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용보증재단 입사후기

작성자딩동댕|작성시간17.10.30|조회수2,927 목록 댓글 6

서울신용보증재단 입사 후기

Ⅰ. 들어가며

 

○ 이번에 서울신용보증재단에 입사하게 된 연돌이입니다. 작년 하반기 예금보험공사 최종면접에서 탈락하고 방황의 세월을 보내던 중, 올해 처음으로 지원한 공기업에서 바로 최종합격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 능력이나 노력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천운이 따른 결과라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과분한 행운을 쥐게 된 것 같아 기쁜 마음보다도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더욱 앞섭니다.

 

○ 2월 3일 최종면접 합격 통보를 받았고, 다음 날 바로 채용검진을 받았습니다. 2월 9일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고, 13일부터 연수를 시작하여 현재 본점에서 진행하는 입문과정 연수를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월요일부터는 각기 지점으로 흩어져 OJT(On the Job Training) 실무연수를 받게 됩니다.

 

○ 저희 회사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의해 설립된 서울시 신용보증재단으로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과 유사한 업무를 취급하되 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에 특화된 기관이라 보시면 됩니다. 지금까지는 보증지원과 회생지원을 양대 업무로 취급해 왔습니다. 보증지원이란 담보력이 부족한 서울시내 소기업, 소상공인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업무이고, 회생지원은 연체나 채무불이행 등 보증사고가 발생하여 저희 재단이 대신 채무를 이행(대위변제)한 경우 구상채권을 행사하면서 해당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회생을 지원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 종합지원 파트너’를 비전으로 하여 창업지원, 상권분석, 컨설팅, 취업알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종합지원 기관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중에 있습니다.

 

Ⅱ. 주요 스펙

 

○ 주요 스펙은 경영 남(이중 x), 28(만26), 4.08/4.3, 965/스피킹 무, 한국사 1급, 동아리(학회) 1, 교환 인턴 무입니다.

 

○ 2013년부터 행시 준비를 2년간 했고, 작년 하반기에는 예금보험공사 경제직렬에 지원하여 최종면탈 하였습니다.

 

Ⅲ. 전형과정

 

※ 올해 채용공고는 http://blog.naver.com/toktokseoul/220884782524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2016년 하반기에는 일반(경영, 경제 구분 x), 기록물관리, 시스템관리 세 개 직렬 각각 11, 1, 1명씩 총 13명을 채용하였고, 총 2093명이 지원하여 161: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서류에서는 40배수를, 필기에서는 5배수를, 실무진 면접에서는 2.5배수를 선발하였습니다.

 

※ 현 이사장님 하 첫 채용으로, 직전 채용과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연수 때 이사장님과 임원 분들, 인사팀 부장님이 직접 말씀하신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채용의 경우 공통적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정성평가 비중이 크게 높아졌고, 필기전형에서 작문평가를 처음 도입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그리고 평가 전 과정이 블라인드로 진행되었습니다. 재단의 성격에 비추어 다소 실험성이 강한 채용방식이기 때문에 이번 기 입사자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전형방식을 유지 또는 조정하겠다고 하셨습니다.

 

1. 서류전형(총 100점)

 

○ 서류에 학교 기입란이 없고 학점과 어학성적, 직무관련 교육사항, 자격사항 등만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학점과 토익점수가 절대적인 평가기준이었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정성평가가 강화되어 학점이 비교적 낮은 분들도 합격을 많이 하셨습니다. 동기들을 봐도 4.3만점 기준으로 2점대 후반부터 4점대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분포되어 있었고 출신학교도 스카이, 지거국, 인서울 중하위까지 다양했습니다(sky는 총 4명, 연대는 2명입니다). 대단한 스펙이 없더라도 자신의 경험이나 스토리를 재단과 관련지어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재단에 대한 관심을 잘 어필한다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저 같은 경우 다른 금공들의 전형과 기말고사가 모두 끝나고 서울신용보증재단 한 군데만 지원을 하는 상황이어서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고민해 가며 자소서에 공을 들였습니다. 자소서 문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4번 문항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입사지원 자소서에서 접할 수 있는 평이한 문항이라고 봅니다.

 

(1) 자신의 성장 과정과 환경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기술하세요. (1200 byte)

(2) 삶의 최우선적 가치는 무엇이며, 그 이유를 기술하세요. (1200 byte)

(3) 주인의식․도덕성․성실․봉사․창의․열정․협력․소통과 관련된 특별한 에피소드를 기술하세요. (1200 byte)

(4) 소기업․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방안에 대하여 기술하세요. (1200 byte)

(5) [자기PR] 자기 자신에 대해 자유롭게 기술하세요. (250 byte)

 

○ 특별한 대외활동 경험은 없었지만 학회 활동과 군 생활 에피소드, 조모임 경험을 최대한 잘 엮어 구성했습니다. 4번 지원방안 문항의 경우 전공지식들을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도덕적 해이, 현금흐름, 재무구조, 경영지도 등 보증지원 관련 개념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부각시켜 전문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꼭 경영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본인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충분한 근거와 함께 제시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 PR 문항의 경우 좌우명과 연결시켜 입사 후 포부를 간략히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2. 필기전형(1/14(토), 총 100점)

 

○ 필기전형은 크게 인성검사, 적성검사, 논술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날짜가 겹쳤지만, 결시율은 낮았습니다.

 

○ 인성검사(P/NP) : 20분 동안 164문항을 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 솔직하게 찍었습니다. 점수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P/NP이니 크게 부담 없이 소신껏 답하시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적성검사(50점) : 80분 동안 120 문항을 풀어야 했습니다. 표준어와 어휘 문제, 어색한 문장 고르기, 비문학 독해, 도표분석, 계산문제, 수열추리, 문자열추리, 한국사, 경제금융상식, 일반상식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NCS와 사기업 인적성 중간 정도의 스타일이고, 개별 문제의 난이도는 쉬운 편이나 시간 압박이 커서 모든 문제를 다 풀기는 어려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훑으면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먼저 처리해 놓고,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문제들은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풀었습니다. 계산문제, 수열추리, 문자열추리 몇 문제는 못 풀고 결국 찍었습니다. 120문항 중 확신을 갖고 푼 문제는 90개 정도였습니다. 20문제 정도가 아리송했고, 아예 찍은 문제는 10문항 내외였습니다. 정확한 점수는 모르지만 제 느낌으로는 한 80% 정도의 득점을 기록한 것 같습니다.

 

○ 작문평가(50점) : 작문평가는 ①흙수저 현상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대안 제시, ②주어진 시를 읽고 본인의 관점으로 해석한 후 자신의 경험 및 가치관과 연결하기 이렇게 총 두 문항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시문이 둘 다 익숙한 지문이어서 좀 놀랐고, 뭔가 이번에 잘 풀릴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예전에 인상 깊게 들었던 손석희의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318104)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좋아하는 시 중 하나인 정현종의 <방문객>이었습니다.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주어졌고, 분량을 적절히 안배하여 A4 용지 3장 분량의 답안지에 모두 작성하면 되었습니다. 약 15분 간 개요를 구상한 다음 본문 작성에 돌입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의 경우 흙수저 현상을 ‘사회경제적 양극화 및 계층구조의 폐쇄성 강화’로 정의한 후 경제적 원인, 정치사회적 원인, 문화적 원인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접근했습니다. 경제적 원인으로는 ①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기피하여 빈곤층의 경제활동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②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자본집약적 기술진보가 소득분배의 악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 ③부동산 등 자산의 상속을 통한 부의 세습이 일반화되어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정치사회적 원인으로는 ①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해 저소득층이 직무능력을 계발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 ②양극화 해소와 사회통합을 위한 재분배정책이나 취약계층 배려정책이 아직 미흡한 편이라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문화적 원인으로는 ①특목고와 일반고, 명문대와 지방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계층 간 분리 현상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하층이 양질의 문화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 ②문화적 배경이 유사한 집단 내에서의 교류와 네트워킹이 계층 간 이동성과 희소자원의 이동성을 낮추는 연쇄적 파급효과를 낳는다는 점을 적시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①경제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와 적극적인 확장재정을 통한 투자유인 촉진, ②저소득 청년층 고용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③직업능력개발훈련 강화와 기본소득제 등 노동시장 이탈자를 위한 재취업 지원과 생활안정대책 마련, ③임대소득, 금융소득 등 불로소득에 대한 중과세와 이를 바탕으로 한 복지정책 재원 마련, ④저소득층을 위한 대학교육 및 직업훈련 지원 강화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쯤 쓰니 딱 두 장이 되어서 분량조절 상 간단하게 결론짓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두 번째 문제의 경우 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①타인을 대함에 있어 편견을 버리고, ②타인에 대해 쉽게 단정하지 말아야 하며, ③타인을 열린 마음과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로 해석하고, 학교에서 외국인 학우의 과제 제출을 도와 준 경험을 토대로 타인에 대한 겸손한 마음가짐과 헌신적인 자세를 배웠다고 서술했습니다. 이 문항은 작문실력에 더해 인성적 측면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이라는 생각이 들어 재단의 민원업무와 관련된 저의 대인관계 역량을 어필하는 서술 전략을 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잘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3. 실무진 면접(1/24(화), 총 100점)

 

○ 마포 공덕동에 있는 서울신용보증재단 본사 18층 대회의실에 집합하여 대기합니다. 면접관 네 분과 지원자 네다섯 명이 다대다 면접을 치렀고, PT나 토론은 별도로 없었습니다. 면접조별로 집합시간이 다르며, 본인 면접시간 20분 전 쯤까지 도착해서 준비하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저는 오전 9시 20분에 면접을 봤고 다섯 명이 한 조로 들어갔습니다. 약 40분 간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 인사하고 착석하시면 바로 지원동기 포함하여 1분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시니 미리 준비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이 모두 있었고, 받았던 질문들과 저의 답변을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Q. 본인이 위중한 병에 걸려서 아침에 급히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사장님이 갑작스레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셨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A. 저는 웬만큼 중요한 사정이 아니면 개인적인 일보다는 회사의 업무에 더 큰 우선순위를 둘 것입니다. 하지만 면접관님이 가정하신 것처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심각한 병에 걸린 상황이라면 자초지종을 잘 말씀드려 업무를 조정하고 검진을 받으러 가겠습니다. 만약 사정을 말씀드리지 않고 시키신 일을 맡았다가 허술한 보고서가 나오거나 기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큰 신뢰의 손실을 낳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검진을 포기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건강이 더 악화되어 휴직을 하게 된다면 이 역시 큰 불찰이 되리라고 봅니다.

 

Q. 이사장님께 직접 신상에 관한 보고를 드릴 것인가?

A. 주변의 상사님들이나 선배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사장님이 제게 직접 특별히 지시하신 일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므로 이사장님께 직접 알려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에는 지원자들이 대부분 인턴경험을 갖고 있는데, 자소서를 보니 인턴이 없고 거의 다 교내활동 위주로 서술되어 있다. 너무 소극적으로 산 것이 아닌지? 업무는 잘 해낼 수 있겠는지?

A.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군대에서 통신선로 단선이 발생하여 부대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을 때 저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하여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처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학회 활동을 하면서도 저의 주도로 방학 때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미나 방식을 시도함으로써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 냈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기에 혁신의 정의는 무엇이고, 재단의 사업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A. 제가 생각하는 혁신이란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최소한의 투입으로 달성하면서도 목표달성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단순히 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희망내일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그들이 겪는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는데 이는 재단이 추구하는 종합지원기관으로서의 성격에 부합하는 혁신의 사례라 생각합니다.

 

Q. 오히려 다양한 사업들을 수행하다보면 최소한의 투입과 거리가 먼 비효율로 흐를 수 있지 않나?

A. 사업을 무조건 줄이는 것보다 소기업 소상공인 보증지원과 자립지원이라는 재단의 목표에 비추어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업보고서를 읽으며 재단의 사업들을 봤을 때 전반적으로 현재 재단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그러면 본인이 혁신을 주도한다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세 가지는?

A.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 대처하는 능력, 구성원들과의 관계 조정능력, 결과에 대한 책임윤리라 생각합니다.

 

Q. 결과에 대한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A. 조직에서 혁신을 진행할 때는 대규모의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고, 많은 구성원들의 노고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혁신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그 결과에 대해 방관하거나 무책임하게 일단 질러놓고 보는 것은 조직에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러면 본인이 가장 약하다고 생각하는 덕목은?

A. 변수에 대한 대처능력이라 생각합니다.

 

Q. 경제학을 공부해서 오히려 그런 것에 강점이 있을 것 같은데?

A. 오히려 경제학을 공부한 후 변수를 다루는 것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GDP를 결정하는 변수로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또 이 변수들 역시 소득, 환율, 이자율, 불확실성, 신용규모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습니다. 이처럼 실무에 있어서도 어쩌구 저쩌구... (무슨 말인지 알겠다면서 중간에 말 끊으셨습니다)

 

○ 마지막 할 말은 안 시키셨고 다들 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저도 다 같이 인사드리고 바로 나왔습니다. 중간 중간에 당황하여 어버버한 부분도 많았고 질문들에 잘 대처하지 못한 느낌이었고 같이 면접 본 사람들이 다들 쟁쟁해서 탈락을 예상했으나 이틀 후 놀랍게도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3만원의 면접비가 주어졌습니다.

 

4. 임원 면접(2/2(목), 총 100점)

 

○ 마찬가지로 서울신용보증재단 본사 18층 대회의실에 집합하여 대기합니다. 실무진 면접과 마찬가지로 다대다 면접이었고, 저희 조는 다섯 명이 함께 들어갔습니다(놀랍게도 여기서 4명이 같이 붙어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사급 임원 4분이 앉아 계셨고 이사장님은 안 계셨습니다. 저는 오전 9시 50분 면접이었고 약 5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 개별질문 위주로 자유롭게 대화하듯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받았던 질문들과 제 답변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분 자기소개와 마지막 할 말은 안 시키셨습니다.

 

Q. 취미로는 주로 뭘 즐기나?

A. 평소에 ~~와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Q. 특기에 자료정리라고 써 놓았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

A.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 강의안이나 발표자료, 필기노트 등 여러 자료가 쌓이게 되는데 이것들을 외장하드와 클라우드에 구조적으로 정리해두어 필요할 때마다 적재적소에 활용하곤 합니다. 학회에서 세미나를 할 때나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것들을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Q. 언급한 특기에 비추어봤을 때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소극적일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지?

A. 그렇게 보실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자료정리라는 특기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제가 학점이 괜찮은 편이다 보니 제게 전공지식이나 커리큘럼 설계를 부탁하는 친구와 후배들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축적해놓은 자료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양질의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회에서 사람들과 함께 세미나를 이끌 때도 제가 보유한 자료들이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Q. 입사지원서를 보니 메일주소가 ~~~인데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가?

A. 제가 가수 ~~~를 좋아하는데, 그 가수의 ~~~라는 노래를 특히 즐겨 들어서 그 노래의 제목을 메일주소로 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Q. 학회 세미나를 할 때 기존과 다른 어떤 변화를 주었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과의 갈등은 없었는지?

A. 저의 방식 역시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과 조금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존 세미나 방식이 갖는 문제점을 구성원들과 공유하여 공감대를 이끌어내고자 했고, 세미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주제나 시간배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구성원들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타협점을 찾아가고자 했습니다.

 

Q. 무슨 직무에 가장 자신이 있는지?

A. 저의 전공과 관심사에 비추어보았을 때 컨설팅과 리스크관리 쪽에 비교적 자신이 있는 편입니다. (추가질문 안 하고 넘어가셨습니다)

 

Q. 다른 회사에 지원해본 적은 있는지?

A. 하반기에 예금보험공사를 지원했습니다.

 

Q. 사기업은 안 썼는지? 금융권 공기업을 선호하는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A. 저는 제가 지금껏 공부하고 실력을 키워온 것이 우리 사회의 특별한 배려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자산을 바탕으로 사회 전체의 공적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꿈을 오래 전부터 품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금융권 공기업이 저의 전공과 관심분야에 비추어 저의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 보았습니다.

 

Q. 우리 재단의 사회적 기능이 무엇이라 생각하며, 본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A.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담보력이 부족한 서울시 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신용보증을 제공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종합지원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건전한 경제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는 계량경제학 수업에서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통계분석을 해본 경험을 잘 살려 상권분석이나 컨설팅 역량 제고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Q. 직무관련 교육사항에 학교수업들을 주로 적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무와 이론이 비슷하다고 보는지 차이가 있다고 보는지?

A. 실무는 이론과 분명 차이가 있지만 이론적 바탕이 튼튼해야 실무도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실무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생으로서는 학업에 충실하여 전공지식들을 탄탄하게 갖추는 것이 더 근본적인 본분이라 생각하여 여기에 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Q. 우리 재단은 소기업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관인데, 중기업 및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소상공인들에게 지원이 집중되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지?

A. 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중기업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자산규모나 인지도, 금융권과의 거래이력, 시장점유율 등 모든 신용평가 지표에서 열위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망한 투자 프로젝트나 사업모델이 있어도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기 어렵습니다. 이는 그 사업자는 물론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큰 손실이라 생각합니다.

 

○ 타 지원자에 비해 질문을 많이 받지 못했고, 추가질문도 별로 없으셔서 별로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중간 중간에 말도 많이 꼬였습니다. 인턴 없다고 지적받은 부분도 좀 많이 걸렸습니다. 기대가 안 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실무진 면접과 마찬가지로 3만원의 면접비가 주어졌습니다.

 

○ 발표가 최종면접 바로 다음 날 오후 4시쯤 났는데, 밑져야 본전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뭔가 로또 번호 맞춰보는 심정으로 발표창에 아이디를 치고 확인을 눌렀습니다. ‘000님의 임원면접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 순간 그냥 멍해졌습니다. 제가 최종 13명 안에 들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았고, 이게 정말 현실인가 싶어 손가락을 꼬집어보기도 했습니다. 고시와 에이매치 금공에서 연이어 낙방하며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동안 잘 풀린 친구들 축하해주기 바빴던 저에게도 정말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부모님께 바로 전화해서 말씀드리니 너무나도 기뻐하셨습니다.

 

5. 채용검진(2/4(토), P/NP)

 

○ 건강상으로 이상이 없어서 채용검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진받기 전 12시간 금식만 잘 지켜주시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소변검사, 혈액검사, 체중 신장 시력 측정, 청각 이상 유무, 색맹 색약 검사 등 기본적인 검진들만 진행합니다. 1시간 정도면 모두 끝나는 간단한 절차입니다.

 

○ 저도 혹여나 내가 모르는 어떤 신체적 결함이 있어서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역시나 기우였습니다. 연수 때 인사팀장님 말씀 들어보니 전염병만 아니면 합격에 지장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Ⅳ. 입사준비에 대한 조언

 

○ 학점이 결정적인 평가요소는 아니지만, 학점이 높을수록 서류 통과도 좀 더 안정적일 뿐 아니라 면접에서도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성실성이나 전공지식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학점관리는 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일반적인 금융공기업들과는 달리 필기전형에서 전공시험을 보지 않고, 작문평가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잘 쓰는 사람은 소수인 유형의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평소에 사고력을 키우고 글쓰기를 꾸준히 가다듬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행시 2차 준비와 학회 활동을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작문평가 첫 번째 문제의 경우 학회 톡방에서 흙수저 문제와 관련해 평소에 나왔던 얘기들을 토대로 글을 풀어나갔습니다. 인적성은 ncs 문제집을 꾸준히 풀어보는 정도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면접의 경우 늘 나오는 얘기지만 본인의 경험이나 스펙, 언변 등을 과시하기보다는 밝고 적극적이면서도 겸손하고, 구성원들과 잘 융화될 수 있다는 인상을 전달하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종면접의 경우 7급 공무원 퇴직자에 노무사 자격을 가지신 분이 말도 침착하고 조리 있게 잘 하셔서 저를 포함한 나머지 지원자 네 명이 다들 감탄하는 분위기였습니다만 놀랍게도 저희 조에서 그 분 혼자만 낙방하셨습니다. 그리고 재단의 기본적인 설립 의의(서울시 소기업 소상공인 보증지원을 통해 자금융통을 원활화하고 경제활성화 및 서민의 복리증진에 기여)와 올해 사업계획서 정도는 반드시 숙지해가야 합니다.

 

Ⅴ. 결론

 

○ 직전 채용이 2014년 하반기였을 만큼 워낙 채용을 잘 안하다 보니 입사자도 별로 없고 정보도 찾기 어려운 곳이지만 직접 들어가 보니 정말 좋은 회사라 느꼈으며, 입사를 강력히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다행히 올해 상반기에 10명 내외의 채용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지방이전 걱정 없는 확정적인 서울 고정근무, 금공 중상위 수준의 높은 급여, 월수금 17시 30분 정시퇴근제도 등 훌륭한 워라밸, 공공기관 치고는 비교적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조직문화, 낮은 실적압박, 자유로운 휴가 및 육아휴직 사용 등 다양한 장점을 두루 갖춘 곳입니다. 물론 낮은 인지도, 서울시와의 수직적 관계, 비교적 힘든 민원 업무, 본점의 높은 근무강도 등 단점도 있으나 장점으로 충분히 상쇄 가능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 아무쪼록 이 글이 취업전선에 서 계시는 동문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다음 채용 때 회사에서 더 많은 동문님들과 선후배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은 댓글로 문의하시면 친절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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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963e6b  | 

    진통제 형 축하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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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953daaa  | 

    동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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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d7ef57  | 

    긴 내용이지만 차분하게 정리 잘 하셔서 쉽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연수도 잘 받으시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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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632ad9b  | 

    크게 관심두고 있는 기업이 아니었지만 동문님의 후기를 읽다보니 절로 이곳에도 관심이 생길 정도로 생생하고 정성스럽게 써 주셨네요. 합격 축하드리며 모쪼록 일터에서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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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1ece79  | 

    혹시 경영학과라고 적어놓으셨데 경제학은 따로 공부하신건가요?? 저는 경제학 단일전공자라서 경영관련 과목을 많이 안들었다는게 많이 찝찝하네요ㅠ

  •         
    [글쓴이] Painkiller  | 

    경제학은 행시 준비하면서 공부하게 된 거고 적성에 잘 맞아서 에이매치 볼 때도 경제직렬로 응시했습니다. 경영이랑 경제 둘 다 알고 있으면 여러모로 도움 많이 되기는 하는데 그렇게 크리티컬한 요소는 아니고 플러스 알파 정도인 것 같네요. 경영 과목 어떤 것들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회계 재무쪽 과목들 위주로만 가볍게 들어두시면 문제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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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1ece79  |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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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8b7d9c1  | 

    동문님 축하드립니다!
    저도 시험을 보았는데 인적성과 논술에서 탁 막히더군요.

    동문님께서 작성하신 논술 답안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으로 작성하셨는데
    저는 따로 학회활동은 하지 않았는데.. 실례지만, 논술대비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간단한 조언을 여쭙니다.

  •         
    [글쓴이] Painkiller  | 

    꼭 학회활동이 아니더라도 논술대비 방법은 굉장히 다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 페이스북에서 경제학 박사님 교수님들 팔로우해서 꾸준히 글 받아봤고 경제기사도 꾸준히 읽었습니다. 특히 신문에서 주제별로 특집기사 나오는 것들 잘 정리하시면 도움 많이 됩니다. 평소에 관심분야 위주로 책 많이 찾아 읽으면서 본인만의 논리체계를 세워보시는 것도 좋은 시도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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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174f9b5  | 

    축하드립니다~ 연대생이면 아마 금방 본사로 부를거에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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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174f9b5  | 

    처음에 지점 근무하다보면 내가 이런 일 하려고 연대 나왔나 자괴감 들 수도 있어요 보증 안되는 업체 사장이 보증해달라고 싸우고 추심할때 채무자한테 쌍욕 듣고 하다보면 힘들수도 있어요 그래도 정책 금융기관이라는 자부심 가지고 서울 순환근무에 월급도 쎈 편이니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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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15ce37a  | 

    아놔ㅋㅋㅋ 현직장인데 진짜 구체적으로 적으셨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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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174f9b5  | 

    재직자 아니에요 ㅋㅋ 유관기관 재직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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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e28203  | 

    동기많네요 ㅋㅋ위에한분도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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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4bd362c  | 

    음.........인간관계 화이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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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daddb5  | 

    우와 축하드려요!
    글을 이렇게 써야 붙는 곳이었군요.. 필기보고 시무룩해 있던 시기를 반성합니다ㅠ_ㅠ
    채용공고 자체가 드문드문 나던데 올해는 상반기에도 뽑는 건가요??
    비루한 글쓰기 실력으로 재도전해도 좋을까요?ㅠ_ㅠ

  •         
    [글쓴이] Painkiller  | 

    상반기 채용 확정돼 있습니다. 엄청난 명문을 써야 붙는 시험은 아니니 잘 연습하여 도전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 있으실 거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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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f918946  | 

    축하드립니다. 민원이랑 서울시와의 갑을관계가 제일 짜증나실거에요.
    같은 상위기관이지만 서울시가 행자부같은 중앙정부기관보다 갑질이 훨씬 심하거든요.
    지점가면 그런건 덜한데 민원이 짜증나구요.
    그거 2가지 빼면 좋습니다.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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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e8c4456  | 

    전공무관 지원가능한가요?
    저도 행시를 2년간해서 경제학공부를 꽤 하긴 했는데 경제전공은 아니거든요... 복수전공을 하는게 좋을까요? 아님 부전공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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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f5b6542  | 

    전공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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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fae3eab  | 

    재단.야근 좀 한다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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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f5b6542  | 

    본사만 하고 지점은 '천국'이라고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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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fb737a6  | 

    어떻게 이렇게 세세하게 다 기억하시는지... 정말 대단하시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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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04a35f5  | 

    클라스가 느껴지네요ㄷㄷㄷ 취업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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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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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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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마쉬 | 작성시간 17.10.31 와 내가 본 후기글 중 진짜 ㅋㅋㅋㅋㅋ 고맙다
  • 작성자탐나는도다 | 작성시간 17.10.31 신용보증기금은 없나요ㅋㅋ 이번에 필기붙엇는데
  • 작성자김초딩 | 작성시간 17.11.04 크으
  • 작성자노래잘부르고파 | 작성시간 17.11.22 가고싶다.ㅈ.
  • 작성자Borea univ. | 작성시간 18.01.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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