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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매포로 소풍가는 날

작성자추인김영호|작성시간23.04.04|조회수6 목록 댓글 0

정지매포로 소풍가는 날
                - 추인

글자로만 알았던 고희라는 글자가
성큼, 저만치 다가와버린 지금,
그 시절 그곳에 다시 왔다.

조그만 했던 소나무는
노송이 되어버렸고,
발을 적셔가며 건넜던 징검다리는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현대식 다리가 놓이고,
전망 좋은 곳에 떡하니 식당도 생기고,

찾아가는 길이
전국으로 이름난 하우스 단지 사이로
잘 닦인 도로가
예전에 들길 따라 구불구불 지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정지매포로 소풍 가던 날
도시락 챙겨들고
보물찾기 기대로 부풀었던 그곳에
반세기가 지나버린 지금
멋지게,
싱싱하게 살아온 친구들과 함께하니
잠시 잠자고 있던
푸른 추억들이 가슴속 깊이 울려온다.

친구야 이제
짊어졌던 짐들을 내려놓고
그동안 정들었던
아름다운 추억들만 배낭에 매고
또다시 싱그러운
소풍을 떠나보자.

2023. 04. 03. 정지매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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