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미생각] 진주의료원 사태, 희망버스의 교훈을 무시하는 진보의 현주소

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3.04.25|조회수121 목록 댓글 2

안녕하세요? 고미생각입니다. ^^;;



사실 진주의료원 사태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좀 더 차분하고 정교하게 정보와 뉴스를 찾아보면서 하나씩 따져가야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기본적으로 아무런 배경지식도 선입견도 없는 상태에서 사건에서 풍기는 인상 딱 하나만 놓고 얘기해보자.

 

물론 이게 자랑일 수 없다. 옳은 접근법도 아니다. 인정한다! 하지만 일부러 이렇게 하는 이유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진주의료원 사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 오해가 없길 바란다.

 

결론은 간단하다. 세긴에서 말하는 것처럼 언론이 문제가 아니다. 도가니 사건, 골든타임, 추적자 드라마가 언론의 이슈가 되어도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었던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슈가 되었다는 사실만 부각되었을 뿐 나머지는 흐지부지되었다.

 

그러니 언론이 이 문제를 다루었다고해서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무척 순진한 발상이다. 게다가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언론 탓만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긴가?

 

나는 진주의료원 사태가 비단 진주의료원 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 멀리 김대호 소장님이 크게 좌절하며 고민했던 대우자동차 문제에서 부터 시작해서 쌍차와 강정 등에서 계속 일어났던 모든 제반 문제들과 결국은 맥락이 같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본다.

 

딱 잘라서 말하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당위성과 신파극에만 호소하는 교조주의, 근본주의가 대한민국 입진보들의 가장 큰 문제다. 이는 여전히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고질병이다

 

이게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여전히 노동과 자본을 대립시키고 제3의 길을 변절과 배신이라고 소리높이 외치며, 대중을 현혹하기 위해 자신의 평소 입장과 배치되는 자를 메시아로 열렬히 환영하는 짓거리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한.. 진보에게는 미래가 없다. 진주의료원 사태 역시 진보의 한계가 여전히 반복되고 답습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병원이라 얘기가 다르다고? 병원이 손을 놓아버려서 살릴 수도 있었던 생명이 어처구니 없이 죽었다고? 그런데 이 말이 비단 진주의료원 사태에만 해당되는 얘기였나? 그렇지 않다!

 

저 멀리 대우차든 쌍차든 용산이든 강정이든.. 그 어떤 사례에서든 결국 극한 대립은 유혈 사태로 번져왔다. 그 사태 역시도 살릴 수도 있었던 생명을 어처구니 없이 잃은 사례에 속한단 말이다. 이미 지나버린 일이라 기억조차 나지 않는건가?

 

보라! 그들의 교조주의와 근본주의가 문제의 해결책이었다면 이런 사태가 계속 되풀이될 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문제는 여전히 반복하는가? 나는 이것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개인주의에 매몰된 기득권층은 책임을 개개인에게 전가시킨다. 이건 분명 사실이며 문제가 있다. 헌데 이에 반발한다는 진보들은 억하심정을 부추겨 기득권층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만을 키운다. 이런 식의 극한 대립이 반복되면 과연 남는 게 무엇일까?

 

게다가 지금처럼 각자도생이 생존의 조건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진보가 강조하는 <당위성 교조주의><연대의 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나? 지금처럼 계속해서 노동만을 신성시하는 풍조를 고수하면, 노동의 바깥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결국 자신을 보호해주지도 않는 세력에게 표를 주는 <계급배반>은 어떻게 해결할텐가?

 

진주의료원 사태가 별 이슈가 되지 못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결코 여론 만의 문제도 아니요, 기득권 층의 무한한 탐욕의 문제만으로 치부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결국 공동체의 연대가 왜 결속력을 갖지 못하는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며, 현상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성찰이 필요한 문제다.

 

결국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보수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면 해답은 진보측이 내어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립의 관성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진보의 길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한.. 이런 사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기에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도발적이고 싸가지없는 문제제기가 불편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분들께서 하시는 말씀 중에 가장 핵심적인 반발은 바로 이 점일 것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문제의 해결 원흉이 그렇다면 진보란 말이냐? 진보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투로 말하는 이유와 근거를 전혀 납득할 수 없다. 기득권, 보수에게는 한마디로 못하면서 진보의 잘못만 디립다 조져대는 당신은 진보에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나?"

 

표면적인 내 주장을 짚어보자면 이분들의 반발이 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게 그렇게 이상하거나 사리에 맞지 않는 반응은 아니다. 충분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까지 거칠게 서술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수구 기득권 층은 자신이 바뀌어야 할 이유와 근거를 납득하지 못한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개인주의>라는 <전가의 보도>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이것을 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유효하게 빠져나간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이슈를 제기하고 공감을 얻고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몫은 진보에게 남겨질 수밖에 없다. 수구 기득권 보수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면 남는 쪽은 하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데 이들의 시각이 여전히 편협함을 고수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진단이다. 공동체의 연대를 통해 기득권의 잘못과 한계를 교정하도록 강제하고 싶다면 그만큼의 결속력과 동력을 축적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진보들에게 그 역량이 안보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식이어서는 문제는 계속 똑같은 양상으로 반복, 또 반복할 뿐이다. 그게 진보들이 정녕 원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공동체을 위한 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인가?

 

바로 이것이 내가 진보측에게 더 매서운 칼날을 겨누게 되는 이유이다. 애당초 기대도 무엇도 할 필요 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괜한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진보가 바뀌지 않으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못한다. 이게 중요하단 말이다.

 

내 말을 '입에 쓴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그저 '억하심정에 사로잡힌 감정적 배설'이라고 생각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당신들의 여전한 그 고집이 공동체를 위한 길이라고 정녕 믿는 것인가? 하는 질문 만큼은 던져보길 바란다.

 

교조주의와 근본주의에 매몰되는 진보는 그 자체가 일종의 종교신앙처럼 굳어지는 우를 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들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임을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 참고칼럼

 

▶ 희망버스 불편한 진실 직시해야 - 김대호,김기원,서영석 [뉴스페이스] / 2011년 8월 4일

(http://cafe.daum.net/knowhowup/Dnqf/62)

 

▶ [트위터 비망록] 노동이라는 프레임의 종말 (고미생각, 지여) / 2013년 4월 25일

(http://cafe.daum.net/knowhowup/Dnqf/757)

 

▶ 노무현 정신으로 관장사하는 나는 친노다 (페이스북 남충현 칼럼) / 2013년 3월 1일

(http://cafe.daum.net/knowhowup/Dnqf/736)

  

(상략)

 

예를 들면, 박정희 시대의 개발연대식 성장모델의 성공스토리가 붕괴한 이후, 그 대안적 경제모델을 어떻게 세우는가? 강소국 모델이니 태국식 의료 관광으로 삼성전자를 대체하는 성장모델을 만들 수 있느니 같은 황당 무개한거 말고 말이다.. (강소국 모델이란 말은 옛날 부터 많이 까였다. 한국이 소국이 아니라 인구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에 육박하는 상당히 큰 나라인데 강소국에서 강국은 될 수 있을지언정 어떻게 소국이 될 수 있느냐? 란 거다..)

 

개발연대식 경제 모델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러서 대안 없이 붕괴한 결과 사오정 오육도, 그로인한 자영업자 급증, 비정규직 폭증등 수 많은 문제가 생겼는데.. 이건 대안을 새로 건설해야하는 문제이지, 누군가를 싸워서 무찌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똑같이 답이 없는 양 진영 사이에서 그냥 산술적 중도 포지션을 취해서 중도적으로 답이 없어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재벌이 연공서열제와 종신고용제로 자체적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러면 그냥 기업들보고 옛날 처럼 하라고 강제해야하는가? 아니면 그렇게 하는 대신 세금과 사회보장 부담금을 더 내라고 하고 그 대신 사회안전망을 기업 대신 국가가 제공하겠다고 해야하는 것인가? (물론 중소기업은 소위 신자유주의 체제 되기 전에도 재벌처럼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로 자체 사회안전망 제공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 김대중 & 노무현의 솔루션은 후자쪽으로 가자는 것이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덴마크 모델 입에 달고 다녔던 것인데.. 어쨌든 이런 쪽으로 가자고 비전만 세우고 실천은 못했다.. 그럼 이쪽으로 계속 가는게 옳은가? 아니면 그게 아니라 이전처럼 재벌이 자체적으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도록 해야하는가?

 

탈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동차 공장에서 숙련 기술자로 일하던 사람이 해고되서 멕도날드나 월마트에서 단순 노동자로 일해야하는 문제, 정보화사회라고 하면서 오히려 반대로 이렇게 숙련기술이 필요한 일자리가 파괴되고 마트 알바 등 저임금 서비스업 일자리가 오히려 제일 많이 늘어나고 있는 탈숙련화 구조정이 이뤄지는건 어떻게 해야하는가?

 

제조업의 숙련 기술자가 탈 산업화로 덜 필요하게 되면, 인력이 과도해도 계속 기업이 끌어안고 있도록 사회에서 강제해야하는가? 아니면 구조조정을 해서 숙련인력이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저임금 단순 노동 서비스업 분야에서 재취업하는 하향 구조조정을 해야하는가?

 

이렇게 둘다 굉장히 암울한 선택 사이에서 양자 택일을 강요당하는게 현재 전세계적 현실이다.

 

근데 실제로 지금 나오고 있는 소리는 그냥 친노냐 비노냐 싸우는 소리일뿐.. 게다가 구조적이고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면 "지금은 친노를 무찌르는데 총력을 다해야할때인데 왜 구조적 대안 따위를 이야기해서 물타기를 하느냐! 너도 친노지?" 라는 소리만 나온다..

 

(하략)


 

 고미생각 드림 / 2013년 4월 25일

▶ 다음 노하우업 까페 (http://cafe.daum.net/knowhowup/Dnqf/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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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아프로만 작성시간 13.04.25 * 게시판 위치 : Re: └ 답글 tree *

    희망버스 불편한 진실 직시해야 - 김대호,김기원,서영석 [뉴스페이스] 2011/08/04

    └ [고미생각] 진주의료원 사태, 희망버스의 교훈을 무시하는 진보의 현주소

    └ [트위터 비망록] 노동이라는 프레임의 종말 (지여, 고미생각)

  •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04 당위성을 앞세워 근본주의, 원리주의, 교조주의에만 매몰되는 진보, 기존 정치질서의 문제점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왜? 현실에 안주하는 진보이기 때문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진보 역시도 결국은 <보수>의 길을 가고 있다는 <패러독스>가 성립한다.

    노하우업이 <제 3 의 길>을 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신파장사> 집어 치워라..! 신파의 종착은 자궁 복귀 (혹은 자살) 외에는 없다.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 정녕 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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