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워즈>시리즈를 통해 본 신화읽기, 또는 변용이야기 - 20

작성자피콜로|작성시간11.05.13|조회수492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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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들이 내가 내다 본 것처럼 되어가고 있군. (Everything is proceeding as I have foreseen.)"  - 팰퍼틴


질서를 추구하는 팰퍼틴은 제우스적이다.

 

<스타 워즈> 시리즈의 주요 무대는 정치의 영역이다. 우주전쟁의 발단이 된 무역분쟁도 그렇고, 이런 무역분쟁의 해결을 놓고 지리멸렬하던 공화국 의회의 모습을 봐도 그렇다. 8세 이상의 아동들을 주요관객층으로 정한 영화치고는 좀 다루기 힘든 영역이다. 은하공화국이 채택한 민주주의제도는 완벽한 모습은 물론 아니었다. 우주의 모든 고등한 종들이 참여한 의회에서 서로의 이해에 따른 갑론을박은 늘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느슨한 정치환경을 비집고 부정부패가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민주주의 제도의 이런 어두운 면은 어떤 정치인들에게는 커다란 유혹을 주는데, 그것은 권력을 잡아서 정치를 “효율성”있고 깨끗하게 이끌자는 유혹이다. 그러나 이런 유혹은 비효율적으로 갑론을박만을 계속하는 의회를 없애자는 유혹으로 발전하게 되고, 민주주의적 의회에서 내리는 결정은 시간도 더디 걸리고 결정사항도 맘에 들지 않으니 내 맘대로 하겠다는 유혹도 생기게 한다. 바로 “파시즘”의 등장이다. 이런 “파시즘”적인 정치체제가 들어서면, 필시 서로들 간에 화이부동할 수 있는 “자유”는 사라진다.

 

<스타 워즈>를 이끄는 큰 기둥은 바로 파시즘을 표방하는 제국주의 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공화제의 대결이다. 처음에 지리멸렬하던 우주의회에서 팰퍼틴이 권력을 쥘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은하공화국의 안정과 자유를 위해서”라는 명분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무역분쟁으로 야기된 우주의 전체의 불안정이 자유를 해치고 있으니, 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다른 자유를 유보하겠다는, 아니 뺏어버리겠다는 파시즘이 어떻게 공화제를 위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스타 워즈>이다.  그리고 이런 위협은 팰퍼틴 의장/다스 시디어스가 나타내는 모습 중에 하나이다.

 

팰퍼틴은 나부행성 출신의 상원 의원으로서 자신만의 야망을 가지고 은하공화국 의회안에서 자신의 세력을 조금씩 키우기 시작한다. 무역연합이 나부행성을 포위-공격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나부의 아미달라 여왕은 공화국의회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미 무능하고 무기력감에 빠진 공화국의회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에 환멸을 느낀 아미달라는 팰퍼틴의 제안대로 피니스 밸로럼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게 된다. 이에 밸로럼은 권력을 잃게 되고, 그의 후임으로 팰퍼틴이 선출이 된다. 팰퍼틴 신임의장은 무역로에 대해 불만을 품은 불평분자들을 잘 달래서 은하공화국에 안정을 가져다 줄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이 팰퍼틴 의장/다스 시디어스의 원대한 계획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분리주의자들과의 싸움은 오랫동안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몰랐을 뿐이다. 팰퍼틴은 의장에 선출된 지 10년 후에, 역시 팰퍼틴의 사주를 받은 두쿠 백작이 분리주의 운동을 벌인다.  팰퍼틴은 겉으로 협상을 시도하지만 협상은 결렬이 된다.  그러자 우주의회는 군대를 만들자는 안건으로 의견이 분분해진다.  나부 행성의 파드메 아미달라 상원의원은 군대창설에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코러선트로 왔다가 암살위험에 처한다. 제다이 기사 오비완 케노비는 이 암살시도의 배후를 캐기 위해 장고 펫을 쫓다가 캐미노 행성에서 “클론부대”를 양성중인 것을 알게 된다.

 

다스 흑기사는 “둘의 법칙 (The Rule of Two)” 이라는 것이 있다. , 다스 흑기사는 보통 스승이 제자를 단 한 명만 동시대에 키울 수 있다는 전통이다.  다스 시디어스 (팰퍼틴 의장)의 제자였던 다스 마울이 오비완 케노비에 의해 죽자, 예전에 제다이 기사였다가 불만을 품고 수면 아래로 사라진 두쿠백작을 자신의 제자로 삼는다.  , 펠퍼틴은 두쿠 백작의 괄괄한 성격과 반골적인 기질을 역이용해서 두쿠 백작이  다스 흑기사가 되게 한다. 두쿠 백작은 다스 타이레너스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두쿠 백작은 팰퍼틴의 사악한 계획의 다음 단계를 실행했다. 그가 바로 공화국측 클론 군대 양성의 배후조종자로서, 클론 군대의 모체가 될 자로 장고 펫이라는 현상금 사냥꾼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후에 두쿠 백작이 감추고 있던 드로이드 군대가 오비완 케노비에 의해 발각이 되고, 전쟁의 기미를 알아차린 우주의회는 팰퍼틴 의장에게 클론부대의 창설에 관한 “비상대권”을 허락한다. 팰퍼틴은 이 비상대권을 마지 못해서 수락하는것처럼 꾸민다. 또한 팰퍼틴은 분리주의자들과의 전쟁이 끝나면 “비상대권”을 포기하고 공화국은 이전의 평화롭던 때로 돌아갈 것이라고 약속한다. 이 비상대권은 일종의 계엄령이나 다름이 없다. 

 

지오노시스행성에서 공화국의 클론 군대와 분리주의자의 드로이드 군대 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분리주의자의 지도자인 두쿠백작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한편 이 소위 “클론 전쟁”의 와중에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전쟁영웅으로 까지 떠오른다. 원래부터 제다이 기사로서 출중한 능력을 보이고 있던 아나킨이 클론전쟁 중에 물만난 고기 처럼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 것이다. 팰퍼틴은 이런 아나킨의 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유심히 살펴왔고 관심도 보여줬다. 이제 팰퍼틴은 늙고 노쇠한 두쿠 백작 (다스 타이래너스)를 버리고 아나킨을 자신의 제자로 삼으려 한다.

 

코러선트에서의 전투에서 두쿠 백작을 생포하는데 성공한 아나킨은 팰퍼틴의장의 부추김을 받고 두쿠 백작을 처단해 버린다.  그후, 팰퍼틴은 아나킨의 격정적인 면모를 교묘히 이용해서 메이스 윈두를 아나킨의 도움을 받아 살해하고, 그를 자신의 제자로 거둔다. 다스 베이더의 칭호를 준다.

 

그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비롯, 자신의 세력 확장에 보탬이 될만한 몇 몇 인물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후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은 위협이 될만한 주요 인물들은 가차없이 제거한다. 특히 다스 베이더가 된 아나킨을 앞장세워 자신에게 눈의 가시와 같은 존재였던 제다이 기사단을 거의 전멸시키게 됨으로써, 공화국 내에 그에게 저항할 만한 세력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처음 몇 년간, 팰퍼틴은 로마의 시이저가 그랬던것 처럼 일종의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써서 자신의 세력을 더욱 확장시킨다.  그가 행할 미래의 독재에 대한 징조는 초기에는 포착하기 힘들 정도였다. 최고의장으로서 그의 임기는 분리주의자들의 난 도중에 끝이 났지만,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그의 권력이 연장되고 있었다. 클론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의회는 그 무능력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자 계속적으로 팰퍼틴에게 권력을 주어 왔다. 그는 자신에게 더 많은 권력이 집중되도록 헌법을 수정하여 의회의 관료정치를 효과적이고도 교묘하게 피해갔다. 한편 두쿠백작 등에 의한 분리주의 운동은 더욱 준동을 부리게 되고, 이를 바로잡는다는 미명아래 팰퍼틴은 클론부대 등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팰퍼틴은 작전명령 66호를 발동해서 자신의 야망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제다이 기사단을 완전히 몰아내는데 성공한 후, 은하 의회를 소집한다. 그리고 그는 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서 제다이 기사단을 모해한다. 더 나아가서 클론전쟁의 모든 원인을 제다이 기사단에게 덮어 씌운다. 팰퍼틴은 막강한 권력과 능력을 자랑했던 제다이 기사단을 완전히 섬멸한다는 핑계로 자신의 권력을 더욱 강화시킨다. 그리고 스스로 황제를  칭한다. 이제 은하 공동체는 공화국의 막을 내리고 완전한 제국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팰퍼틴은 황제로 즉위하는 즉시 은하 의회를 해산시키고 통치권을 각 지역의 총독들과 군인들에게 분배한다. 일종의 분할통치인 것이다. 했다. 그리고 군비증강을 전시체제로 확실하게 들어선다. 파시즘의 전형적인 행태이다.

 

그렇다면 의장으로 선출되고 보니 독재자요 악의 화신이 되어버린 팰퍼틴 의장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은하공화국내의 정치적인 환경은 어떠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은하공화국은 겉으로는 민주주의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봉건적인 왕족 및 귀족제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첨단을 달리는 우주 시대에 무슨 생뚱맞은 봉건제도가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거기에다가 한 술 더 뜨는 것은 바로 노예제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하공화국의 일원으로서 서로간에 자유시민의 계급과 노예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은 은하공화국의 민주주의도 “그들만의 리그”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혼미한 정치상황과 구조 때문에 마약밀매가 성행하고, 아나킨 같이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는 전직 노예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혼탁한 세상에서는 필시 지리멸렬한 세상을 싹 쓸어버리겠다는 과격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나타나게 마련이고, 이런 위험한 생각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게 되는 사람도 나타나는 법이다. 바로 팰퍼틴과 아나킨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은하공화국의 시민과 의회는 안전 보장이라는 팰퍼틴의 구호에 자유의 권리를 기꺼이 포기했다. 팰퍼틴의 영도 아래 전쟁은 승리할 것이고, 공화국은 안전할 것이라 믿었지만, 실은 팰퍼틴은 독재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팰퍼틴의 권력 획득에 의문을 품은 자는 거의 없었다. 힘없는 미소와 부드러운 정치적 연설 뒤에 숨겨진 것은 시스의 암흑 군주였다. 사실 팰퍼틴은 불가해하고 부자연적인 지식의 대가였던 시스 군주, 현명한 다스 플레이그스의 제자로서 포스의 길에 조예가 깊은 자였다. 진실된 시스의 전통에 따라, 팰퍼틴은 자신의 능력이 강해지자 스승을 살해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제자를 받아들여 공화국과 제다이의 이목을 속이고 완벽한 비밀 속에서 시스의 질서를 유지해 나갔다.

 

팰퍼틴은 자신의 다크 포스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는 전통적인 시스족의 포스의 근원 뿐만 아니라 제다이 기사단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그것까지도 연구하여 자신의 것으로 화하고자 했다. 그의 내부에 넘쳐나는 악의 힘은 자신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어서 이 힘이 언젠가 자신을 장악하고 끝장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스스로 가지게 되었다. 영원 불멸을 꿈꾸던 자신의 야망과 맞물려 그는 자신의 젊은 몸을 클론에 저장하고 자신의 의식을 다른 클론에 이식시키는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그의 클론은 ‘비스’ 행성에 몰래 저장되어 경호원들에 의해 철저히 지켜지게 된다. 그는 이렇게 자신을 복제함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계속 연장하게 된다. 우리가 ‘제다이의 귀환’에서 본 사악한 노인의 모습의 팰퍼틴은 바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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