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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 근황

심사총평(변미선) - 국제신문[2005/4/16]

작성자시임바다|작성시간05.04.28|조회수46 목록 댓글 0
심사 총평
창작열의 희망적… '시청각'치중 마무리 미진 아쉬워


지나친 기우였다. 전국 최초로 부산연극제 경연작을 창작극으로 제한한 것은 지나친 모험이면서 오히려 전체 작품의 수준이 하향될 것이라는 우려가 연극제 시작 전부터 공통된 진단이었다. 그러나 부산연극이 모방형 혹은 후진형 창작태도를 청산해야 한다는 부산연극인들의 의지와, 이보다 앞서 부산연극이 충분히 독자적 창작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그러한 모험에 대한 결단을 감행할 수 있었다. 5개 극단의 경연작들은 부산연극인들의 이러한 의지와 자신감을 확신시켜주는 희망의 신호탄이 되었다.

경연 5개 작품 모두 극단별 역량이 결집되고 작품 창작에 대한 열의가 충만한 공연을 선보였다.

극단 에저또의 '욕망을 삼키다'는 원작에 대한 충실한 해석과 사실적인 무대를 위한 꼼꼼한 표현이 돋보였고, 극단 맥의 '열녀춘향수절가'는 인형극이나 마임동작을 응용한 춤장면 등의 다양한 극적장치를 통해 연극성을 확대하여 극의 재미를 부가하였다. 극단 도깨비의 '하얀 마을 이시미'는 '가족극'이라는 타이틀 아래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아우르는 갖가지 퍼포먼스를 도입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와 앙상블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었다. 극단 시나위의 'BC 2430'은 극의 주제를 살리는 안무와 무대장치, 음악 등의 조화로운 활용과 더불어 우리나라 상고사에 대한 재조명에 초점을 맞춘 총체극이었으며,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PLAY'는 표피적인 대사와 그와 상반된 연기행동을 잘 결합해 인간의 욕망을 참신하게 표출해낸 연출적 상상력이 돋보였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시청각적 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기량이 체질화 되어가는 약진을 보였다. 반면에 작품의 질을 춤이나 음악 등의 활용에 치중하는 시청각적 비만현상과 작품을 가다듬는 마무리 작업은 여전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연기의 초미에 즉흥적 몸짓이 생명이라면, 연극의 중심에는 독창적 혜안이 생명같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연극제가 창작풍토를 만들기 위한 도약에 안전착지를 달성했다면, 향후의 연극제는 형식에 휘둘린 창작이 아니라 자기색깔 찾기의 밀도를 높이는 한 단계 성숙한 연극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변미선 심사위원
/부산연극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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