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어린이와 그림책26] 독서 지도는 꾸준하게

작성자시몽|작성시간11.12.09|조회수44 목록 댓글 0

  "추위와 어둠과 가난함을 모르고 인간은 성장할 수 없지요. 요즘 아이들은 이 세가지를 통 모르고 자랍니다."

  어떤 화가 분이 내게 했던 말입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현대 사회에 자녀를 키우는 부모하면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생활의 추위 . 어둠 . 가난은 줄어든 대신, 마음의 추위 . 어둠 . 가난은 더 깊어지는 게 아닌지요.

  이러한 고통들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가지 상황을 유념하고, 그와 같은 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나 정신에 공감해 보는 것이 살아가는데 저력이 됩니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혜는 인생 성적표를 좌우한다.

 

  나는 나이 육십을 바라보는 요즘에 와서, 과거에 책을 통해 체험과 공감을 나누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긴 인생을 살아오면서 교실에서 배운것보다 책이나 친구와의 사귐을 통해 체험하고 공감하고 배우고 생각한 것이 더 많았음을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격려, 위로, 깊은 공감, 기쁨, 충실함, 보람 등......지적인 경험을 넘어서는 간접 경험이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음으로써 내 인생에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었는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옛날에는 교과서나 참고서 외의 책을 읽지 않고도 잘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대처험 과 정보화 사회가 되면 문자화된 정보만으로도 사회가 흘러넘칩니다. 이것을 무시하느냐, 둔감해지느냐, 초조해하는냐, 휘둘리느냐, 자유롭게 선별해서 자기 힘으로 만들어가느냐 하는 것은 각자 독서 경험에서 얻은 '지혜' 가 좌우합니다. 어린 시절의 독서가 진정한 의미를 발휘하고 힘이 되는 것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을 때, 특히 부모가 되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와 독서' 문제는 이와 같은 긴 안목으로 보십시오. 독서는 당장의 학교 성적과는 관계가 없더라고, 그 어린이가 한평생 살아갈 인생 성적표에는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책은 영원한 친구

 

  나는 요즘 자녀교육에 대해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약 20년 정도를 교육 기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일류 기업에 휘직하는 것까지.

  이 기간이 인생의 중요한 준비 기간임에는 틀립없지만 종착역은 결코 아닙니다. 자녀의 인생은 사실 그 지점에서 새로운 출발점과 만나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준비 기간 이후의 인생이 무척이나 길어졌습니다. 자녀들은 그 이후 50~60년 동안을 스스로의 힘과 생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부모님들은 잘 아실테지요. 지식이나 기술이 풍부하다고 해서, 또 일류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학교성적에는 독서가 별 보탬 안될 수도 있지만, 인생의 긴 여정에는 진정한 힘이 됩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놀이처럼, 친구처럼

 

  이토록 중요한 독서, 유아기 때부터 습관을 길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도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도해야 합니다.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갑자기 글자가 많은 책을 읽히려 하기 보다는 재미있어하는 그림책을 주세요. 그림책을 통해 부모 자녀간에 맺어진 행복한 관계의 끈을 1,2년 더 유지하십시오. 말하자면 귀를 통한 독서인 '읽어주기'를 계속하라는 의미입니다.

  '혼자 읽는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어른의 편견입니다. 글자는 읽더라도 돇거의 즐거움이나 기쁨까지 느끼기에는 아직 어린 아니이입니다. 이 시기의 어린이는 엄마 아빠가 책을 읽어주기를 더 간절하게 원합니다. 함께 있는 시간을 원한다고 할까요.

  좀 긴 이야기를 연속으로 읽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행여 혼자 읽으라고 재촉하지 마십시오.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긴 이야기를 귀를 통해 듣는 경험은 어린이가 독서를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유치원 때 듣던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통째로 암기할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그림책을 되풀이해서 듣는 것은 아주 친한 친구들 만나는 것과 같은 기쁨을 줍니다. 어린이는 마음에 드는 책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싶어합니다. 언제나 가까이 두고 싶어할 정도로 좋아하는 책이 그 어린이를 위해 좋은 책입니다. 아마 그런 책은 언제까지나 소중하게 간직하겠지요. 그리고 그 책을 샀을 떄의 기쁨이나 엄마가 읽어주었을 때의 기쁨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이가 독서를 즐기게 하는 것은 이외로 어렵지 않습니다. 책에는 텔레비전이나 만화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하십시오. 독서는 공부도 아니고 학습도 아닙니다. 오히려 놀이에 가깝습니다. 마음에 맞는 친구와는 떨어지기 싫어하듯이 좋은 책과는 신나게 잘 놉니다. 그러니 아이의 독서에 높은 기대를 걸지 말고 재촉도 하지 말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만 해주면 됩니다.

  책을 읽을 때는 어린이를 마음껏 자유롭게 하고 해방시키십시오. 공부나 성적과 연관짓지 마십시오. 해방감, 그것은 성장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그리고 유연한 심성을 기르는 데 꼭 필요한 경험입니다.

 

 

 

                              어린이와 그림책, 마쓰이 다다시 지음, 132p~135p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