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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사]감염병의 중국사(공중위생과 동아시아)

작성자북소년|작성시간24.04.14|조회수37 목록 댓글 0

책 소개

이 책은 감염병의 유행이라는 시각에서 중국과 동아시아의 역사, 특히 19세기부터 20세기의 역사를 읽어내려는 시도이다.
중국과 동아시아 역사에서 감염병의 충격은 지금까지 그다지 의식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기원한 페스트가 글로벌화되었고,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도 감염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준 적이 있었다. 감염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큰 충격을 중국이나 동아시아 역사에 가져다주었다. 이는 최근 인플루엔자나 2003년 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둘러싼 상황을 보면 쉽게 상상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다루려는 것은 페스트, 콜레라, 말라리아, 일본주혈흡충증이다. 이것들은 모두 원생 동물·세균과 바이러스를 원인으로 하는 감염병이다.
특정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걸리는 감염병을 역병이라고 부른다. “역병의 학문은 곧 인류문화의 역사와 밀착하며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명언이 있다(富士川游 「日本疾病史」). 감염병은 사회의 방식과 깊이 관련되면서 정치·경제·문화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이는 감염병의 유행을 단순히 의학적인 문제로만 생각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감염병 유행에는 그때마다의 정치와 사회의 모습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제1장에서 다룰 페스트는 중국 남서부 윈난 기원 감염병으로 광둥성 전역 유행을 거쳐 19세기 말 홍콩에서의 유행을 계기로 세계화되었다.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하와이·북미, 나아가 동남아시아, 인도에서 아프리카로 감염이 확대되어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청일전쟁의 결과 일본의 식민지가 된 대만에서도 페스트가 유행했다. 이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지만, 페스트의 유행이 일본의 대만통치 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되었다.
20세기 초 중국 동북부, 당시의 호칭으로 언급하면 만주에서도 대규모 페스트의 유행이 있었다. 페스트는 시베리아 철도와 남만주 철도(만철)를 통해 확산되었고, 청조 정부가 대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여러 나라에서 학자들을 초청하여 국제 페스트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는 감염병 대책을 위한 국제적인 대응에 앞장섰지만, 동시에 만주를 둘러싼 열국의 패권 경쟁을 한 것이기도 했다.
제2장에서는, 페스트 유행에 대한 대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공중위생이 정비되어 가는 과정을 다룬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중국이 공중위생을 확립하기 위한 모델로 삼은 것이 일본이라는 점이다. 일본은 19세기 중반부터 서양 의학에 근거한 공중위생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런 제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과 만주에도 도입된다. 이런 가운데 확립된 일본 모델이 중국의 공중보건의 모델이 된 것이다.
제3장에서는 중국 역사와 큰 관련이 있는 세 가지 감염병을 다룬다.
콜레라는 인도 기원의 감염병으로 1817년 벵골 지방에서의 유행한 후 순식간에 동남아시아에서 동아시아, 또 중동에서 유럽으로 퍼졌다. 콜레라는 일체화가 진행되고 있던 19세기 세계를 상징하는 감염병의 하나이다. 그리고 중국에서의 사망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질병이다.
말라리아는 열대 질병으로 독자 여러분도 그 이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제외하면 감염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확실히 말라리아는 열대 지역에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군을 비롯한 많은 병사들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역사를 읽다 보면 말라리아가 일본 열도에서도 유행했고, 동아시아에서는 특히 중국 남부와 윈난, 대만, 그리고 오키나와에서도 많이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말라리아 유행은 논농사로 상징되는 농업의 방식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일본주혈흡충증, 아마 많은 여러분이 이 감염증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일본 주혈흡충병은 이름 그대로 일본 야마나시현山梨県 고후甲府 분지와 규슈九州 지쿠고筑後川 강 유역, 히로시마현広島県 가타야마片山 지방 등에서 에도 시대 무렵부터 유행하고 있던 기생충병이다. 중국에서의 역사는 더 오래되었는데, 한대漢代부터 광범위한 지역에서 맹위를 떨쳤다.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에서 위나라 수군을 괴롭힌 것도 일본주혈흡충증이라는 설이 있다. 이 감염병의 유행 역시 수전 개발 등의 농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 또, 사회주의를 목표로 한 중국 공산당의 정책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렇다 치더라도 왜 이 병에는 '일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일까. 일본주혈흡충증은 감염병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숨겨진 관계를 말해 준다.
중국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 밖에도 거론해야 할 감염병이 많이 있다. 천연두, 이질, 장티푸스는 오랫동안 중국에서 중요한 사인이었다. 또한, 20세기 들어 공업화 및 도시화의 결과물인 결핵도 간과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이러한 감염병을 모두 다룰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많은 감염병을 다루어볼 생각이다.
인류는 19세기 후반부터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발견하여, 사람에 대한 감염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백신 개발 등을 통해 다양한 감염병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현재 우리의 생활은 이러한 노력 위에 이루어진 것이다. 중국에도 그런 노력을 거듭한 학자가 있다. 이 책에서는 감염병에 맞선 인물 중 우롄더伍連徳라는 말레이시아 태생의 화교 학자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우롄더는 감염병과 싸우는 동시에 감염병 유행의 배경이 된 정치나 사회, 국제관계의 다양한 문제와도 싸워야 했다. 우롄더가 따라간 길은 20세기 전반기 중국 감염병 대책의 역사를 상징한다.
20세기 중국은 감염병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서양 의학을 도입하고 공중위생제도를 정비했다. 중요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 급속히 근대화를 진행한 일본이 이 방면에서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의 감염증 대책과 직접 관계가 있는 일본인도 있다. 상하이 자연과학연구소에서 일본주혈흡충증 연구에 종사하다가, 2차대전 후 후생성 예방위생연구소 기생충부장이 된 고미야 요시타카小宮義孝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이렇듯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학자들의 궤적도 언급할 생각이다.
20세기 후반 중국은 급격한 인구 증가를 경험하였다. 그 요인 중 하나는 감염증의 억제이다. 이렇게 곳곳에서 다양한 감염병 유행이 억제되면서 인류는 가까운 미래에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21세기 초반인 현재 빈곤이나 전쟁, 위생행정의 이완, 세균이나 바이러스, 그것들을 인간에게 매개하는 동물의 약물내성 출현, 감염증의 글로벌화 등으로 인류의 감염병 극복은 지극히 어렵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2003년에는 중국 남부를 기원으로 하는 사스가 발생하여 홍콩에서의 유행을 계기로 순식간에 세계로 확산되었다. 다행히 일본에서는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세계 곳곳에서의 유행도 인류가 지금까지 겪어온 감염병과 비교하면 비교적 경미한 것에 그쳤다. 하지만 사스의 정치적 사회적 충격은 컸고 심리적 영향은 여전하다.
현재 사스와 같이 인류에게 미지의 감염병(신흥 감염병)의 등장과 결핵으로 상징되는 억제에 상당히 성공한 감염병의 리바이벌(재흥 감염병)이 인류가 직면한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2009년 신종플루를 둘러싼 상황과 조류독감의 위협으로 상징되고 있다.
감염병의 역사는 인류사의 주요 주제 중의 하나일 수 있다. 본서가 다루는 감염병은 모두 다수의 환자와 사망자를 내고 중국이나 동아시아 역사, 나아가 세계 역사에 큰 충격을 준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염병의 중국사는 글로벌 히스토리의 중요한 한 부분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감염병이 중국이나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에 매우 큰 충격을 주고 있었음을 독자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면 감사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는 현재의 감염병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귀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그럼 감염병을 통해 중국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읽어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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