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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학 후기

계룡문고, 아이들과 함께 한 서점 견학기

작성자승광은|작성시간10.07.21|조회수61 목록 댓글 3

계룡문고, 아이들과 함께 한 서점 견학기

 

승광은(교사, 대전동화중)

 

방학 중, 학급체험활동으로 계획한 서점 견학과 좋은 영화보기가 아이들의 거부로 무산되었지요.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여학생 둘이 관심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해 와 갑자기 성사된 서점 견학을 8명의 여학생들과 함께 어제 계룡문고로 다녀왔습니다.

 

학교의 공식행사가 아닌 자율적 활동이었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어 선뜻 인솔교사 역할을 해 주었지요. 모처럼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환승하며 서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입니다.

 

10시 반경, 서점에 도착하니 현민원 문화사업팀장님과 <책읽어주는아빠>인 이동선 사장님이 직접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이어 소강당에서 한 시간에 걸친 <책읽어주는아빠>의 차분하면서도 여유가 넘치고,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책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졌습니다. 아이들의 생생한 삶의 현실이 오롯이 담겨있는 그림 동화를 직접 읽어주면서 저자의 생각을 재해석해 알기 쉽게 대화를 나눕니다. 서점 운영의 고정관념을 깨고, 청소년의 올바른 삶과 지역사회 청소년 문화센터로서의 미래 구상까지…….

 

직접 들고 와 소개한 책들도 엄청났지요. <오늘의 숙제는> <점>, <왜요>, <고함 쟁이 엄마>,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꼭 잡아주세요 아빠>, <마당을 나온 암탉>, <달님은 알지요.> <꿩새끼를 몰며 크는 아이들>, <구름빵>, <강아지똥>, <정신없는 도깨비>, <지각대장 존>, <뛰어라 메뚜기>, <신통방통 제제벨>, <고릴라>, <심심해서 그랬어>, <나무는 좋다> 등등. 한 아름 책을 사들고 틈틈이 읽어보니 그 재미와 감동은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림동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고1인 첫째에 늦둥이인 세 살짜리 아이가 원하는 책을 반년 사이에 1,600권 넘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는 이야기, 수많은 저자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있다는 이야기, 아이들에게 강의를 해 준 분이 계룡문고 사장님이라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깜짝 놀랐지요.

 

이어 한 시간 정도 넓디넓은 서점을 둘러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책도 골라 읽어보고, 북카페에 가입도 하고, 마음에 드는 책은 직접 구입도 해보며 견학을 끝냈습니다. 무엇보다 어린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서점의 가장 좋은 곳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에 주저앉아 뒹굴며 마음껏 책을 보는 서점의 광경에 모두들 너무 놀라워했지요.

 

대견한 마음에 <책읽어주는아빠>님이 추천한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고 하니 입이 함박만큼 벌어집니다. 점심 값 절약했다며 책을 한 권씩 더 구입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식당은 전통찻집으로 독특한 한식 메뉴를 선사한 <소산원>입니다. 먼저 <이슬차>로 시원함과 달콤함을 주시더니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담백함과 깊은 맛이 어우러진 <수제비>, <비빔국수>, <잔치국수>, <묵채밥>으로 기쁨을 주셨지요. <묵채밥>과 <계란찜>에 밥까지 추가하고, <목련차>로 마무리하는 향기 넘치는 환대를 받았습니다. 거기다 그 어렵다는 <말린 목련>을 선물로 아이들 모두에게 선사하셨지요.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음식에 다소 낯설어 하던 아이들도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견학을 마치고 아이들의 소감을 들어보니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러워 합니다. <책읽어주는청소년>, 또는 <독서동아리>로의 발전된 구상을 이야기해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대부분 학원을 다니면서도 하루를 시간 내어 서점 견학하기에 함께 한 아이들의 자발적 결단 그 자체로 큰 의의가 있겠다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을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자판기가 둘이 있었지요. 캔 음료 자판기와 핸드북 자판기입니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가길래 눈을 돌려보니 모두들 책판매 자판기 앞에 모여 열심히 책을 고르고 직접 구입까지 합니다. 놀라운 변화의 작은 계기가 되었음을 느꼈지요.

 

가는 길이 너무 더웠어요. 만화책이 별로 없어 아쉬웠어요. 불만도 있었지만 계룡문고의 서점 견학하기를 모든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피서가 따로없지요. 가족, 아이들과 함께 우리 모두 서점으로 가요.

 

끝으로 <책읽어주는아빠>님을 비롯한 계룡문고 직원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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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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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한 | 작성시간 10.07.21 선생님답게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이 기회를 통해서 책과 더 가까이 지내면 좋겠습니다.
    이제 <책읽어주는아이들>이 탄생할 수도 있겠네요.^^
    선생님의 작은 시작이 변화를 몰고올 것 같은 느낌이....
  • 작성자책읽어주는아빠 | 작성시간 10.07.21 고맙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희 계룡문고와 저에게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셨군요.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보다 더 즐거운 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책이름과 전통찻집 이름이 틀린 곳이 몇 가운데 있네요 고쳐드릴께요 <숙제는 있어요>는 <오늘의 숙제는>이고, <달님을 알죠>는 <달님은 알지요>입니다. 또 전통찻집은 <산소원>이 아니고 <소산원>입니다. 무더위에도 늘 건강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승광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7.22 예, 수정할께요. 그림책 세대가 아니라 부족함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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