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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붕어 한 마리

작성자추인김영호|작성시간23.05.30|조회수43 목록 댓글 0

버들붕어 한 마리
                - 추인

가로 80cm, 세로 150cm 되는
제법 큰 버려진 수족관을 가져다가
실리콘을 다시 쏴서 물 새는 곳을 잡고,

통발을 만들어 집 근처 방죽에 넣었더니
버들붕어 한 마리가 잡혔네.

수족관에 넣었더니
팔팔하게 잘도 헤엄쳐 다니네.
그리고 물도 떠다 부었는데
갑자기 붕어 다섯 마리가 생겨서
이상하다 생각해 보니
아마도 붕어 알이 따라와 부화되었는지
식구가 늘었네.

어릴 적에는
또랑 물에서 버들붕어 잡으면
병에 넣고 즐겁게 바라보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네.

어항 속에서 사계절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걱정되었는데
벌써 키운 지가
계절이 세 번이나 바뀌어서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잘도 이겨내고
새끼까지 낳았네.

화초를 가꾸든
물고기를 키우든
말이 필요 없는 자연과의 교감 속에
그동안 말로써
온갖 삶을 재단했던 것과는 또 다른
무언의 삶 속에 빠져보네.

2023. 05. 30.   
톱머리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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