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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 근황

부산연극제 총평(허은) '소통 한계 불구 다양한 시도 돋봬' - 부산일보[2005/4/16]

작성자시임바다|작성시간05.04.28|조회수30 목록 댓글 0
부산 작가가 쓴 창작 희곡을 바탕으로 부산연극의 정체성이 만들어진다는 이번 연극제의 믿음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연극제였다. 비록 다섯 작품이라는 양적 빈곤에도 불구하고 가능성 있는 창작 초연의 희곡이 선을 보였고,이 희곡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연 양식들이 선보였다. 작지만 연극이 보여 줄 수 있는 여러 면들을 확인하면서 연극에서의 표현양식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함축적 연극제였다.
성격 구축을 위한 언어구사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던 리얼리즘 계열의 '욕망을 삼키다'. 연결 고리가 애매했지만 다양한 표현양식을 사용하고 춘향전을 재구성해 전통의 현대적 수용을 시도한 '열녀 춘향 수절가'와 마당놀이,혹은 퍼포먼스 형식의 '하얀 마을 이시미',신화적 소재를 표현주의적 양식으로 풀어간 'B.C 2430'과 부조리극 형식의 'Play'를 통해 짧은 기간동안 관객은 연극의 전체적 흐름을 즐겁게 조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 작품은 관객과의 효율적 소통을 위해 다양한 무대적 메커니즘 활용을 바탕으로 한 연출을 통해 희곡의 빈 공간을 메워 나가고자 했다. 그 결과 무대 장치,조명,의상 등의 분야에서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세련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과거 부산 연극에 비한다면 한층 세련되어졌고 부드러워진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출과 희곡 작가의 겸임에 기인하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희곡 작가가 연출가인 경우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 세계의 강조는 창작자 자신은 알고 있겠지만 관객이 주제를 따라잡기가 힘들어지게 한다. '열녀춘향 수절가''B.C 2430'등의 작품이 그것이다. '보여짐'과'느껴짐'의 간극을 메우기에는 부족함이 보였다.

더불어 연기자 간의 연기력 편차나 신인 연기자의 출현이 뜸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lay'와 같은 완성도 높은 희곡을 만날 수 있었다는 즐거움도 있었다.

허은·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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