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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문학상공모

2023년 제16회 오산문학상 전국공모전 수상자 발표

작성자慈慧 박효찬|작성시간23.11.27|조회수285 목록 댓글 4

2023년 제16회 오산문학상 전국공모전 수상자 발표
      
아래와 같이 제16회 오산문학상 전국공모전 수상자 발표를 공지합니다
  
오산문학상 시상식 일시 : 2023년 12월 19일 월요일 오후 6시
                            장소 : 꿈두레도서관 다목적 홀
 
[구분]  
 오산문학상  대상 시집 『엄마를 베꼈다
                                   김도연 시인 (수원시 권선구)
오산문학상 시인상 : 시집 『시처럼,나는
                                 김재용 시인 ( 서울)
신인문학상 운문 「공전궤도」 
                   송영섭님 ( 부산시 금정구 )
 
오산문학 작품상 푸른 나무」 
                                    진길장 시인 (동탄 )
[심사]

심사위원장 : 최운선시인,
심사위원 : 박수봉, 성백원, 윤민희 (호칭생략)
 
 
 
2023년 11월 28일  

 
 
)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회장/오산문학상 추진위원장
 
총평 및 작품
 
오산문학상 총평
 
작품을 심사할 때마다 새롭거나 독창적인 시어를 만나면 무척이나 반갑다. 그예로 두 시인의 시집에서 구체적이면서도 함축성이 짙은 시어를 만났다.<삐뚤삐뚤 휘어진 오후 - 합평, 끌어 안고 죽은 바다가 등에서 출렁거리던 자반 - ‘도마의 일기> 그리고 명징한 깨달음도 만났다. <풀잎에 새겨진 깨달음-키치, 봄이 불러도 목련은 대답하지 않았다 -‘ 꽃눈이 자라는 골목> 이러한 시의 구절은 진폭있는 이미지를 전개시킨 신선감 속에 충일된 감동으로 다가 오기도 하였다. 이와 함께 <희망은 그때 /붉은 꽃을 피워 진하고도 독한 향기 내뿜다가/ 무더기로 시든다/ 슬픔이란 그런 것이다 - 스스로 만든 후회, 생각이 혼자 목련 아래서 사진을 찍었다/가끔씩 다투기도 하던 그 봄은 화사했다 - 생각이 혼자> 라는 구절에서는 시적 교감의 희열을 맛 본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발표하고 있는 시를 살펴보면, 너무 치우친 관념시와 사물시로 어렵게 이미지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오산문학상 대상 본심에 오른 두권의 시집에서는 시어와 시상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관념시와 사물시에서 벗어나 시어 하나하나에 정서적인 정성을 기울인 부분이 많았다. 모든 조개가 다 진주를 품는 것은 아니듯이, 발표되는 모든 시가 보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엄미를 베꼈다 ,경전이 되기까지두 권의 시집을 읽어가며 느낀 것은 두 권 모두 시적 감정이 갈등과 긴장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심미적 효과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일상어보다는 고도로 조직된 이미지의 언어로, 지시 기능이 아닌 정서 기능의 언어로 시를 빚어 내었다. 시인은 쌀로 밥을 지을 것이 아니라 술을 빚어 쌀의 형태와 성질이 변하여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시인이 쌀알로 밥을 지어 쌀알의 모양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를 쓴다면 이것은 시가 될 수 없다. 쌀알이 술로 바뀌어야 시가 된다. 그 이유는 밥과 술은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집을 출간하기까지 고생한 두 분 시인에게 찬사를 드린다. 그리고 시 창작에 대한 사랑과 미움, 공포와 연민, 즐거움과 슬픔, 고독과 충만을 함께 간직한 두 분 시인에게 격려를 드리며, 이번 오산문학상 대상은 김도연 시인의 시집 엄마를 베꼈다.’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음도 알린다. 김도연 시인의 시집으로 결정한 이유는 정감의 상징적 언어가 감동적인 시어로 빚어져 시적 발상과 산문적 발상의 표현을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함께 본심에 오른 시집 ,경전이 되기까지는 설명적 나열이 눈에 띄어 시적 긴장미가 다소 결여된 것이 옥에 티였음을 말씀드린다. 이와 함께 오산문학 시인상으로는 김재용 시인을, 작품상으로는 진길장 시인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김재용 시인의 시집 처럼, 나는에서 보여준 단형의 시는 정제된 의미와 리듬으로 시적 완성도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오산문학 신인상에는 생명주의적 상상력으로 시적 창작의 증식성이 돋보인 송영섭 시인의 공전궤도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음도 함께 알린다. 끝으로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으나 이번 오산문학상에 응모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심사 총평 작성자 : 최운선/ 문학박사, 전) 장안대 교수, 계간 한국문학생활 상임회장
 
대상 대표 작품
 
엄마를 베꼈다/김도연
 
-언젠가 세월이 알게 해줄 것이여
씻지도 않은 씀바귀 뿌리를 잘근잘근 씹으며
엄니는 알듯 모를 듯 혀를 찼다
그때마다 내 목구멍에도 씀바귀가 뿌리를 내렸지만
파란 대문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는
씀바귀의 쓴맛을 알지 못했다
 
그후
밤마다 꿈속까지 뻗어 내려온 씀바귀 뿌리가
나를 파란 대문으로 인도했지만
세월의 속살은 아직 부드러웠고
파란 대문은 이미
닿을 수 없는 고향집이 되어 있었다
 
별을 따고 싶었지만
도시의 별은 너무 높이 떠 있었다
파랑새는 차츰 말을 잃어갔으며
눈은 점점 깊어만 갔다.
 
결국 나는 내 슬픈 눈망울에 별을 그려준다는 남자와 살림을 차렸다
 
세월은저희들끼리만행복했다
남자의언약은언제나공수표였다
 
별을 보기 위해선 눈을 감아야 했다
별보다 더 높은 하늘에 파란 대문이 걸려 있었다
세월이 알게 해준다던 엄니는 그 세월에 먹혀
끝내 파란 대문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도깨비바늘만 무더기로 피어
함부로 고향집을 넘보고 있었다
 
 
신인상 작품
 
공전궤도/송영섭

 

S를 향한 S선 지하철. AM &. 헉헉. 숨이 부족한 듯 가슴이 조이고 발목이 아프다. 가만히 앉은 몸이 쿵쿵 떨린다. 줄넘기를 하는 것만 같다.

 

휴지처럼 삼킨 것. 아침에 먹은 약을 생각한다. 팽팽하게. 줄넘기는 가늘어진 모발 정수리를 아슬하게 스치고 보풀 덮인 발목을 통과한다.

 

그의 앞에선 여자는 방어 자세를 취하듯 핸드백을 끌어안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긴치마의 무릎은 볼록렌즈처럼 내밀린 모습이다.

 

S선 위에 오른 것만으로 잘 먹고 잘사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컥컥. 숨이 닿는 거리에 연골들 무릎이 닳아간다.

 

지하철은 멈춰 서지 않지만 승객들은 어느 틈에 밀려 들어온다. 비를 좁히다 얼굴이 지워진 우산들. 지하철의 질량은 끈적한 기름을 채워 넣은 물풍선 같다.

 

엉켜 모인 사람들의 개인 줄넘기. 칼 부딪치듯 신경성 물질을 내뿜는 소음이 방충망에 달라붙은 매미 울음 같지만 매연의 악취에 무감하듯 서로 의식할 수 없다.

 

흩날리는 거미줄이 광대에 닿는 것 정도의 감각은 S를 향한 함묵에 곧 지워진다.

 

모두가 혼자 된 듯한 적막에 N개월 약정 액정화면 안으로 줄넘기 자전은 장소를 옮긴다. 몸이 붙은 거리에 줄넘기들 마구 엉켜 사회 연결망으로 접속하는 시간이다.

 

오래된 묵언이 갑갑한 신입은 꼼지락거리며 쇼츠 화면을 회전시킨다. 지하의 차창 풍경. 긴 숨이 실타래처럼 속에 감긴다.

 

S선 위의 그대는 안녕하신가요. 지하철은 S의 앞면을 스친다. S선의 공전궤도. S의 앞면을 향해 달려간다.

 

궤도 위 그는 약효가 불러오는 졸음에 쿵쿵 떨림을 삭힌다. 좀처럼 절단되지 않는 길고 긴 하품으로 제자리 완주 이어간다. 싹둑. 하품 소리는 하얀 종이를 가위로 자르는 소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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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성백원무일푼 | 작성시간 23.11.28 대상을 수상하신 김도연 시인과
    김재용 시인, 진길장 시인, 신인상을 수상하신
  • 작성자성백원무일푼 | 작성시간 23.11.28 송영섭 시인께 박수를 보냅니다.
    끝없는 열정으로 승승장구하소서~~
  • 작성자안병석 | 작성시간 23.11.28 수상하신 모든 분들 축하합니다.
  • 작성자미니나라윤민희 | 작성시간 23.11.28 좋은 소식이네요.
    수상하시는 분들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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