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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산악회

손택수 시인의 <우정의 온도>

작성자쏘라 [보편타당한]|작성시간23.06.28|조회수88 목록 댓글 0

컵을 씻다
컵 속에
컵이 끼었다
딱 붙어서 빠지질 않는다

우격다짐으로 떨어트리자면
둘 다 상처를 입겠지
빠져나오려 기를 쓰는 동안
금이 가거나 긁힌 흔적들이
내 손에까지 상처를 입힐 수도 있겠지

안쪽 컵엔 찬물을 붓고
바깥쪽 컵은 뜨거운 물 속에 담가 둔다
바깥쪽은 열기로 풀어지고
안쪽은 냉기로 오므라들면서
그 사이에 틈이 생기길 기다린다

더러는 서로 다른 온도가 필요하다
컵 속의 컵이 풀어지고 있다

손택수 시인의 <우정의 온도>


사람과 사람 사이엔 틈이 필요해요.
여러 감정이 자연스레 흐르게끔
마음의 바람길을 두는 것이지요.
불타올라 재가 되어 사라지지 전에
너무 차가워 얼어붙어 깨지기 전에
자연스레 온도 차가 생길 수 있도록
마음을 추스르며 숨 돌릴 수 있도록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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