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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산토리니 와이너리 기행문 2

작성자도토리 박|작성시간17.06.01|조회수352 목록 댓글 1


                                               (대우조선에서 건조하여 에게해를 누비는 Blue Star Ferry)



                                                               (크고 쾌적한 크루즈 내부)

산토리니 부두에 내리면서 우리를 이곳까지 실어다준 대형 크루즈선을 바라 보았다.
저 웅장하고 멋있는 배는 2,500명을 동시에 태울 수 있는 선박이다.

타고 있는 동안 내부에서는 배의 움직임을 거의 느끼지 못했지만 갑판으로 나오자 거센 바람과 함께 거대한 선박이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는 것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었다.

이 크루즈선은 세계 최고의 선박건조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 대우조선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난 후 한국인으로서의

큰 자부심을 가졌다.

도착지 산토리니섬은 마치 초승달이 남쪽으로 배를 내밀고 누워있는 모양과 같다.

북쪽 유럽대륙 방면은 가파른 절벽이고 남쪽 아프리카 방면은 완만한 경사지라서 포도농사는 섬의 남쪽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와이너리들은 경사지 가장 높은 지대에 대부분 위치하고 있다. 



                                                                   (언덕 위에 위치한 와이너리)


따라서 농부들이 포도를 수확하여 와이너리로 납품하면 와인제조자는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즉시 포도즙을 만들고

호스를 통해 지하 발효통으로 보내 발효와 숙성을 마치고 포장하게 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섬에는
포장기계가 없어 완성된 포도주 전량을 호스를 통해 부두에 정박해 있는 벌크선에 옮겨 육지로 보내졌다고 한다. 
 


                                                                     (포도즙을 짜는 기구) 



 

                                                                    (동굴형태의 포도주 저장소)


와인 기술자의 설명이 끝나자 우리는 와인의 제조와 품질유지에 관한 궁금증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여러 종류의 효모가 포도즙을 발효시킬텐데 어떻게 매년 포도주의 향과 색상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완숙미가 돋보이는 키다리 그리스인 와인기술자는 망설임 없이....
'와인에 있어서 항상 똑같은 풍미를 갖는 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였다.


                                                                           (와인 발효통) 



                                                           (그리스인 와인제조기술자)


그러면서 그는 '각각의 배치(batch:포도주 등 음식을 한번씩 담그는 단위)마다 모두 약간씩 다른 풍미(flavour)가 생성된다'

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분명히 이해가 되었고 배치마다 다른 효모가 섞여져 발효 되었으니 모두가 다른 풍미를 갖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근래에 와서는 자연효모(natural yeast)와 함께 프랑스산 인공효모 (commercial yeast)도 함께 사용한다고 한다.

19세기 파스퇴르 이전까지는 맥주제조 역시 맥즙을 끓인 후 그 위에 밀짚이나 보리짚을 뚜껑처럼 덮어 그 짚에 붙어있는 자연효모를 이용해 수천년간 맥주를 발효시켰으니 맥주와 와인의 전통적인 발효방법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진다.

짚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청국장이나 메주 등을 띄울 때 자연효모를 얻는 방법이므로 발효식품을 만드는 노하우는

동서양이 따로 없는 것같다.

와인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낸것은, Beer guys(제조자, 소비자)들은 동일한 상표의 맥주는 언제 어디서나 같은 풍미를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가지고 있으나 와인은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이 숨쉬는 그야말로 자연이 선물한/천연효모가

빚어낸 신의 물방울이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 의문이었던 각기 다른 당도를 가진 포도에서 어떻게 일정한 알코올을 얻는가?..에 대한 대답은

그들의 포장전 Blending하는 기술이었다.

우리들의 와인에 관한 질문이 끝나자 마자 재미있게도 이 Wine 선생은 갑자기 학생이 되어 맥주제조관련 질문을 시작했다.

문답이 한창일 때 현지의 안내인이 우리가 있는 지하로 내려와서 '다음 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나와달라'고 하기에 우리는
서로 악수를 나누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는지 와인선생은 차량이 출발하기 직전 맥주한병을 들고 뛰어와서 '산토리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라며

나에게 건내주고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싼토리니의 local beer:Yellow donkey)


비록 짧은시간이었지만 우리들은 유사한 일을 하는 것 때문에 뭔가 통했던것 같다.

맥주의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맥주뿐아니라 모든 주류제조기술의 전파는 문명의 전파와 깊은 연관이 있었고

또한 그것은 정복과 피정복의 역사와 괘를 같이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피정복민들의 눈물로 만들어낸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디스틸러리(distillery:증류주를 생산하는 양조장)로 정하고
그곳에서도 뭔가를 알아내고 싶다는 각오와 함께 이번 와이너리기행을 마친다.


● Tips 


                                                                    (그리스식 hard liquor: 우조) 

우조 (OUZO. 증류주.알코올 40%): Brandy 종류로 우리의 소주와 비슷한 술.
주로 와인을 증류하여 만들며 이탈리아 에서는 그라빠 (grappa), 남미의 페루나 칠레에서는 삐스코 (Pisco)라고 각각 불린다.




글 쓴이: 박 철 (카브루 맥주제조장 창업자/수제맥주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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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영철 | 작성시간 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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