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추인방

바람에 나를 실어

작성자추인김영호|작성시간24.02.09|조회수11 목록 댓글 0

바람에 나를 실어 

                             - 추인 

 

아침부터  해변으로 나간다

그리고 기다린다

바람이다

바람을 기다리기도 하는가 보다. 

 

저기 저 멀리서

물안개가 걷히고

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바람이 다가온다. 

 

잡을 수도

잡히지도 않고

그냥 스치듯이 

지나가련만

내게 와서 머문다. 

 

바람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내가 되었나 보다. 

 

봄이 오면  꽃바람 타고

님의 소식 기다리고

그리움 두고 가신 어머니 소식 기다리며,

이런 소식 저런 소식

세상 모든 소식 담아 왔지만,

이제 온갖 소식들 모두 내려두고

바람이 부는 데로 

바람에 나를 싣는다. 

 

적도에서의 작열하는 태양과 함께

끝없이 불어주는 바람처럼

바람 또한 바랄게 아무것도 없고

나 또한 바랄게 아무것도 없다. 

 

세월 앞에 단순해버린 내게

그냥 내 마음데로

하고 싶은 것들 

하면 될 것 같다. 

 

2024. 02. 05  

<태국 프란부리 해변에서 

카이트 서핑을 하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