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관문의 통과 (The Crossing of the First Threshold)
영웅은 최후의 승리를 위해서는 육체적인 준비와 정신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은 한 운동선수가 하나의 대회나 하나의 시즌을 치루기 위해서 거치는 준비과정과도 흡사하다. 모스 아이슬리는 루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일상적인 생활무대와 루크가 앞으로 지나가야할 모험의 여정간의 경계선에 있는 곳이다. 루크는 이곳에 처음 발을 디딤으로서 앞으로의 모험여행에 대한 사전지식을 쌓아가는 것이다.
루크가 모래인들을 만나 고초를 겪은 일은 위험이기도 했지만, 은둔생활을 하던 오비완과의 극적인 조우를 위해서 마련된 장치라고 봐야 한다. 이제 루크가 알더란 행성으로 가기로 결정한 이상, 그래서 지금까지의 농군생활을 청산하고 모험의 길을 나서기로 한 이상, 이 젊은 영웅 루크에겐 여러 위험한 시험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루크가 그냥 집을 지키고 있었더라면 겪지 않아도 됐을 뻔한 위험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루크가 모스 아이슬리의 주점에서 겪는 일은 이런 시련의 맛보기에 불과하다. 마치 서부극에나 나올 법한 무법천지의 모스 아이슬리의 주점에서 루크는 어느 흉악범에 의해 위협을 받는다. 한 솔로와 그리도 사이에서 벌어진 일은 앞으로의 모험여정이 어떨지를 잘 암시해 준다. 모스 아이슬리를 분계선으로 해서 루크는 생존의 법칙이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이곳의 세계에서는 적이 아니면 동지의 이분법이 강하게 작용하는 세계이다. 은인자중하며 동지를 많이 만들기 보다는 적을 적게 만드는 것이 유효하고 지혜로운 생존술이 되는 그런 세계이다. 특히나 모스 아이슬리 같은 피아의 경계가 모호한 지역에서는 말이다. 상대에 대한 연민이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세계이다. 여기서 부터가 진짜 모험여행의 시작이다.
영웅이 일단 모험에의 길을 떠나기로 작정한다면, 그 순간부터 세상에서 만나는 사람은 아군이거나 적군이거나가 된다. 사람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이다. 모험의 여행은 유람의 길이 아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떠나야 할 여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험의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 마다 피아를 구분할 줄 아는 감각이 필요하다. 모스 아이슬리의 주점에서 루크는 그의 강력한 조력자인 한 솔로를 만난다. 한 솔로는 고아로 자라나 밀수꾼으로 살면서 한 세상을 고단하게 살아온 인물이다. 그에겐 옳고 그름의 기준 보다는 생존본능적으로 이해타산의 기준이 더 중요한 인물이다. 하지만 한 솔로는 그야말로 자존심도 없고 자부심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부지런함도 없는 그런 형편없는 악인이 아니다. 세상이 불우해서 비록 밀수꾼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소박한 꿈도 가진 인물이다. 세상의 때에 묻었으나 그 때에 아주 절은 사람이 아닌 것이 한 솔로이다.
젊은 영웅 루크에게는 이런 인물이 필요하다. 루크는 모스 아이슬리의 주점에서 한 솔로와 츄바카라는 동지를 얻는다. 주점은 어디론가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부르는 곳은 없어도 갈 수 있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모험의 길로 들어선 이상 미지의 여정에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주점이다. 여행에서 동행자를 얻음은 동행자의 재능과 함께 부채도 또한 안고 가는 셈이다. 한 솔로는 유능한 비행조종사였지만, 암흑가의 보스였던 자바 더 헛에게 쫒기는 처지였다. 그런 부담은 루크일행에게 하나의 에누리도 없이 온전히 떠안겨진다.
고래의 뱃속 또는 미궁(Belly of The Whale):
미궁은 모험여행의 불확실성을 상징한다. 영웅이 최후의 승리를 얻기위해서 갖은 시련을 단계별로 겪게 되지만, 그 시련의 모양을 갖춰주는건 모험여행의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미궁이다. 이 미궁속에 들어가면 어떤 내용의 위험과 시련이 있을지는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미궁에서 잘 탈출해 나오면 영웅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되어 있다. “죽음의 별”은 바로 이런 미궁 중에 하나이다. 이곳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와 한 솔로는 첫번째 통과의례를 겪는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목숨을 내걸만큼 큰 위험을 무릅쓰고 레이아 공주를 구출하게 된다.
모스 아이슬리에서 루크 일행은 좌충우돌 끝에 밀레니엄 팰컨호를 타고 타투인을 떠나 알더란으로 가게 된다. 레이아가 자랐던 알더란 행성은 일찍부터 팰퍼틴 황제 (다스 시디어스)의 제국주의에 반기를 들고 반군을 음으로 양으로 후원하던 행성이었다. “죽음의 별”을 완성한 다스 시디어스와 다스 베이더는 반군에 대해 경고를 주는 시범 케이스로 알더란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린다. 아름답던 행성은 사라지고, 그 자리는 잔해로 남은 운석들의 밭으로 변해버린다. 팰컨호가 우주공간을 급속으로 가로질러 달려와서 만난것은 알더란이 아니라 알더란 행성이 파괴되고 남은 운석밭이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루크 일행은 “죽음의 별”로 귀환하던 제국군의 우주선을 발견하고 뒤쫓아 가던중 “죽음의 별”의 자력에 이끌려서 내부로 끌려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영웅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르를 처치하기 위해 들어섰던 미궁인 것이다. 루크는 커다란 시험을 만난 셈이고, 그는 비록 능력은 아직 모자라지만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스타 워즈>에서 “죽음의 별”은 바로 미궁이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미궁으로 들어간 또 다른 테세우스이며, 다스 베이더는 바로 또 다른 미노타우르인 것이다. 이런 미궁과 미노타우르는 <스타 워즈> 시리즈 전편을 통해서 수없이 등장한다. 포드 레이스와 세불바, 코러선트에서의 추격신, 나부의 왕성과 다스 마울, 카미노 별과 장고 펫 등이 바로 테세우스 신화에 나오는 미로와 미노타우르의 변형들이다. <스타 워즈> 시리즈를 통해서 루크는 “죽음의 별”을 두번 만나게 된다. “새로운 희망”편에서의 죽음의 별은 “레이아”라는 보물을 지키고 있는 용의 동굴이었다면, “제다이의 귀환”편에서의 “죽음의 별”은 테세우스가 찾아들어간 그 미궁이다. 루크는 또 “죽음의 별”을 공격하는 전투우주선단의 일원으로서 사지로 가게되고, 그의 영웅적인 전투에 힘입어 “죽음의 별”은 파괴된다. 비로소 루크는 영웅이 될 첫번째 모험을 통과한 것이다.
모험의 길을 떠난 영웅이 고래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신화소는 성경의 요나서에서 비롯된다. 우선 고래의 벳속이라는 것은 어머니의 자궁을 의미하는 말이고 죽음과 탄생이 함께 존재하는 곳이다. 어머니가 신산을 겪으며 아이를 낳듯이, 영웅이 고래의 벳속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일은 사람이 완전히 바껴서 나온다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니까 영웅은 나름의 모험여정에서 고래의 벳속이나 미궁을 거쳐 지나오면 모험의 목적에 맞게 정신적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성경의 요나서에 기록된 요나의 모험을 보자.
요나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이다. 요나는 어느날 앗수르제국의 수도 니느웨로 가서 그 도시의 멸망을 예언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앗수르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오랬동안 핍박했던 민족이다. 때문에 요나는 니느웨 사람들이 괜히 회개를 해서 하나님의 화에서 피해가길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앗수르가 철저하게 멸망당하게 되길 원했다. 그래서 요나는 니느웨와는 전혀 다른 반대 방향인 바다로 도망친다. 하지만 요나는 도중에 큰 풍랑을 만나 배가 다 깨어지고 바다에 잠길것 처럼 되자 선원들에게 자신이 하나님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에 이런 풍랑을 만나게 된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선원들에게 자신을 바다에 던지라고 말하고 죽는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요나는 바닷속에 빠진 후에 거대한 물고기에 삼켜진 후에 3일 밤낮을 물고기 뱃속에서 지낸다. 그러다가 하나님에 의해서 구원을 받고는 니느웨로 가서 성안의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외친다. 요나가 이런 예언을 하자 사람들이 모두 회개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은 이 도시를 멸망시킬 것을 다시 생각한다. 이에 불만을 품은 요나는 하나님에게 화를 낸다. 그러자 하느님은 하루 만에 아주까리를 자라게 해 그 그늘에서 요나가 쉬게 한 후에, 다음날 그 나무를 시들게 하였다. 아주까리 그늘 아래에서 잘 쉬고 있다가 갑자기 그늘이 걷혀져 버리자, 요나는 하나님께 또 화를 낸다. 그러자 하나님은 요나에게 니느웨 사람들이 멸망하는 것을 보는 것은 더욱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가르친다. 본래의 예언서와는 다른 교훈적인 내용으로 하나님의 사랑은 널리 이교도에도 전해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빌론유수 이후 이스라엘의 종교사상이 극단적으로 배타적 선민주의로 기울어져가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니까 요나의 물고기 뱃속 여행 신화소는 인간의 변신 또는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영적인 재탄생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서양문화에서 한 순간에 이뤄지는 참회와 회개 그리고 완전히 다른 인격체로의 변신은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루시우스 아풀레이우스의 황금 당나귀 부터 시작해서 카프카의 “변신” 까지 그리고 현대만화의 슈퍼맨, 배트맨, 그리고 스파이더 맨에 이르기 까지 이 “변신“이야기는 서양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물론 영웅신화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제국의 역습: (<제국의 역습>편은 다스 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의 광선검대결이 클라이맥스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결인 셈이다. 테베의 왕 라이우스와 오이디푸스의 만남이 이랬을까? 조지 루카스는 이 대결장면을 아주 조심성있고 세심하게 다루었다. 그래서 얼음행성인 호스 행성에서의 대전투가 영화 초반에 벌어지는 것으로 설정이 됐다. 불의 행성인 타투인과 얼음의 행성인 호스에 걸친 루크 스카이워커의 시련은 그가 산전수전을 다 겪고 있음을 암시해준다. 세상에서는 그 아무것도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법이라는걸 말해준다. <제국의 역습>에서 루크가 겪는 여러 시련들은 그가 이제 제다이 기사로서 육체적인 훈련기를 다 마쳐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루크가 다고바 행성으로 요다 사부를 만나러 가서 훈련을 받을 때 보여준 그의 근육질 육체는 그가 이제 성인의 문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시련의 길(The Dark Road of Trials):
“새로운 희망”편에서 루크는 이제 막 제다이훈련을 받기 시작한 견습생에 불과 했다. 어린 새는 높은 산고개를 잘 넘지 못하듯이, “죽음의 별”은 루크에겐 험준한 산성과도 같은 곳이다. 실제로 루크는 여러번 위기를 겪는다. 쓰레기 처리기계안에서 루크는 상징적인 죽음을 잠시 경험했고, 오비완과의 이별도 경험하기도 했다. 가히 저승의 세계인 것이다. 하지만 제다이 견습생 루크는 몸의 감각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다. 자신이 걷고 있는 모험의 여정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실감하고 있고, 그런 격렬한 위험에 대해서 자신의 몸이 서서히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영웅은 일단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면 또 다시 수련과 단련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앞으로 모험의 여정이 진행되면 될 수록 영웅이 만나게 될 적수들은 더욱 강하고 노회한 적수들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영웅은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서 그곳도 정복해야 할만한 일들이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명계로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죽음의 별”이 파괴된 것은 우주제국에 일격을 가한 사건이었지만, 제국이 무너질 정도의 일은 아니었다. 팰퍼틴황제와 다스 베이더는 반군 색출 및 소탕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우주전쟁의 전황은 반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반군의 일부분은 “호스” 행성이라는 아주 혹독하게 추운 별에서 잠복기를 보내게 된다.
루크는 정찰을 나갔다가 웜파라는 괴물의 습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웜파는 털이 하얀데다가 호스 행성에서 부는 강한 눈바람은 이 괴물의 접근을 눈에 잘 띄지않게 만드는 것이다. 웜파의 얼음동굴까지 끌려간 루크는 안간힘을 쓴끝에 웜파를 제거하고 얼음동굴을 빠져 나오지만, 앞이 안보이는 호스행성의 눈보라 속에서 기진맥진하여 쓰러지고 만다.
여신과의 만남 (Mother as Goddess) - 루크와 제다이 스승 외계인 요다 사부와의 만남
호스 행성에서 웜파의 습격을 받고 다친 루크 스카이워커는 한 솔로에 의해서 구출이 되는데, 구출되기 직전에 오비완 케노비가 루크의 환영속에 나타나 요다 사부를 찾아가라고 말한다. 요다 사부는 다고바 행성에 있다. 이 다고바 행성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높게 자란 나무들이 우거진 행성이다. 다고바 행성은 여성의 이미지가 강하다. 어머니의 자궁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다. 이곳은 또한 악의 기운이 강한 곳이다. 요다 사부는 이런 곳에서 다스 베이더의 감시망을 잘 피하면서 숨어 살고 있었다. 워낙 악의 힘이 쎈 곳이라 요다 사부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다. 루크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준비가 필요할 때 마다 다고바를 찾아온다. 자신의 마음자세를 가다듬고 각오를 다지는 과정을 거친다. 세계와의 분리와 자신만의 명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치 고요한 산중의 사원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니, 다고바라는 말은 불교사원에 있는 탑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이런 여성성이 충만한 숲은 미궁이나 고래의 뱃속과는 다른 면으로 영웅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곳이다. 고대인들은 아주 커다란 나무를 하늘의 신과 대지의 인간을 연결해주는 영물로 보았다. 그래서 이런 영험한 나무숲은 정신적인 에너지나 영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워 주는 곳으로 믿었다. 이런 숲속에서 마술적인 일이나 변신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셰게의 각종 신화에는 나무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 나무들은 하늘과 지상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신성화된 나무를 말한다. 일명 우주수(宇宙樹) 또는 세계수(世界樹)라고도 하며 북구 신화의 이그드러실(물푸레나무), 슈메르 신화의 홀루푸나무(버드나무), 단군신화의 신단수(박달나무)등이 우주수의 일종이다. 이들 우주수에 천상, 지상 그리고 지하 (수중)을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새들인 오리나 백조들을 앉힌 조형물이 바로 한국의 솟대이다.
솟대의 발생은 우주나무(cosmic tree)와 하늘새(sky birds)의 결합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나무는 수직적 우주관과 관계된다. 각 우주층을 연결시킬 수 있는 우주축으로써 우주나무가 쓰여지는 것이다. 나무 자체는 땅 속 깊이 파고드는 뿌리로써 지하계까지 이어져 있고 솟아오르는 식물의 생장력으로 하늘 꼭대기까지 뻗어오르는 상징성으로 인하여 상.중.하 세 개의 수직적 우주층을 연결하는 우주축으로 적합한 것이었다. 우주나무는 우주층의 교통로로써 우주의 중심인데 이때 각 우주층을 왕래하는 하나의 사자(使者)로서 새가 등장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주나무에 새를 앉힌 것은 결국 우주 중심의 역할을 확인하고 강조하는 셈이 된다. 솟대 위의 새는 오리와 백조인데 오리나 백조는 물새로써 천상, 지상, 지하(수중)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일정한 주기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철새여서 초월적인 세계와 인간세계를 넘나드는 신조(神鳥)로 인식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루크는 이 다고바행성에서 요다 사부를 만나 제다이 훈련을 받는다. 루크는 어느 어둠의 기가 가득 서린 숲속에 들어가 다스 베이더 가면을 쓴 유령체를 만나 광선검 대결을 벌이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괴물체는 자신이었다. 앞으로 다가올 아버지 다스 베이더와의 운명적인 대결을 예고한 것으로서, 악의 유혹을 루크가 물리칠 것이라는 예감하게 한다. 성찰적이고 절제를 덕으로 여기고 있는 제다이 정신의 중요한 면들을 루크는 필요성에 의해서 단련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요다 사부도 역시 알고 있다. 전멸하다시피 한 제다이 기사단을 복원시키기위해 제다이의 길로 들어선 루크가 다시 베이더를 만나는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미 악의 화신이 되어버린 다스 베이더, 즉 아버지를 루크가 만나러 가는 것은 몸의 준비보다도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요다 사부는 제다이 무술의 핵심을 평정심과 무위에 두고 있다. 포스라는 것이 사람과 어떤 물체 사이에 있는 끌고 당기는 힘이고, 이것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려면 제다이 자신이 평정심을 가지고 조종할 수 있어야 최대의 힘이 나오는 것이라고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다혈질적이었던 아나킨은 재능이 출중했음에도 곧잘 평정심을 잃고 감정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었음을 요다 사부는 알고 있다. 같은 스카이워커 가문의 핏줄인 루크를 처음 만나고는 그런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건 당연한 일이겠다.
요다 사부는 루크가 제다이수련을 쌓으면서 냉정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는 법을 터득하길 바랐다. 그리고 냉정함과 평정심 을 아우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선함”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요다 사부는 루크와 지내면서 루크가 가장 기본적인 힘인 “선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아버지와의 적대적인 만남”은 루크에게도 커다란 짐이 될것이라는 염려를 가진다. 그래서 루크가 그런 악의 유혹과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감정 때문에 자신의 평정심과 선함을 잃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루크는 제다이수련을 받는 중에도 한 솔로와 레이아가 처한 곤경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들을 구하러 간다. 그리고 요다 사부에게 약속한 것처럼 루크는 다시 다고바를 찾아온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확인한다. 이렇게 루크는 제다이 수련과 실전을 반복하면서, 그리고 분리와 명상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한 사람의 제다이 기사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