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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혼결혼(靈魂結婚)

작성자lim888|작성시간10.08.14|조회수3,062 목록 댓글 0

 

현생인류(Homo Sapiens)가 나타나기도 훨씬 전인,

고생인류(古生人類)가 살던 동굴에서 장례식을 치룬 듯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그게 과연 장례식 맞는 지에는 아직 다툼이 있다.

 

그러나 다른 동물의 뼈는 골수까지 빨아 먹고나서

이 조각 저 조각 여기저기 마구 버려 놓았는데,

사람의 뼈 만은 가지런하게 나온 것이 사실이다.

무언가 의도를 가지고 성의(?)있게 묻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같이 사냥하고 불 피우고 고기 뜯으며 이야기 나누던 동료가

어느날 갑자기 떠났다는 것을 이 원시인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나 보다.

 

이 생각-사람이 그냥 없어지기야 하겠느냐, 그럴 수는 없다는 데서,

육체는 사라져도 영혼은 남는다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이제까지 알려진 모든 문명에서-원시단계던, 고도로 발달했던-간에

영혼과 육체는 따로인데, 육체가 죽어도 영혼은 남는다는 생각을 해 왔다.

 

일단 영혼과 육체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육체를 떠나서

영혼이 그 자체 만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단계로 발전한다.

 

영혼이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면, (죽어서 뿐 아니라)

살아 있으면서 영혼을 분리해 내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뭐 쉽진 않겠지만, 마법을 쓴다면 못 해낼 일도 아니다.

마법사가 공짜로 해 주진 않을 테니, 대가는 지불해야겠지만.

 

영혼을 꺼낼 수 있다면, 도처에 위험-뱀, 맹수, 벼락, 저주, 식인종이

도사리는 현실 세계-육체에 그냥 놔 두기 보다는, 어디 딴데-

아무도 모르는 곳에 따로 보관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지 않을까?

 

 

제임스 프레이저는 그의 기념비적 저작 황금가지(The Golden Bough) 중

외재적(外在的) 영혼 편에서, 살아있는 육체에서 영혼만 분리해 낸 뒤,

결코 아무도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아프리카, 아메리카, 남태평양, 호주뿐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도 행해져

내려오는 수많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 외재적(外在的)영혼 이야기 하니 외장 하드디스크가 생각난다.

얼마전 영화 다운 받아보겠다고 250기가짜리 외장 하드를 10만원 주고 샀다.

사고 나니 1 테라 짜리도 10만원이면 사는데 하고 일러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것은 왜 꼭 사고 나야 가르쳐 주고 그러는지?

하여튼 외장 하드 처럼 영혼도 외장하여 들고 다니면 편하긴 하겠다.

 

 

영혼결혼(靈魂結婚)

 

이제 30년 가량 지났으려나?

우리나라 권투 선수 하나가 원정 경기 도중 머리를 맞아 쓰러진 뒤

다시 깨어나지 못한 일이 있었다. 그러자 그 약혼자(약혼 뿐 아니라

동거까지 했던 듯 한데)가 영혼결혼을 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그 뒤에도 죽은 사람두고 영혼결혼 하겠다는 사례가 더 보도된 적 있다.

무슨 하사관의 애인과…또 누구 등등.

 

그 사람들이 정말로 영혼 결혼식을 올렸는지는 모르겠다.

그 중 누구는 신자였던 모양으로 천주교 교회에서

영혼 결혼은 교리에 어긋난다는 해석을 내리던 기억도 난다.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

 

위성-스카이 티브이 프로 중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 라고 있다.

뉴욕에서 누가 실종되면 FBI가 나서서 찾아낸다는 연속물이다.

 

어찌나 귀신같이 금방 잡아 내는지….

그럼에도 왜 미국에서 사람이 자꾸 없어지는지…모를 일이다.

 

또 인간성들은 어쩌면 하나 같이 따뜻하고 정의감에 불타는지

우리나라 경찰 이미지하고는 거리가 멀다.

 

각설(却說)하고,

8/12일 저녁 이 프로에 영혼결혼(靈魂結婚) 이야기가 나왔다.

 

 

중국계 미국인 스테이시가 실종되고 FBI 가 수사에 나섰다.

 

 

 

 

사진: 스테이시

 

사진을 웹에 들어가 파일로 받는 방법도 있을 것 같으나 잘 모르겠다.

따라서 티브이- 우리집은 LCD/LED 가 아니라 꼬물 30인치 브라운관,

고화질 방송은 위 아래가 잘려 나오는 그런 티브이-장면을

디카로 찍은 것이라 화질이 좀 그렇다.

 

조사하니 스테이시에게는 약혼자-프랭크(역시 중국계)가 있었다.

 

 

 

사진: 키스하는 스테이시와 프랭크

 

프랭크는 늘 약에 쩔어 있었다.

여기서 스테이시의 양부(養父)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 스테이시의 의붓 아버지(養父)-곧 프랭크의 의붓장인. 악당같이 생겼다.

 

양부(養父)는 가난한 불법 중국이민의 장기를 빼내 팔아 먹는 사업(?)을 했다.

프랭크는 장인이 빼낸 장기를 배달하는데, 빼내다 죽은 시체도 치워야 했다.

그러니 양심의 가책을 받고 약이나 줄창 먹고 있을 수 밖에.

 

스테이시는 약혼자를 설득하다가 지쳐 잠시 떠난다.

그 사이 약혼자가 죽어 버린다.

 

약혼자-프랭크의 어머니는 스테이시를 원망한다.

남자가 힘들 때 여자가 옆에 있어야지, 감히 어딜 버리고 떠나갔느냐고.

이민와 미국에서 평생을 보냈지만 중국식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에도 이런 엄마들 많을 것이다.

 

 

 

 

사진: (스테이시 약혼자)프랭크의 어머니

 

프랭크의 엄마는 아들의 영혼결혼 준비를 한다.

영혼결혼이란 죽은 사람의 영혼을 결혼시키는 일이다.

 

 

 

신부야 당연히 스테이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짐작하는 영혼결혼과 다른 점은

신부의 영혼만 꺼내서 결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부를 죽여서 그 영혼과 결혼 시키는 것이다.

 

프랭크 엄마가 자란 중국의 동네에서는 외재적(外在的),

외장할 수 있는 영혼 개념을 미처 발달시키지 못했던 모양이다.

 

프랭크 엄마는 남편(백인계)이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다.

 

 

 

프랭크 엄마는 기어코 스테이시를 납치하고 만다.

그 납치과정에서 프랭크가 죽은 것은 당신 때문이야 내 다 폭로할 꺼야

하는 스테이시의 협박을 들은 스테이시 양부의 협조내지 공모가 있었다.

 

 

 

 

이제 붙들려 온 스테이시는 신부복을 입고 화장을 한다.

 

 

 

 

 

 그리고는 독약을 마신다.

 

 

 

 

 

이윽고 죽은 스테이시와 프랭크를 두고 결혼식이 벌어진다.

 

 

 

 

 

마침내 총명(?)하게 전모를 파악한 FBI 가 들이닥치지만

스테이시는 이미 죽고 난 뒤다.

 

 

 

 

 

영화에서 캅(COP-경찰)은 통상 일이 다 끝나야 사이렌 울리고 나타나지만

헐리우드-곧 미국관객은 비극을 좋아하지 않아 주인공은 살린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죽여 버렸다.

 

죽여야 이야기 구성이 되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주인공이 백인계가 아니라 중국계여서 고민없이 죽였는지?

 

그러나 저러나 우리나라 그 권투선수나 하사관 등의 애인은,

영혼결혼이 이런 것-자기도 따라 죽어야 되는 것이라도 하겠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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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함양오씨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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