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설
훌짓을 하는데 있어서도 그의 역사성과 이념성을 아니 언급할 수 없다. 우리는 왜 훌짓을(훌리거닝이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본인은 훌짓이 더 적절하다 생각됨)하고 어떤방향으로 훌짓을 하며 과거의 훌짓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훌팩은 과거의 잣대를 현재에 적용시키는 서열관을 정립하고자 훌짓의 역사성에 대해 논단하고자 한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훌짓의 시대적 변용과정을 겪어왔다. 제1세대부터 시작하여 격변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각 시대별
훌짓의 유형을 고찰하여 앞으로의 훌짓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본 논단의 목표이다.
제1세대- 각 대학의 서열관을 처음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PC통신 시절의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로 추정되고 있다. 이 당시의 훌짓은 1948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개헌한 이래 줄곧 관습으로 남아있던 서열관을 그대로 차용하여 현실에 적용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이를 문화사적으로 비유하자면 고대 그리스, 로마의 예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세대- 서열관을 정립하는데 있어 학교의 네임이 가장큰 영향을 끼쳐왔지만 이 세대에 진입하면서 부터 학교의 네임보다는 특정한 전공이 학교네임을 뒤엎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 시대는 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돌아가려는 문예부흥운동, 즉 르네상스시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3세대- 라이벌 학교들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라이벌체제를 갖춘 학교일수록 상위의 서열을 점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연고대사건이 주요한 예라 할 수 있다. 이 시대는 사람의 일반을 중요시하던 시대에서 왕의(연고대같은 명문대를 지칭) 권위와 명예를 높이는데 예술이 총동원되어 웅장하고 화려한 왕궁을 지어 왕의 권위와 위엄을 높이고자 했던 바로크시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세대- 연고대 같은 명문대는 모든 학과가 동일하며 우열이 있을 수 없이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시대에 접으들며 하나의 명문대 내에서도 학과간의 차가 극과 극을 달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법대와 의대, 경영대가 학교를 상징하는 표상으로 들어서며 학교간의 서열을 나열하는데 있어 주요 고려대상이 되어 왔다 할 수 있다. 이 시대는 위로는 왕을 섬기고 있을 지라도 사실상의 권력과 돈은 귀족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듯이 왕을 중심으로 하던 문화가 차츰 귀족들을 중심으로 변화되고 귀족들은 아무래도 왕만큼의 장엄하고 웅장한 궁전은 가지지 못했지만 대신 화려하고 구석구석까지 자기들의 취미를 깃들게 한 섬세한 양식을 만든 로코코시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격동의 세대- 진학사의 태동으로 기존의 서열관은 큰 문화적 충격을 겪게 된다. 이는 프랑스대혁명에 비유할 수 있다.
제5세대- 진학사의 초기는 오로지 학교의 네임이 가장 중요시되었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경희대 법과대학보다 연세대 생활과학부, 고려대 법과대학보다 서울대 인문이 더 대접을 받던 시기라 할 수 있겠다. 이 시대는 로코코 시대를 경멸하여 귀족들의 예술은 썩어냄새가 난다라고 비하한 이들이 다시 고전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던 신고전주의시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6세대- 진학사의 중기는 그야말로 7웅이 전국을 놓고 패권을 다뤘던 전국시대와 비견된다. 이 당시 그야말로 서열은 난중난세 어느학교가 확실히 우위이며 어느학교가 확실히 하위이다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시대였다. 라군의 메리트를 온몸에 받던 홍익대가 서성한급을 넘보았으며 대우재단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아주대가 연고대를 넘보기도 했다. 서로 자신의 학교가 최고다라고 주장하며 일말의 타협은 존재할 수 없었던 시기이다. 이 시대는 수천년간 신, 왕, 영웅 등 남들의 그림만을 그려왔고 작가의 감정은 조금도 비치지 않은데 대한 반란으로 고야의 작품에 들어오면서 작가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이 작품의 주제로 등장하고 객관의 세계에서 주관의 세계로 이전한 낭만주의시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라군의 메리트를 한몸에 받고 언제나 느긋했던 홍익대의 경우는 전원적 낭만주의로, 대우재단의 전폭적인 지지로 연고대까지 무너뜨리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아주대의 경우는 혁명적 낭만주의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제7세대- 진학사의 말기에 들어와서는 오로지 입시점수가 서열을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평가되었다. 예를 들어 외대영어학과의 점수가 388.5였고 고려대 인문학부의 점수가 388이었다면 외대 영어학과는 고려대 인문대를 무자비하게 내리쳐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 관용처럼 인정되었다. 즉 입시점수 만능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었다. 이 시대는 실제 우리 생활과는 거리가 먼 꿈과 환상의 세계에 빠지는 것보다 우리의 현생활을 그리자는 감정이 맹아처럼 솟아올라 사진처럼 작가의 감정을 넣지 않고 자세히 사물을 그렸던 사실주의 시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8세대- 진학사의 시대가 저물고 훌짓의 성지가 된곳은 다음카페의 훌리건천국이라는 곳이다. 이 훌천이라는 곳은 서열싸움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른 여러 문화콘텐츠를 병합하여 화합의 장으로서의 성격을 지닌 차세대 이념의 곳간이다. 즉 서열게가 주를 이루지만 다른 여러종류의 게를 활성화하여 입시점수로만 가늠짓던 제7세대 서열관인 사실주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되어진다. 이 시대는 마네, 르누아르가 사실주의를 몰아내고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한여자나 특정 등장인물만을 눈에 띄게 그리는 화풍의 인상주의라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9세대- 훌천의 시대로 진입하여 수많은 훌리건들중 자신만의 독특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훌짓으로 자신의 모교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이 대두되었다. 예를 들어 웨렌이라든지 네잎크로바는 자료형 훌짓을 통해 자신의 모교를 높혔으며, 대동국대학은 동경홍건단 이라는 신종어를 만들어 동국대의 위상을 높혔다 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시대는 빨강, 파랑, 노랑 등 강한 색깔로 작가의 감정을 표시한 표현주의시대라 할 수 있겠다.
제10세대- 아웃풋이란 무엇인가! 손석희는 누구인가! 우리는 손석희 사태를 통해 기이현상적으로 막바닥이 일반적 서열관을 무시하며 관념적 서열관마저 무시하여 서울대급의 지위에 오르는 현상을 보아왔다. 이는 서열이란 결코 고정적이자 제한적으로 유동적이기만 한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즉 서열관을 애초에 무시하는 기이현상들의 현실적 발초가 아주 불가능한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시대는 2차원을 3차원의 세계로 진입시킨 피카소의 입체주의와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11세대, 12세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이 시대를 예단한다면 먼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순수이론을 바탕으로 화폭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칸딘스키의 추상주의 서열관과 그림을 그리는데 꼭 이세상에 있는 것만 그려야 하는가라는 자문을 통해 초현실주의를 표방한 서열관이 미래의 서열관의 주를 이룰 것으로 예측한다. 왜냐하면 문화는 항상 메카니즘을 통해 순환하기 마련이고 서열관의 시대적 변화 역시 이러한 세계사적 메카니즘의 틀을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론
위에서 나는 서열관의 역사적 태동부터 미래세대의 서열관까지를 간략히 그려보았다. 이 훌팩이의 마지막 저서를 통해 많은 훌리건들에게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본 저서는 매우 미약하여 상당한 탈고의 작업을 해야할 것으로 알지만 본인은 몇시간전 투고스인지 아니면 강훌위원장인 이병헌인지 모를자에게 강등을 당하는 바람에 본 저서의 완고를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이 훌팩이 왜 강훌에서 초훌로 강등을 당했는지는 알 수 없고 또 누가 이 훌팩을 강훌에서 초훌로 강등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 훌팩이는 이들을 절대 원망치 않겠다. 그리고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하기 전에는 다시 훌천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 그러한 이유에서 나 훌팩을 강훌에서 초훌로 강등한 정체불명의 어느누구에게 감사를 드린다. 왜냐하면 본인인 이 훌팩이 장차 대 검사님이 될 초석을 마련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들었던 많은 훌리건들에게 사례를 드리며 졸고를 마치고자 한다.
기약없는 내일을 기리며 by훌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