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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루 연재]카브루 골든에일의 탄생

작성자도토리 박|작성시간16.01.14|조회수355 목록 댓글 3

2005~6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즐기고 싶었던 맥주는 영국식 맥주 IPA 이었다.


2006년 미국 시애틀의 맥주대회에 참관했을 때 대부분의 맥주제조장에서 페일에일과 IPA를 생산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맥주 품종이었다.


여러 차례 이태원모임에서 만나 친해진 캐나다, 미국인들은 필자에게 '고향에서 즐기던 신선한 IPA맛을

느끼며 향수를 달랠 수 있기를' 간절하게 원했고 필자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카브루에서 만들어보겠다'

라고 답해 주었다.


나의 학창시절에는 맥주는 사치였고 막걸리가 대세였다.


군 생활 중 고된 훈련을 마치고 회식할 때는 대대장의 짚차를 빌려 타고 강원도 철원 전방부대에서 이동.

포천 까지 가서 막걸리를 몇 말씩 사오곤 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지금도 군 동기생들 모임에는 항상 막걸리가 기본이다.


그것을 갑부가 되어버린 친구도 그렇지 않은 친구도 모두 똑같이 즐기며 추억을 되새긴다.


술은 문화이기 때문에 IPA도 외국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원하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원료 모두를 해외에서 찾아내어

수입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었다. 


드디어 원료 준비를 마치고 Brewing을 하는 날 아침 미국인 친구 빌이 메일로 레시피를 보내주었다.


그때까지 홈부루잉 모임에서 만들어본 모든 종류의 맥주레시피의 원료표기단위는 19리터의 맥주를

얻기 위하여 항상 맥아는 lb(파운드:450그람) 홉은 oz(온스:30그람)단위로 투입되도록 되어있었다.


 IPA라는 맥주가 그렇게 많은 홉을 넣어 만들어지는지 몰랐던 필자는 전달받은 레시피를 바탕으로

원료투입 총량을 kg단위로 환산 하면서 의문이 발생하였다.


홉 투입 단위가 파운드로 되어있지 않은가? 분명 단위를 잘못 표기한 것 이다!' 라고 단정하고

oz로 홉 투입량의 단위를 바꾼 후 다시 kg단위로 환산하여 가평의 제조담당자에게 수정된 원료투입량을

통보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제조된 카브루식 IPA는 새롭고도 향긋한 풍미를 내뿜으며 맛있게 만들어졌다.


레시피를 제공해준 빌에게 19리터 다섯 통을 레시피제공 대가로 기증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맛과 향의 카브루식 IPA를 직접가지고 약속된 장소에 의기양양하게 갔다.


수십 명의 중년이상 부부로 보이는 외국인남녀들이 마주 않아서 카브루의 새로운 맥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빌은 나에게 반갑게 악수를 건넨 후 맥주를 시음해 보았다.


맥주통에서 첫잔을 따라 맛보고 실망하는 그 사람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파티음식은 차려졌고 전국에서 모인 듯 한 빌의 친구들은 새로운 맥주를 달라고 재촉했다.


우리는 한잔씩 손님들에게 건네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맥주를 마시는 다른 사람들의 표정은 빌과는 정반대로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특히 여성들은 감탄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한 백발의 파란 눈 할머니가 ‘IT'S ALMOST GOLD ALE!’ 이라고 큰 소리로 말했고

다른 사람들도 미소를 지으며 동의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서야 카브루는 ‘IPA를 만들려다 엉뚱한 맥주를 만들었고 그것의 풍미는 미국식 GOLDEN ALE에 가깝다.

라는 것을 알게 된다.


파티는 길게 이어졌고 필자는 그 자리에서 구전되는 IPA의 탄생비화를 듣고 크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카브루는 실수로 Bill's IPA 레시피의 1/15 가량의 홉을 사용하여 훌륭한 골든에일을 제조하였고

바로 이어진 다음 담금에서 Genuine IPA를 제조하여 Bill 과 맥주애호가 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이 두 종류의 맥주는 그 이후 카브루의 number 2~3 seller가 된다.




가평 카브루 맥주제조장에서


박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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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허니맥주 | 작성시간 16.01.14 지금도 이레시피로 만드는지 궁금한데요
  • 작성자Needle | 작성시간 16.01.15 여기서 같이 일하는 미국친구의 이름도 빌 앤드류.....ㅎㅎ
  • 작성자자유로운 별박이 | 작성시간 16.01.16 인류 문화에 지대한 공이있는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발명이고 또 하나는 발견입니다.
    발명은 불편함이 만들어주었고............
    발견은 살수나 착각에 의해서 뜻하지않게 나타나는 새로움입니다.
    카브루 아메리칸 골든 에일은 발철 사장님의 실수에 의해서 탄생된 작품이군요..........ㅎㅎㅎ
    꼭한번 맛보고 싶습니다.
    ps 저도 철원에서 군대생활 했습니다(6사단 청성부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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