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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여행 - 추인

작성자추인김영호|작성시간23.02.18|조회수13 목록 댓글 0

 

추억 여행 

                      -  추인 

 

초등학교 울타리 너머로 보였던 학교.

촉촉이 봄비가 내리는 날

어머니 손잡고 처음 찾았던 학교.

이미 입학 시기가 두 달이나 지났지만

입학시험 없이도 받아 준 학교.

몇 명 안된 친구들과 3년이란 시간 동안 

함께 꿈을 키워왔던 학교. 

 

어느새 졸업하고 흩어졌다.

이제 조금 컸다고 사회에 진출하는 친구.

조금 더 공부해 볼까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친구.

열악한 환경 속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가르쳤던

열정적인 선생님들. 

 

어디서 살고 있을까?

보고 싶었지만 

그리움으로만 남아 있던,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고

소설 속의 정경이 그대로 전해오던,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떠 올리며

얘기 꽃을 피워 본다.

월순이. 영옥이. 두범이. 구환이. 양례. 순이~

진달래 피던 뒷동산에 올라

'메기의 추억'이란 노래를 불러보고,

여름이 되면 학교의 재정을 위해

공부도 좋지만 모내기하러 다니고,

눈 덮인 겨울엔 토끼몰이도 해보고,

운동장이 작아 다른 운동은 할 수가 없어

배구만 열심히 하고,

3학년이 되니 

코앞에 닥친 고입 검정고시 준비를 하고,

같은 학년이라고 해봐야 고작 한 학급이라

학교생활 내내 서로가 정만 듬뿍 들고, 

 

친구

이제  세월이 남기고 간 흔적만이 

우리들의 이쁜 모습을 보여주네.

주름진 얼굴이면 어떻고,

허연 머리카락이면 어떤가,

이제 멀리서 보니 몸짓도 구부정해졌네.

살아보겠다고 고향을 떠나 흩어졌는데

아직도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하고, 

전원으로 떠난 친구, 

고향으로 찾아간 친구,

각자가 노후의 삶터를 만들어 가고 있나 보네. 

 

50년이 지나버린 오늘.

친구가 좋아하는  점심 먹고,

친구가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친구와 드라이브한  

차창 넘어 나뭇가지들은

겨울을 이겨내어  꽃 망울을 머금고 있고,

헤어질 땐 건강하라고, 

그리고 또 보자고 손짓도 하고,

사랑하네. 

 

2023. 02. 16.  광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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