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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올리기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을 읽고 씀

작성자시우민|작성시간16.05.16|조회수663 목록 댓글 4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이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

내가 밤새워서 읽은 책이 해리포터 하나였었는데 여기서 한 권 더 추가되었다.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소설이라는 장르에 편향된 독서습관이 있고 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책이라면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왔는데, 이것으로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로운 책이었는지 충분히 설명이 될듯하다.

처음에 흥미를 당긴건 유시민님의 책 <청춘의 독서>를 읽은 것에서 출발했다. 그 책 안에 리처드 도킨스의 또다른 책인 <눈먼 시계공>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읽고싶단 생각이 강력히 들었더랬다. 그러던 중 tv 비밀독서단에서 슬쩍 이 책이 소개됐고, 리처드 도킨스의 아마 가장 신작이 이 <만들어진 신>인지라 이책을 읽게 됐다.
개인적인 경험과 회의때문에 쭉 무신론자로 나 자신을 인식해왔었고 그런 면에서 인식의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더 쉽게 손이 갔다.

이 책은 분량이 570페이지쯤 되니까 많은 편에 속한다. 읽으면서 '이럴수가!' 싶은 문장이 있는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인 것만해도 사진으로 보다시피 저렇게나 많다.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신이 없다고 거의 확신하며 그걸 증명해보이겠다고 책에서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걸 이 책에서 해보인다.
흔히 종교와 과학이 맡아야할 영역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그런 지적 마저 타당한 이유를 들어 제거한다.
지금 성서를 활자 그대로 진리처럼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 심지어 문학적인 비유로 해석하는 것 마저도 배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신명나게 읽었는데 이건 직접 읽어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

책의 도입부부터 자신만만하게도,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 무신론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로 로마가톨릭교나 이슬람교를 예로들고 있지만 실질적인 저격대상은 유일신이자 인격신으로 표현되는 모든 신이다. 세상을 창조하고 나의 기도에 응답하는, 내가 죄를 짓나 안 짓나 관심있는 그런 신.

치밀하게 수많은 논증을 거치기 때문에 책의 분량이 저렇게 많다. 전문가 수준은 아닐지라도 과학적 지식이 어느정도 있어야 이해하기 수월한 예시들이 많고, 작자 본인이 식자답게 하이유머를 구사하기 때문에 읽는 중 '아 이거 뭔가 살짝 비꼬면서 웃으라고 하는 말인데, 지식의 부재로 나로선 웃을 수가 없네' 싶은 웃픈 상황도 있긴 있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최대한 쉽게 쓴 과학대중서다.

새롭게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에서 현재 무신론자의 지위가 성소수자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것, 미국에서 기독교의 영향이 막강하다는 것이었다. 무신론자임을 밝히는 게 거의 커밍아웃과 같은 의미라고.


.

성급한 마무리.. 이렇게 끝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독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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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설렘이 | 작성시간 16.05.16 저도 집에 이 책이 있는데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용.. 글 잘 봤습니다..
  • 작성자드림캐처 | 작성시간 16.05.19 시우민님의 감상문 덕분에 무척 읽고 싶어지는데요.~ 최근에 <총,균,쇠>와 <사피엔스>를 읽었는데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이 책도 삶의 지평을 넓혀주리라 기대되는군요.
  • 작성자방통 | 작성시간 16.05.20 신앙이 있는 사람은
    이런 책을 읽지 않죠...^^
    인격신이란 인간의 마음과
    가치가 투영된 신을 말하는데...
    우리가 믿는 신은 인격신일 수밖에
    없고 인격신이 아니면 믿을 필요도
    없는거죠 그러니 이 말은 곧
    인간이 만들었다는 것으로 귀결ㅎㅎ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보니
    새롭습니다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푸른마음1234 | 작성시간 16.12.09 네. 저도 한번 읽고싶은데. 두껍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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