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마음이 풍성한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모든 부모의 바램입니다. 그림책을 제공하는 것도 그런 기대의 한 표현이겠지요. 확실히 그림책은 어린이의 내면 세계를 풍부하게 하는 힘을 가졌지만 그 힘을 발휘하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따릅니다.
아아, 재미있었다.!
그림책을 막 만들기 시작하던 때의 일입니다. '어린이에게 그림책은 어떤 의미일까?'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유치원 시절에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그림잡지, 불러주신 동요, 그림책들.....20녀 년이 지났지만 내 마음에 확실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아기와 유년기의 언어 체험을 계속해서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학교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쳐주신 문장은 기억 속에 없었습니다. 이웃 아이들과 어울려 부르던 노래나 잠들기 전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그림책의 동요는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말입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또 다시 고민해 보았지요. 그러자 마음 속에 가장 강렬하게 되살아난 인상은 '아아, 재미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웃 아이들과 부른 노래나 어머니가 읽어주신 글은 모두 다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기쁨이 클수록 인상도 강하게 남습니다. 반대로 마음으로부터 만족감이 따르지 않은 노래나 언어는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배운 노래와 글도 마음으로부터 즐거웠었다면 기억에 남아있을텐지요.
마침애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지요. 그림책이란 유아에게 효과가 있거나 교육적인 것이 아니라 유아의 '즐거움'과 연결되는 것이 틀림없다고. 그 책이 담은 내용은 즐거웠던 기억만큼 어린이의 마음에 남습니다. 언어가 깊이 남으면 그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서 혹은 어른이 되었을 때 그 참뜻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어할까?
여러분이 2~3세된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려 합니다. 아이를 그림책의 입구에 세운 것입니다. 그때 부모초서 해야 할 일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린이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 책을 얘가 얼마만큼 재미있어할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르치고 싶은 기분은 제쳐두고 오로지 '이 책을 재미있어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를 생각하세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순수하게 정성을 다해 반복해 읽으며, 어린이의 기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 됩니다. 행여 앞질러가서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어린이 스스로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어린이는 마음으로부터 재미를 느끼면 반드시 말을 걸어옵니다. 그때 부모가 어린이의 기분을 따듯하게 받아주면서 응답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따뜻한 대화는 어린이에게 만족감을 줘서 그림책의 언어. 그림. 세계를 생생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게 합니다. 동시에 그림책을 읽어준 엄마 아빠의 인상오 강하게 새겨둡니다. 그림책은 어린이의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성장시킵니다.
풍요로운 인간이란 풍부한 언어를 체험하고 그것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마음이 담긴 풍부한 언어를 어린이의 '귀'에 많이 들려주세요. 자녀가 마음이 풍성하고 여유로운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또한 귀를 톨한 풍부한 체험은 장애의 독서 기초를 만듭니다. 글자를 많이 가르치고 책을 많이 읽힌다고 독서력이 자랄 수는 없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언어를 모방하면서 자신의 언어를 획득합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나 체코드같은 기계언어, 빈약한 언어를 들려주지 마세요. 아기때부터 당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고 말을 걸어주고 이야기를 해주고 좀더 자란 뒤에는 그림책을 읽어주세요. 이 노력은 틀림없이 당신의 자녀가 풍성하고 여유 있는 사람으로 자라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교류하고 이어주는 것이 참다운 인간의 언어입니다. 이런 언어체험을 촉구하기 위해 그림책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어린이과 그림책, 마쓰이 다다시 지음, 124p~12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