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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한번이 아니라 열번을 보고픈 얼굴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4.04.16|조회수29 목록 댓글 0

한번이 아니라 열번을  보고픈 얼굴

 

 

 

 

마치 초여름 같은 봄날씨가 며칠째 지속되더니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적은 양(量)에 불과 하지만 나뭇가지마다 빗물이

머금은 모습이 보인다

오늘 이른 아침 출근길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흐려서 비가 올 것만 같았다

들어가서 우산을 챙겨서 가지고 나오려고 하다가

그만 전철역으로 향했다

 

 

전철역에 가는 도중에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시간은

6시가 되어간다

집에 우산 좀 가져나오라고 전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미리 준비하면 근심이 없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전철을 타고가는 도중에 차창(車窓)을 보니 빗방울이

많이 떨어지니 우산을 하나 사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4호선 종점(終點) 오이도역을 나오니 쉬지 않고 이슬비는

내린다

버스 정류소(停留所)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공단(工團)의

입구에서 내렸다

내 뒤에 여러명이 내리더니 저마다 우산을 쓰고 가는데

내 혼자만 비를 맞고 가야되는 처지(處地)였다

비를 맞고 저만치 걸어가는데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서

뒤를 보니 모르는 중년의 남자(男子)가

“아저씨 우산 같이 쓰고 갑시다”

좀 작은 비닐우산에 낡아 보였지만 마음을 쓰는 모습보니

자연스레 그 사람의 얼굴을 보게 만든다

 

 

3번이나 우산을 같이 쓰고 가자고 이야기하는데 부담이

가게 만든다

내가 그 마음씨에 오히려 고맙습니다

정중하게 인사(人事)를 하고는 앞세워 보내면서 그 사람의

얼굴을 또 쳐다보게 만든다

내가 이슬비를 맞으며 걸어가면서 얼굴뿐이 아니라 뒷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에 잠겨본다

누군가 내 얼굴도 한 번만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봐주는 사람이 되고픈 생각이 든다

근무지(勤務地)에 들어가 아침 커피 한잔을 하고 나니

아침 햇살이 비친다

오로지 이기주의(利己主義)속에 각박한 현실(現實)속에

살아가는 요즘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인정(人情)이 두터운 사람이 있어서

행복한 세상(世上)이다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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