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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illon Public Brewing Session Day 후기

작성자OOfreedom|작성시간15.12.30|조회수411 목록 댓글 23

벨기에 맥주


보통 맥주 하면 독일을 떠오르기 쉽지만, 그에 인접한 벨기에도 그에 못지 않은 곳입니다.

물, 홉, 맥아 만을 사용하여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맥주 순수령 Reinheitsgebot이 독일 맥주의 철학을 보여준다면, 페일라거부터 시작해서 람빅, 플란더스 레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맥주 스타일이 벨기에 맥주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12세기 수도승들이 수도원의 운영기금 조성을 위해 맥주를 만들었다고 알려지는 것이 벨기에에서 맥주가 만들었던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기록인데, 수도원들이 기반을 닦아서 그런지 벨기에 맥주하면 수도원 맥주 또는 트라피스트 맥주가 유명한 이유도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독일도 수도원에서 양조되어져서 내려오는 맥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오래된 양조장들이 그들만의 특색을 계속해서 유지하여 미국에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불기 이전에 이미 맥주의 천국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습니다. 



람빅이란? (Lambic, Lambeek)

그 많은 벨기에의 맥주 중에 오늘은 람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람빅은 브뤼셀과 브뤼셀 남, 서부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양조되어 오고있는 맥주입니다. 

람빅이 다른 맥주와 차이나는 점은 바로 Spontaneous fermentation 입니다. 우리나라말로 자연 발효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정확히 말하려면 야생효모에 의한 자연발효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맥주를 만들 때는 다른 요인을 통제하고 만드려는 맥주 스타일에 맞는 효모만을 사용하는데 비해, 람빅은 일부러 자연에 노출을 시켜 야생효모나 박테리아들이 만들어진 맥즙에 안착을 하게 하여 만들어집니다. 수십 수백가지 미생물들이 맥주를 만드는데 관여를 하여 깔끔하고, 포도주나 사이다와 유사한 향과 맛이후에 도드라지는 신맛을 냅니다. 

양조하는 과정은 아래에서 추가로 설명하겠습니다. 왜냐면 이 람빅을 만드는 곳에 다녀왔으니까요!


Cantillon

람빅을 만드는 양조장들은 대부분 브뤼셀 근교에 위치하고 있는데, 브뤼셀 Sud 역 근처 도심에 떡하니 박물관 겸 양조장을 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이 바로 Brasserie Cantillon입니다. 

브뤼셀 Rue Gehudel 56에 위치한 이 곳은 1900년에 문을 연 이래로 Van Roy-Cantillon 가문이 가족경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양조장들이 세월의 힘과 경영상의 위기로 문을 닫았지만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미명아래 전통적인 방법 그대로, 1900년 그때 그 장비들 그대로 양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 또한 경영상의 위기라던가 이어갈 사람이 없어서 그 명맥이 끊길뻔 했었지만 단순히 양조장이 아니라 전통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박물관으로 새단장을 하고, 사위가 양조를 물려 받으면서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이곳을 방문하면 7유로의 입장료와 함께 가이드 없이 양조장을 한바퀴 구경한 후 테이스팅 룸에서 한잔 무료로 시음을 할 수 있고 (추가는 돈 지불) 그 옆에서는 Cantillon의 맥주들과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매할 수 있는 맥주들이 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언제 갔느냐에 따라 구할 수 있는 맥주가 달라지며, 가격은 아무래도 조금 저렴한 편입니다. 

그런데 이 곳이 일년 중 3월과 11월에 각각 하루 씩 2번, 특별한 이벤트를 엽니다. 바로 Public Brewing session입니다.


Cantillon public Brewing session day

1년에 2번 새벽 6시 30분 부터 시작되는 이 이벤트는 인원에 제한이 없이 1인당 7유로의 입장료로 가이드 투어 + 맥주 한잔 + 크로와상 + 커피가 제공되었습니다. 가이드 투어는 영어, 불어, 독어, 네덜란드어로 각각 투어 사이에 15-20분 정도 텀으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이 날은 Cantillon의 양조과정을 일체의 가감없이 다음과 같이 보여줍니다.


6:30 - 9:00     곡물 분쇄 및 맥즙 당화 

9:00 - 13:00   여과 및 홉 투입

13:00 - 15:00  끓이기

15:30               쿨십으로 이송

6:30 - 12:00   배럴 청소


그럼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시작은 6시반 부터인데 그보다 일찍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입구의 데스크에서 7유로를 계산하고 옆에 가이드 투어 리스트에서 언어와 시간을 확인합니다. 7시에서 16시까지 투어가 영어, 독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로 각각 진행되었습니다.




여기가 테이스팅룸. 이날 맛볼수 있었던 것은 Gueze, Kriek, Rose de gambrinus, Lambic, Cuvee Saint-Gilloise, Lambic de Haute Densite, Lou pepe Framboise를 잔으로 서빙하였습니다. 


아직 일곱시 전이라 한산한 모습인데 나중에 발 딛을 틈이 없었습니다.




이렇게요;;






Iris만 100% barley이고 lambic 원주는 65% barley와 35%wheat으로 워트를 만듭니다. 4시간 동안 4스텝으로 매싱을 합니다.




홉은 2-3년 이상 묵힌 whole hop을 쓰는데 여기서는 주로 할라타우 지방의 perle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냉장고에 쳐박힌 묵힌 홉으로 람빅을 만드는데 쓰시면 됩니다...;; 오래된 말린 홉은 홉의 방부제 역할을 하는 성분만 남고 나머지 오일 성분은 산화하여 남아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보일링이 끝난 맥즙은 이 Coolship에서 하룻밤 동안 식게 됩니다. Cantillon에서는 10월말부터 3월까지만 양조를 하는데 이는 영상 5도이하의 온도에서 이 Coolship을 100%활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첫번째는 그 이하의 온도여야 하룻밤을 자고나면 워트가 20도 정도로 식혀지기때문이고, 두번째는 그 온도 이하에서 효모는 살아 있지만 왠만한 박테리아들은 죽기때문입니다. 브루어리 내에 야생 효모들이 워트가 식어가는 동안 접종이 되고, 발효를 시작하는게 보이면 배럴로 이송합니다.



Coolship에 이송하고 이때 워트의 높이는 15cm~20cm.



Boilling kettle에서 coolship으로 옮기기 전에 홉은 걸러 줍니다.




배럴이 층마다 저장되어 있습니다. 람빅은 최소한 3년동안 배럴에서 발표 및 숙성되고, 각 해의 가장 좋은 람빅으로 뽑힌 배럴들은 Lou pepe를 만듭니다. 3년된 람빅과 그보다 어린 람빅을 블렌딩하여 Gueze를 만듭니다.




북쪽의 L은 Lambic의 L이고, 서쪽의 알파벳은 연도를 뜻하는데 2014-15시즌이 R이고 P는 2013-2014시즌을 뜻합니다. 동쪽의 숫자는 Batch숫자. 1년에 양조 횟수는 늘 목표가 50회라고 합니다.

이 배럴은 2013-2014시즌에 양조한 32번째 배치이고 람빅입니다.



얘는 2012-2013년에 21번째로 양조하였으며 Iris입니다.




이 탱크는 제성탱크.




가운데 왼쪽 맷돌같은 장비는 거품 제거기, 맨 앞의 장비는 필터, 뒷편의 두 스텐 탱크는 보관 탱크입니다.



저 뒷편의 장비는 제성기. 배럴의 맥주들은 제일 먼저 이 제성기로 들어가고 1차로 건더기를 거릅니다. 이때 발생되는 거품들을 기기로 제거하여 제성탱크로 옮깁니다. 제성탱크에서 중간의 필터로 효모와 미생물은 남기고 건더기들만 걸러서 람빅을 최대한 맑게 해서 보관탱크로 이송합니다. 그 후 바틀링 또는 케깅을 합니다. 




바틀링 장비. 병마개를 코르크를 쓰는 이유는 플라스틱이나 고무를 쓸 경우 2차발효과정에서 생기는 CO2로 인한 압력을 버티지 못해 병이 깨지기 때문입니다.마치 샴페인 처럼요.




바틀링 된 맥주들은 최소 6-8주 동안 서늘한 곳에서 이차 발효를 하고 자주 이 병을 돌려주면서 저장합니다. 2010년 바틀링인데 쌓여있네요?


 



첫잔은 람빅입니다. 블렌딩 하지 않은 람빅인데 아직 단맛이 어느 정도 있고 많이 시지 않습니다.




Lambic de Haute Densite. 고농도 람빅 정도 해석되려나요. 9.7%와 8.7%의 두 람빅을 섞어 2013년에 바틀링한 람빅입니다. 알콜부즈까지는 아니지만 알콜이 어느정도 느껴졌고, 쉐리 와인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숙소가 근처라 3시간 텀으로 계속 가서 양조 과정을 구경했습니다. 나올때쯤부터 붐비기 시작하더니, 점심때부터 투어 마감까지 브루어리 전체가 계속 가득찼습니다. 가업이다 보니 할아버지 부터 손자까지 모두 나와서 일을 하는데 다들 즐겁고 열정이 넘치면서 Cantillon 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표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100여년 정도 된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양조를 하고 있고, 철저히 조건 통제를 하여 품질이 균등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으로 기인한 다양한 요소들을 오히려 축복으로 생각하고 개성으로 살리려는 노력을 하는 브루어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루 종일 이 곳을 둘러보면서 인간 기술의 발전이 자연과의 끊임없는 투쟁에서 계속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양조 또한 아직 그 무궁무진한 다양성과 가능성이 있구나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 모시고 온가족이 오고 싶습니다. Public brewing session을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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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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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빅블루 | 작성시간 15.12.31 맥주 본고장 현지 통신원 역활 확실하게 수행하고 계시네요ㅎㅎ 앞으로도 좋은글 기대해 봅니다 ~^^
  • 답댓글 작성자OOfreed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31 여기 이후로는 애정이 좀 떨어져서 별로 일지 모르지만 양해해 주셔요 ㅋㅋ
  • 작성자즐거운맥주 | 작성시간 15.12.31 병을 뉘어서 보관하는것과 기울어진 나무 바구니로 잔에 따르는 방법도 이유가 있겠군요. 신나는 년말 보네세요~^^
  • 답댓글 작성자OOfreed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31 많은 부분이 샴페인 제조방법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기울어진 나무 바구니를 사용하는 건 바닥에 쌓인 트룹이 맥주에 최대한 섞이지 않게 하려고 사용하구요 ㅎㅎ 늘 건강하세요 😄
  • 작성자Auvers | 작성시간 15.12.31 잘 지내시죠? 좋은 글과 정보를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부럽네요^^. 앞으로도 이런글 계속 올려주시면 나중에 여행시 유용한 정보가 될꺼같아요. 연말 잘 보내시구요,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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