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문안드립니다.
2020년 새해가 되면서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학교를 위해서도 저 자신을 위해서도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한해의 시작은 순조로운 듯 했지만 2월부터 잔인한 시간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상관의 횡포에 적개심을 품은 군인이 중무장을 하고 코랏의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하여 29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을 당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터미널21 쇼핑몰은 집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쇼핑몰 이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1시간전에 저도 볼일이 있어서 그 쇼핑몰을 향하다가 다른일이 생겨 잠시 행선지를 바꾸었는데 그 시간에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것 입니다. 누군가의 이웃이며 친구였던 사람들이 토요일 주말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게 된 사건은 코랏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잔인했던 2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인 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태국은 아직 감염자수가 두자리수 이지만 관광수입의 비중이 큰 나라인지라 경제적인 타격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이도 저희가 사는 도시 코랏에는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상황이라 사람들의 두려움과 공포가 하루하루 커져가는 것을 보게됩니다.
경제상황이 안좋아지니 수입도 줄어들고 학부모들 중에는 학비를 내는일이 어려워져서 다음학기에는 등록을 할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중학교건물 건축은 85%정도 완료되었는데 워낙 건축비가 부족했던 상황이라 할수없이 일층의 교실3개 만이라도 먼저 사용하기 위한 마무리를 위하여 이번학기 운영비를 먼저 지출하게 되었는데 재정적인 상황이 예상보다 안 좋아져서 3월말에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3월들어 한국의 교회들도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니 선교사들의 후원도 함께 감소하는 상황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개교한지 5년이 되어가는데 처음으로 맞이하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재정적으로는 늘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월급을 줄 돈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 저도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이 또한 지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5월 말에 다음학기 학비가 들어오기 전까지 믿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도 경제상황이 말할수 없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있으니 마음이 더 무겁기만 합니다.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후원교회와 후원동역자들께 조심스럽게 부탁드립니다. 3월과 4월 두달 동안만 조금 더 마음써 주시고 후원에 많이 동참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빌려주실 여력이 있는 분들이 있으시면 빌려주시면 6월에는 돌려드릴 수 있습니다. 선교사 생활 21년만에 처음으로 선교편지에 이런 어려운 부탁을 직접드립니다. 저 혼자의 어려움이라면 충분히 견딜수 있지만 26명의 교직원들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보니 어느때 보다도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학교는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웨슬리국제학교가 도시에서 그리고 태국에서 인정받는 학교가 될것입니다. 동북부의 관문도시에서 복음을 위한 교두보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 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더 인내하고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고 그렇게 이 시간을 아름답게 보낼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늘 건강에 유의하시고 이 또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시간이니 시련속에서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의 열매들을 우리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소원합니다.
2020년 3월16일
웨슬리 국제학교에서 김교묵 이명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