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생각] 2014년 5월 27일 트위터 논평.. (1)

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4.05.27|조회수49 목록 댓글 0
고미생각입니다.


1. 

세월호 참사가 벌써 41일째를 맞았다. 아직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16명이라고 한다. 학생 7명, 교사 3명, 승무원 2명, 일반승객 4명.. 애타는 심정으로 팽목항을 지키는 가족들의 심정이 오죽하랴 싶다.. ㅠㅠ;;

허나 세월호 참사가 장기화 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세월호는 점점 잊혀진 과거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가 늘 그래왔듯이 잠깐 분노하다 싸그리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 똑같은 정치세력에게 투표하는 한 세월호는 결코 지나간 과거가 될 수 없다.

마침 오늘은 도청에서 최후까지 계엄군과 사투를 벌이다 산화한 시민군을 기억하는 날이다. 나는 누누히 말했다.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역사라고.. 광주항쟁도 세월호도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 더이상의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허나 여전히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보고 있으면 답답함에 한숨부터 나온다.

2.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트위터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한번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모든 정보를 다 긁어 모아야 직성이 풀려버리는 탓에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위터를 사용하다 보면 우리 편이라는 사람들이 이 정도 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에 맥이 풀릴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요즘도 그래서 얼마간 트위터와 거리를 두고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잠깐 들여다 보았다. 지금부터 이어지는 포스팅은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소식들에 대한 고미생각 나름의 논평이다.

3.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대책 중에서 '특수기동구조대'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있는 모양이다. 이와 관련해서 어느 분께서 그 구조대는 이미 SSU가 담당하고 있다는 말씀을 주셨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번짓수 잘못 잡으셨다.

SSU가 '해군 해난 구조대'라고 통칭되기 때문에 이들의 주 임무를 '인명구조'라고 착각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다. 허나 그렇지 않다. SSU는 구조라는 우리말 명칭이 아니라 Salvage 라는 용어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글에서 내가 주장했던 바이지만 이들의 주된 작전 영역은 '산업구난'이다. '인명구조'는 결코 이들의 주요 작전 영역도 아니고 창설 목적에서도 벗어난다. 대민지원은 그들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영역이다. 왜? 최근까지 해난구조는 통상적으로 해경 소관이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정부에서 창설하려는 '특수기동구조대'는 이미 지자체(서울, 경기, 부산, 인천 등의 소방본부)와 소방방재청 직속부대로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온당하다. 이미 뻔히 있는 조직을 또 창설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생색내기,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졸속처리를 강행하더라도 충분히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정부측의 '자신감'이 숨어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나는 더욱 답답하다. 

4. 

이 와중에 인천공항 소방대가 '비정규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참으로 의아한 대목이다. 공항의 화재진압과 방재업무는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아니던가? 그런데 이 막중한 자리가 어째서 비정규직일까?

허나 일전에 내가 포스팅 했던 글들을 찬찬히 떠올려 보면 모든 의문이 다 풀린다. 하나씩 찬찬히 따져보자. 

첫째, 안전과 안보는 생색은 나지 않는 주제에 비용만 엄청나게 많이 잡아먹는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효율>이라는 경제적 논리에 밀리면 안전, 방재 관련 예산과 인력 운용은 후순위로 밀려버리게 된다. 어차피 사고만 안나면 그만이고 만의 하나 사고가 나더라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야무야 처리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런 분야는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것이 매우 당연한 결과로 이어진다. 왜 그럴까? 어차피 '정규직' 인력과 '최신 장비'를 확충하게 되면 비용의 상승은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이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과 분담해야 하는데 그 어떤 소비자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보겠는가?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현주소다. 아무리 '안전'이 우선이라고 말만 앞세운다고 하더라도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둘째, 인천항공 소방대원들에게 통제권을 주지 않는 이유는 '상급자와 정규직이 누려 마땅한 권리'가 권한의 의미라고 여기는 '연공서열과 군사문화'의 합작품이며 이 또한 대한민국에 파다하게 퍼져 있는 사회 통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 '직권'이란 그동안의 고통과 노력을 견딘 끝에 정규직으로, 그리고 상급 관리자로 승진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여겨진다는 말이다. 

그러니 죽도록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책임까지 지라는 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파다하게 퍼질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책임의식에 대한 고민이 희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의 논리로 보건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랫사람에게 미뤄도 되는 일이지만 권한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후임자들의 직급이 상승하거나 그들도 열심히 노력해서 정규직이 되면 지금까지 이들이 누려왔던 것들을 그들도 모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갖고 있는 조직문화의 실체다. 그러니 책임과 권한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놀 수밖에 없다. 

지난 포스팅에서 한국군과 미군의 차이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가 바로 이를 지적하기 위함이었다.

셋째, 앞에서 살펴본 바와도 연관이 되는 부분이지만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다룰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피지배층을 분화시켜버리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자중지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배층의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푸는 효과를 얻게 된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살펴봤지만 '연공서열'과 관련한 '똥군기'는 다시 말해 피지배층에 해당하는 사병 계급을 분화시킴으로써 그들 사이에 위계 서열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례는 비단 군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삼성의 '5호 담당제'와 요즘들어 각광받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 또한 이런 효과를 노리고 만든 '시스템'들이다. 

더불어 지난주에 방영된 신의 퀴즈 시즌4 1화 '붉은 눈물'의 주제의식 또한 여기서 나온다. 약자가 더 약한 자를 괴롭히며 자신의 자존심을 보상받는 이른바 <일베적 사고방식> 그러니까 일방적 폭력과 억압이 일상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척도에 다름 아닌 것이다.

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키워드로 '존엄'을 꼽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스로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존엄을 일깨우지 못하면 '소통과 연대' '나눔과 배려' '책임과 신뢰'는 결코 우리 사회에 자리잡을 수 없다. 

대한민국 상식의 수준이 '공공선'과 일치하지 않게 되면 '각자도생'의 정글지옥은 이제부터 더더욱 우리의 목을 조여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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