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기다려진다.
정확히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알바하는 여자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어서
그 여자 아이를 설렌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가을 바람은 내 가슴을 차갑게 스치고 지나간다. 그런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주말에는 차디찬 바람마저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내 가슴이 차가워져도
주말 알바하는 여자 아이의 친절한 인사 몇마디에 이내 얼것만 같았던 가슴이 녹아 내린다.
지금은, 그래 지금은 공시생이라 여자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오직 다만 몇 번씩이라도 하루에 슈퍼를 방문하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호의를 베푼다.
그 여자 아이를 알게 된 건, 가을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래서 올 가을이 향기를 품으며, 어여쁜 꽃을 그려내며 나에게 순수한 선물을 안긴 것만 같다.
그 여자 아이는 맑은 눈망울은 마치 사슴 같다. 그리고 웃음은 내 심장 박동이 신호 위반 딱지를 끊게 만든다.
이루어져야만 하는 인연이라고, 꿈에 그리면 공무원이 되어서 고백 다운 고백을 해보고 싶다.
아싸의 가을은 사랑이라는 낱말을 바람에 실어 그 아이에게 보내고, 곧 겨울이 오면, 그 아이의
차가운 손을 뜨거운 심장으로 녹여 주고 싶다.
그런 아싸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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