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어린이와 그림책 25] 사람의 목소리가 아이를 키운다

작성자시몽|작성시간11.11.08|조회수39 목록 댓글 0

  얼마나 풍부한 언어를 '듣고' 성장했느냐가 언어 능력을 좌우합니다. 독서력은 글자를 일찍 읽히는 것과 무관합니다.

 

  따뜻한 언어에 싸여 자라나는 아이

 

  아기를 돌보는 엄마의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요. 아기에게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젖을 먹일 때, 목욕시킬 때, 기저귀 갈 때, 달랠 때, 잠재울 때 등 어떤 경우에도 엄마는 아기를 말없이 돌보지 않고 무언가를 말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옆에서 들어보면 앞뒤 어구도 안맞고 별 의미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기에 대한 엄마의 따뜻한 마음은 일관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듣는 이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언어입니다. 아기도 엄마의 마음이 담긴 이 언어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언어이며 인간다운 언어입니다.

  우리도 아기였을 때 어머니의 따뜻한 언어에 감싸여 자랐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자신도 자녀들을 따뜻한 언어로 감싸서 길렀을 것입니다. 정성이 담긴 인간의 언어로 둘러싸여 길러졌기 때문에 아기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인간을 늑대가 기르면 늑대처럼 되고, 원숭이가 기르면 원숭이처럼 자랍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인간은 인간이 마음을 쏟아 기르기 때문에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텔레비전이란 기계가 기른 인간은 무엇이 될까요.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가 어디 있느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댁에서는 혹시 텔레비전이 아기들을 봐주고 있지 않은지요.

 

  모차르트보다 사람의 목소리가 더 훌륭한 음악

 

  나는 갓난아기를 가진 얿은 아빠 엄마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아기가 있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 것, 그리고 텔레비전을 계속 켜지 말 것, 담배는 아기의 몸에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해롭고, 텔레비전은 아기의 정상적인 뇌발달에 장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사 교오꼬는 <텔레비전에 아기 보기를 맡기지 마세요>에서 하루에 무려 17시간씩 계속해서 텔레비전을 켜놓는 집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루 10시간쯤 켜놓는 집은 상당수에 이른다고 합니다. 만약 그 집에 갓난아이가 있다면, 그 아기는 잘 때도 깨어 있을 때도 계속 텔레비전 소리를 듣게 되겠지요. 아기의 뜻을 무시하고 계속 소리지르는 셈이니, 기계음으로 고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해가 없도록 말해둡니다만, 나는 텔레비전을 전적으로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갓난아기 때에는 없는 것이 낫고, 계속 켜놓지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성장과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자연입니다. 아니지요. 자연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인간은 자연 속에서만 살 수 있으며 자연으로 말미암아 존재할 수 있다고 해야 옳겠지요. 아기에게 필요한 음악은 모차르트나 슈베르트가 아닙니다. 바로 사람의 목소리라는 자연의 소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빠나 엄마, 친근한 사람이 직접 불러주는 자장가나 동요가 가장 훌륭한 음악입니다. 아기의 마음을 기른다는 것은 이렇게 간단하고 소박하고 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는 자장가나 동요를 불러주는 엄마가 줄어가고 있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소개해주는 것보다도 먼저 노래를 불러주십시요. '엄마가 여기 있단다'라는 존재감을 확실하게 나타내 주십시요. 엄마의 존재는 아기에게 생명의 기둥입니다. 이러한 정신적 토양이 형성되면 그 때부터는 신중하게 선택되고 짜여진 것입니다. 이런 언어를 엄마, 아빠의 입으로 읽어주는 것은 언어의 씨앗을 마음의 밭에 한 알 한 알 뿌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와 자녀를 연결하는 것은 호적등본이나 출생증명서가 아닙니다. 바로 한 알 한 알 뿌려져 튼튼하게 뿌리내린 언어의 씨앗입니다.

 

 

                                                     어린이와 그림책, 마쓰이 다다시 지음, 127p~129p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