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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박혜열 친구집을 찾아

작성자추인김영호|작성시간23.05.23|조회수7 목록 댓글 0

자유인 박혜열 친구 집을 찾아

                                 - 추인 

 

반세기가 훌쩍 지나버린 지금엔,

세상 풍파를 모두 알 것도 같다는 듯이

여유 있는 모습으로, 

친구와 함께

낮술 한잔했습니다. 

 

친구가 오늘 방금 잡았다는 

팔팔한 낙지를 두 접이나 사 와서

마침 원식 친구와  재관 친구의 

두 부부가 함께하여

탕탕이도 하고,

살짝 데쳐 초무침도 하고,

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빔밥도 하여,

낙지 코스로 진수성찬 대접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지난 세월 친구는

어린 시절엔

딸 일곱에 아들 하나라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사랑 속에 살다가 

 

젊은 날은

서울에서 의류 사업과 

자동차 서비스 사업을 하며

돈도 많이 벌어보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고 

 

어느새 60이 되니

사업도 접고

내 고향 남쪽에서 살아보고자

이곳저곳 살피다가

지금의 해남군 구시리에 터를 잡았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혼기를 놓쳐버렸고,

멋진 전원주택도 지어놓고

이제 동반자가 있었으면 하기도 한다는데~ 

 

지금은 

야외용 텐트 하나 걸머지면

스위트 홈이 되기도 하고,

철 되면 바다낚시도 떠나고,

시간을 넘나들며

내 방식대로 살아가도

누구 하나 터치도 안 받고,

그야말로 자유인이 되어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하나씩 늘어가는 주름 속에

미소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타지라고 해봐야 고향과도 같이

낯선 사람들과 부딪혀도

워낙 대인관계를 잘해온지라

그동안의 생활 습관이 배어서

이웃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외롭지 않았습니다.

인기 '짱!'이었습니다. 

 

친구야

지금처럼

건강하고 자유롭게 

과속 페달 밟지 말고,

세월따라

내리막길 그냥 

그동안 못 보고 지나쳤던 것도 봐 가며

그렇게 내려가 보자. 

 

2023.05.19.

해남군 구시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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