거로 봐야 합니다. 이게 안철수가 무당파 지지층을 관리하는 방식이구요.


안철수 지지층의 다른 한 축인 호남표(실은 안철수 지지층의 반 이상을 차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호남인들의 정서적 소외감에 동정적 시선을 보냄으로써 자신의 표 기반, 지역 기반으로 삼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이네요.


이거 철저하게 미국식 캠프 운용 방식입니다. 사회과학적으로 말이 되건 말건 자신의 주 지지층 (main constituents)의 정서와 성향에 밀착 호소하여 지지층 표를 확보,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사회과학적, 정치적 논쟁이 통하지 않는 방식으로, 철저히 게임 운용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소주한잔

2012.10.26 21:09:21

 

지금 안철수의 모든 전략은 대선이 아니라 야권단일 후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진심으로 아파보지 못한 사람, 한번도 실패를 하지 않은 사람 특유의 불소통으로 똘똘 뭉친 사람입니다...이왕 붙은 싸움은 지지 않는다. 이미 안철수는 지지않는 승부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초기에 정권교체가 생각의 주를 이뤘는지 몰라도 지금은 그냥 게임에서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주를 차지하고 있죠.

 

땡순이

2012.10.26 21:14:17

 

딱입니다! 이 녀석이 쥐박이 벤치마킹을 철저히 했더라구요. 문재인의 사지와 입은 단일화란 줄에 완전히 포박돼서 옴쭉달싹도 못하구요. 산수갑산행의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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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26 안철수의 선거전략을 가만히 살펴보면 무브온의 소주한잔님이나 정치달인님께서 경고하시는 대로 '의외의' 선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세로 1등으로 치고 올라갈 수는 없지만 최소한 고춧가루는 거침없이 뿌릴 만한 나들목은 확실히 선점한 느낌..

    여튼..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안철수의 선거방식이 이명박 스타일과 같다는 것.. 그리고 또 한가지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바대로 안철수는 '미국식 스타일'을 어지간히도 사랑한다는 것.. 아무리 봐도 사전에 그를 주저 앉히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너무도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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