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왔다 간다
유영호
기차를 타고 간다
고향으로 간다
몸만 간다
몸은 부모님 앞에서 웃고 있지만
마음은 제각각
집에서 뒹굴며 TV를 보고
영화관에 가며
놀이공원에 간다
봉투에 넣기조차 부끄러운 몇 푼으로
자식의 도리 다 했다며
하루밤 자고
일수 찍 듯 왔다 간다
가는 차 꽁무니에 손 흔드는 어머니
눈가에 맺힌 눈물도 못 보고
누우신 아버지 시린 등도 못 보고
먼지 풀풀 날리며 집으로 간다
고향에 왔다간다
기차를 타고
몸만 왔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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