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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이후드 감상평

작성자그와 그녀의 사랑은|작성시간14.11.05|조회수251 목록 댓글 4



 한 소년과 가족들의 인생사를 그린 영화다. 보이후드를 보고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필름에 녹아든 스토리가 우리들의 일상을 투영시키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그 만큼 보이후드는 우리 일상사와 매우 근접해 있으며, 한 소년의 성장이 전혀 낯설지 않게 해준다. 인생을 살면서 실패도 겪고, 성공도 하게 되며, 자식들이 성장하여 부모의 품을 떠날 때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을테지만, 우주 안에서의 시간은 영원 불멸의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가도 어린 소년, 청장년과 똑같이 매순간이 중요하다. 


 순간이 우릴 사로 잡는 게 아니라, 우리가 순간을 사로잡는 것이다. 이것이 보이후드의 감독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인생의 철학이다. 전혀 낯설지 않은 우리의 인생 굴곡을, 한 소년과 가족이 12년 동안 성장해가는 모습들에 제대로 박제하는 데 성공 했다.


 이를테면, 어렸을 땐 이성의 몸매에 호기심이 있다는 것, 담배나 술을 고교 졸업 이전에 한 번쯤 해본다는 것, 대학생이 될 즈음에 첫경험을 하는 것, 첫사랑과 헤어지는 것 등 보편적인 인생의 터널을 한 소년에게 압축시켜 전달한다. 그 전달의 방식은 비상업적이고 매우 리얼리티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165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지루하게 보낼 수도 있다. 


 인생을 풍자하는 것이 아닌, 인생 그대로를 회처럼 싱싱하고 마치 논픽션인듯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상업적인 흔적은 이 영화에서 만큼은 도무지 찾울 수 없다.


 또한, 불행한 가족사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극적으로 풀어낸 것인데, 엄마가 이혼과 재혼을 번복하는 사이 아이들은 모두 성장해서 어미의 품을 떠난다. 친아빠는 종종 찾아와 남매의 성장을 기꺼이 함께 한다. 이러한 극적인 장치에는 어떠한 감동과 여운마저 없다. 말하자면, 유일하게 픽션의 구실을 하는 불행한 가정사가 사실은 우리 주변에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점이라는 데서 이 영화가 초현실주의를 지향하며, 어떠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없도록 12년의 촬영 동안 일상적인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다는 것이다.


 12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픽션 기록 영화가 탄생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철저하게 예술 영화로서 승화시킨 이 보이후드라는 작품이 적절한 유머와 풍자가 섞여 있었다면 어땠을 까.


 음식도 조미료가 들어가야 더 맛있는 법이다. 


 영화를 볼 때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영화라는 보이 후드만이 갖는 희귀성이 궁금하다면 꼭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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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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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그와 그녀의 사랑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1.07 난 솔직히 엄청 지루하던데.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영화만 아니었으면 아예 안봤을 듯... ㅋ
  • 답댓글 작성자그와 그녀의 사랑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1.10 우사인너트 ㅇㅇ 솔직히 지루했음. 너 말대로 자기만족 영화에 가까웠음. ㅋ
  • 작성자husetty | 작성시간 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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