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생각] 상급자로 갈수록 '권한'과 '책임'이 반비례하는 나라, 대한민국

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4.05.11|조회수50 목록 댓글 0

고미생각입니다.



팟빵직설 - 한국군과 미군의 차이

http://podbbang.com/ziksir/view/593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팟빵직설에 올라온 '한국군과 미군의 차이'라는 카툰이다. 


어떤 이들은 이 카툰을 두고 '문화적 차이'를 '우열의 문제'로 치환시킨다는 항변을 하는데 그 항변의 의도와 목적이 뻔히 드러나는 만큼 그닥 귀담아 들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그 항변이 다른 상황과 예시를 통해 나왔다면 분명히 옳은 지적이다. 어쨌거나 내 시선을 끄는 쪽은 조금 다른 곳이다.


이 카툰을 통해 내가 주목하는 '문제의식'은 이렇다. "어째서 한국군과 미군의 병력 운용 마인드는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까?" 즉,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런 결과가 발생한 원인을 짚어보자는 것이 오늘 포스팅의 주제이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자.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연공서열'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권한>과 <책임>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까지 유발한 것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일까?


우리 군이 (혹은 우리 사회에 파다한 통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생각하는 상급자의 '권한'이란 지난날의 <노고>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젊었을 적에 죽어라 고생을 했으니 그만한 대접을 받는 것은 무척 당연한 일로 여긴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대물림>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가면 선임자들이 누렸던 <보상>을 자신도 그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런 사고방식은 우리 사회에 파다한 이른바 '똥군기'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그러니까 본인들이 계급이 낮을 적에 겪었던 온갖 핍박과 고생과 서러움을 그대로 후임에게 되돌려주어 겪게 하는 것이 '공평'하고 '공정'하며 나아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것은 대한민국 사병들의 군생활 역사를 통해 유유히 전승되어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위계질서'이기도 하다.


이 질서가 계속 유지되는 속사연은 이렇다. 일단 이들에게 있어서 '똥군기'를 잡을 수 있는 '권한'이란 힘들고 괴로운 군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의 역할을 한다. 죽도록 고생해서 선임자의 위치에 올랐는데 그 조차 누릴 수 없다면 군생활의 '규율'이 어떻게 바로 잡히겠느냐고 주장한다. 이는 '상명하복'의 계급질서가 바탕이 되는 군대의 성격과도 부합한다는 논리다.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적 풍토에 비추어보았을 때 '상급자의 권한=당연히 누려 마땅한 권리'인 셈이다. 그러니 이런 마인드가 쉽게 고쳐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연공서열'이라는 관념이 희박한 영미-유럽 문화권의 경우에는 '권한=마땅히 져야 할 책임'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핵심이다.


정리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직무상 권한'이란 자신이 견디고 버텨왔던 '고난의 행군'에 대한 <보상적 성격>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책임'에 대한 문제는 부차적 영역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책임이란 '아랫사람'에게 미뤄도 괜찮은 것이라고 여기게끔 만든다.


다시 말해 권한에 맞는 책임을 <지는 쪽>이 아니라 고생한 만큼 <누리는 쪽>이 대한민국 '상급자'의 마인드인 셈이다. 그러니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비아냥이 우리나라에 파다하게 퍼져있지 않은가?


'책임은 지기 싫지만 권한은 무한정 누리고 싶어 하는 욕심과 욕망이 극대화된 사회' 이것이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이 또한 우리나라 군사문화의 심각한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부작용은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대한민국 수구, 보수 권력층이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태도와 마인드'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제공한다. 우리 사회에 파다하게 퍼져 있는 통념이 결국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풍토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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