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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국제시장 감상평.

작성자그와 그녀의 사랑은|작성시간15.01.09|조회수279 목록 댓글 5



 포레스트 검프 첫 장면은 깃털이 이리저리 휘날리는 것을 카메라가 쫓으면서 시작한다. 이는 국제시장 첫 씬이 나비가 이리저리 날개짓을 하는 것을 카메라가 쫓는 것과 유사하다. 아마도 윤제균 감독은 포레스트 검프의 오프닝 씬을 보고 이러한 영상 효과를 염두에 뒀을 듯 싶다. 씬의 여러가지를 차용하여 모방하면서 그 영화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을 오마주라고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한다면 이것이 윤제균 감독이 포레스트 검프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표현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을 듯 싶다. 


 국제시장은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고난과 역경, 희생이 있고 난 다음에야 우리의 황금 세대가 꽃피울 수 있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6.25전쟁, 파독, 베트남 전쟁 파견, 이산 가족 상봉 등의 큰 줄기를 엮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은 제법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하지만, 너무 심금을 울리기 위한 억지 감동의 수위는 그 시대를 겪지 않은 우리 젊은 이들이 다가가기엔 다소 무리가 따르도록 한다. 


 또한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희생이 강요당한 시대적 현실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다는 점에선 다소 아쉬움이 따른다. 그들의 희생은 시대적인 비극이며, 으레 겪지 말았어야 할 역사적 사명임에도 국제시장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의 말도 없다. 


 아버지, 할아버지의 희생은 시대적 맥락에서 볼 때, 비판적이어야 하지만, 영화에선 도리어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으며, 그 희생이 있고 난 다음의 현재의 경제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은유한다. 


 국제시장은 분명한 한계점을 갖고 임한 영화이다. 그 시대를 살지 못한 젊은 이들까지 수용하진 못하더라도 그 시대 살았었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에겐 제법 뜻 깊은 영화가 될 듯 싶다. 하지만,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 세대가 그 희생을 고스란히 이어 갔을 것이란 영화의 중반부 메세지는 다소 억지가 따른다. 


 나라가 있어야 국민이 있고, 국민의 희생이 있어야 나라의 발전이 있다는 말은 제법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틀린 말이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는 것이다. 아주 미묘한 차이지만, 만약 이 영화가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는 메세지를 전했다면 어땠을 까라는 생각이 설핏 든다. 물론, 그렇다면 스토리를 엄청나게 달리 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편협한 시대의 조류에 그대로 편승하여 마치 당연한 듯 그 시대의 희생적인 삶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인 양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박정희의 경제 발전에는 여러 가지 안좋은 이면이 있음에도 희생의 숭고함으로 대충 치장하려는 국제 시장의 이야기 한 편은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나로서도 질 좋은 영화가 아니라는 판단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어른들이 체감하는 그 시대의 향수, 시대적 상황에 따른 과거에 대한 아른한 추억, 우리가 겪지 못했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체감하고 싶은 어른들과 젊은 세대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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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그와 그녀의 사랑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1.09 수정했다. 지적 감사.
  • 작성자파닭 | 작성시간 15.01.09 EPL 후기 늘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이팅!
  • 작성자낙동깅호랑이 | 작성시간 15.01.10 난 재밋엇음 ㅋㅋ 영화평론가들 꼴보기싫어서라도 두번본다
  • 작성자tnwjd | 작성시간 15.02.23 재밋엇어요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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