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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2009년도 글 / 평론가에 대한 미래 전망.

작성자킬러들의 저녁식사|작성시간16.06.19|조회수101 목록 댓글 0


우선 영화에 대한 소감을 쓰는 것에 대해 가치를 산정해보자. 이것은 이 영화를 평하기 전에 아주 중요하고 앞으로 우리에게 크나큰 변화를 줄 것이다. 영화 평론가의 입장에서 영화 평론을 하는 것은, 일단 영화에 자주 사용된 기법과 그것으로 인한 효과를 다루면서도 영화가 제시하는 사회적 메세지에 대한 평론가의 주관적인 평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평론가라고 하더라도 영화가 만들어진 배후의 재주에 대해서 일정 부분 같을 수 있으나 그 영화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나 주제에 대해선 때론 각자 다른 색안경을 끼고 본다. 물론, 웰 메이드 냐 킬링 타임- 여기서 말하는 킬링 타임은 아주 부정적인 의미로 두자.- 이냐 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21세기 인터넷의 보급으로 영화에 대한 평을 일반인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고 그 영화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현 상황에서 과연 영화 평론가 혹은 영화 리포팅을 작성하는 리포터가 필요한 것인가 이다. 과거와 같은 경우, 영화 잡지가 가지는 위상은 지금과는 다른 고차원 속에 갖혀 있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영화 제작 기획 중인 작품에 대한 배우 선정, 배우 인터뷰, 영화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등이 잡지 안에 가득 메워져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가 아니라, 이전의 잡지와 지금의 잡지 기획 틀이 변화된 것이 보인다.- 지금은 이러한 영화의 베이스보다 영화 평론가가 영화의 가치를 산정하는 글이 더욱 부각되었다. 그것은 이전 영화 관객들이 영화를 평할 기회가 없다 보니, 그저 작품의 수준이나 나오는 배우에 대한 관심에 머물러 있었다면, 지금은 영화를 평할 수 있다는 일종의 조건을 갖추어 자신과 영화 전문가의 견해가 어떻게 다른 지 확인해 보고 싶어한다. 그러한 사회적 변화에 맞물려 지금은 영화 리포터와 평론, 그리고 영화에 대한 배점이 잡지 비중을 가득 메우게 되었다.

 

그럼에도 영화 평론가의 필요성 여부는 앞으로 중요해 진다. 예전처럼 잡지에서 전문가의 평점에 의존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바로 그 영화의 수준을 잴 수 있으니, 잡지가 필요할 때라곤 전문가가 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 까 라는 몇 가지 안되는 의구심에 한정된다. 그렇다 보니, 서적에서 책의 값은 꾸준히 오르는 편이나 영화 잡지의 경우, 그 가격이 오를 수 없는 쇠퇴 기로에 서 있다.

 

필자는 우선 그 이유를 영화 평론가의 대중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 것에 근간한다고 본다. 일컨대, 축구를 본다면 축구 리포터를 쓰는 자가 곧 축구 전문가로 추앙받고, 그 전문가가 쓴 글은 전문 지식을 토대로 누구나 쉽게 이해가 되는 대중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하지만, 영화 잡지를 보면, 평론가와 리포터로 양분되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고품격된 논문을 쓸 수 있어야 평론가라는 지위가 부여된다. 이것은 영화 평론가가 곧 대중들과 격리되어 있는 이분법적 구조를 양산하여 평론가의 평론에 괴리감마저 들게 한다.

 

그래서 한 영화 평론가는 21세기 영화 평론가의 종말을 예견하기도 했다. 이것은 더 이상 망언으로 들리지 않으며, 우린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은 토론을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영화 관련 글을 쓰는 칼럼 리스트의 짬밥에 따라 그 수준의 등급을 매겨 평론이냐 리포터냐 를 판가름 하는 근거가 전문성과 비전문성에 있다면, 어떤 것이 현대에 더 어울리는 글인 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냉엄하게 얘기하자면, 시대가 갈수록 그 전문성이란 성질도 무용지물이 되는 것 같다. 어차피 그 전문성도 평론가의 독단적일 수 있는 사고 방식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글과는 다르게 사고하고 그 글을 쉽게 비판할 수 있는 여유를 줘야 하겠지만, 현재의 평론가들은 정작 그런 포용성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매 주 혹은 매 달 마다 한 영화에 대한 평론은 즐비차게 나오지만, 어디 그 평론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대립하여 제대로된 토론이 이루어진 적이 있는 가? 쉽게 말해 결론부터 짚어 말하자면, 영화 평론은 평론가의 뇌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자기 안에 갖추어져 있는 소심성을 가진다.

 

또한, 평론의 구조가 처음 부분에는 영화와 자신의 교류로 얻어진 감각적인 통찰, 중반부 영화가 보여주는 전문적인 행위와 그 행위에서 비춰 볼 수 있는 의미, 종반부 이 영화의 가치 수준 판단의 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나날이 발전하는 영화 산업과는 달리 제자리 걸음을 하여 점점 신세계에 뒤쳐질 수 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평론가가 살아 남으려면, 대중의 소용돌이 속에 또 하나의 논쟁점을 제시하여야 하며, 영화를 꿈꾸는 학도들에게 영화란 철학과 같은 것이라는 보기 안좋은 자기 세계 구축에서 벗어 나야 할 것이다. 자기 폐쇄적인 회로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영화 학도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할 뿐더러 일반인과 큰 거리감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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